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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린 장우성 화백의 표준영정.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린 장우성 화백의 표준영정.
ⓒ <무한정보> 김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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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불꽃청년 윤봉길이 아니다."

충남 예산군 덕산면 충의사에 모셔진 윤봉길 의사 표준영정을 교체하기 위한 중지가 모이고 있다. 예산군 내 시민사회를 비롯해 민의를 대변하는 예산군의회와 충남도의회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는 형국이다.

윤 의사 유족과 선양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친일 논란을 빚고 있는 월전 장우성 화백이 영정을 그렸을 뿐만 아니라 한인애국단 입단사진과도 다르다"며 "바꿔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올해는 3·1운동·임시정부 100주년이자 예산 지명이 탄생한 지 1100년을 맞는 뜻 깊은 해다.

정완진 예산군의원은 지난 6월 20일 관광시설사업소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 이어 같은 달 28일 열린 제250회 정례회 5분발언을 통해 "영정교체는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당연한 조치이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천안시의 경우 유관순 열사 표준영정을 그린 장우성 화백의 친일행적이 드러나자 2007년 공모과정을 거쳐 교체했다. 역사 바로잡기를 우리는 왜 못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역사를 물려줄 수 없다. 황선봉 예산군수님께서 하반기 우선과제로 선정해 올해 안에 친일화가가 그린 영정을 폐기하고 새 표준영정을 제작할 것을 요청한다"고 제안했다.

충남도의회는 6월 10일 도내 일제잔재 전수조사와 이를 청산하기 위한 '충청남도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한발 더 나아갔다.

특위는 우선적으로 청산해야 할 친일잔재로 '친일화가가 그린 윤봉길 의사·이순신 장군 표준영정'을 지목한 뒤,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표준영정 지정철회를 추진하고 일제 식민지 잔재 청산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5일 '윤 의사 표준영정 지정철회 및 교체 의견서'를 군에 제출한 유족과 선양단체들도 가세했다.

윤 의사 며느리 김옥남씨는 "충의사 표준영정이 25세 청년 윤봉길을 나타내지 못하는 게 늘 안타까웠다"며 "의거 직전 한인애국단 선서 때 찍은 사진의 모습도 담고 있지 않다. 작가의 창작품이라지만 표준영정은 최대한 실존인물의 모습과 같아야 한다. 청년 윤봉길 의사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표준영정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의사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도 이미 같은 생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4·29상해의거 3일 전인 1932년 4월 26일, 윤봉길 의사가 백범 김구 선생이 주도하던 한인애국단에 가입할 때 찍은 사진. 그는 이 자리에서 “나는 적성(赤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참된 정성)으로써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 한인애국단 일원이 돼 중국을 침략하는 적의 장교를 도륙하기로 맹세한다”고 선서했다.
 4·29상해의거 3일 전인 1932년 4월 26일, 윤봉길 의사가 백범 김구 선생이 주도하던 한인애국단에 가입할 때 찍은 사진. 그는 이 자리에서 “나는 적성(赤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참된 정성)으로써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 한인애국단 일원이 돼 중국을 침략하는 적의 장교를 도륙하기로 맹세한다”고 선서했다.
ⓒ 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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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 가까이 윤봉길평화축제를 개최하며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사)매헌윤봉길월진회(회장 이태복)는 "친일 작가가 제작한 표준영정 지정철회"와 "불꽃청년의 기개와 나라사랑의 열정이 가득한 한인애국단 입단사진 모습을 표준영정으로 교체"를 제시했다.

월진회의 경우 2014년에는 "25살 청년이 아니라 40, 50대 중년신사로 그려졌다"며 민관과 유족,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새영정제작추진기구를 구성했었고, 평생을 윤 의사 선양사업에 헌신한 고 윤규상 선생도 교체 필요성을 역설했다.

매헌사랑회(회장 유성조)도 "항일독립투사인 윤봉길 의사와 배치되는 친일화백이 그린 표준영정은 당연히 교체돼야 한다는 게 회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현 표준영정이 그때 당시 옷차림과 나이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완진 의원은 이와 관련해 "지역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행정이 의지를 갖고 영정교체를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윤봉길 영정, #윤봉길 친일화가, #장우성 화백 친일, #친일화가 영정,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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