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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지역 미군기지를 가르는 담장 위로 푸른 하늘이 보인다
▲ 미군기지 담장  금단의 지역 미군기지를 가르는 담장 위로 푸른 하늘이 보인다
ⓒ 도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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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복판에 자리 잡은 용산의 상징은 무엇일까? 남산타워, 이태원, 한강 등이 있지만 미군기지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용산은 말 그대로 용의 모습을 한 산에서 그 이름이 비롯되었다. 인왕산에서 시작되어 만리재를 지나 효창원을 거쳐서 한강에 이르는 산줄기가 마치 물을 먹는 용의 모습을 닮아 붙여진 지명이다. 남산과 한강 사이에 있어 서울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철도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지난해 114년 만에 일반인에게 공개된 용산 미군기지는 기지가 평택으로 이전된 이후 생기게 될 용산공원에 대한 기대와 맞물려 기지 내 버스투어 신청으로 용산문화원의 서버가 다운되는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러한 관심에 힘입어 기지 내부 탐방을 하고 있지만 한정적인 인원만이 참여할 수 있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서울시에서는 2019년 상반기부터 '용산기지 주변지역 워킹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녹사평 산책과 한강로 산책으로 두 개의 코스로 운영 하였고, 하반기에는 9월 17일부터 요일별로 한강로산책(화요일), 이촌동 산책(수요일), 부군당 산책(목요일), 녹사평 산책(금요일) 모두 네 가지 산책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용산기지 주변부를 담벼락을 따라 돌며 용산의 역사와 문화, 기지 주변의 마을 이야기와 사람들의 삶을 용산지역 역사문화해설사들의 현장감 있는 해설을 들으며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

  
개성 연복사에 있던 것이 용산역 부근 철도회관 화단에 놓여있다.
▲ 연복사탑중창비 개성 연복사에 있던 것이 용산역 부근 철도회관 화단에 놓여있다.
ⓒ 도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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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로 산책은 용산역에서 출발하여 연복사탑중창비, 철도관사 터, 용산철도병원, 왜고개성지, 간조경성사옥, 미군기지 GATE14, 삼각지 화랑거리, 용산갤러리까지 돌아보는 투어이다. 이 코스는 용산의 근현대사를 철도와 관련하여 재미있고 숨어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철도 관련 많은 시설물들이 용산에 집중되었고, 거리의 흔적으로 남아 있는데 그중 하나가 연복사탑중창비이다. 개경에 있던 연복사탑중창비가 용산으로 오게 된 사연과 시민의 관심과 노력으로 소중한 문화유산을 찾고 지켜내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삼각지역 일대 화랑거리를 돌며 맛집 목록도 챙길 수 있다. 영혼을 사로잡는 국숫집, 원조 대구탕집, 연탄에 구워주는 생선 구이집들도 투어를 맛있게 해주는 재료이다.

이촌동 산책은 용산역에서 출발하여 신용산역 일대, 옛 철도공원 터, 서빙고 근린공원, 국립중앙박물관, 미8군 골프장으로 사용하던 곳을 1992년 반환 받아 현재 용산 가족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곳까지 이르는 코스다. 이 코스는 경의선 경원선 부설이후 한강통(오늘날의 한강대로)를 중심으로 용산역 앞 직교·방사형의 도시조직이 남겨진 곳을 살펴보고, 일본군 부대와 미군부대가 들어서기 이전에 있었던 마을을 상상하며 옛 마을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다. 투어를 마치고 나면 싸온 도시락을 먹고 싶어지는 힐링의 장소가 마지막 도착지이다. 한 여름에도 시원한 숲이지만 가을이 되면 더욱 아름다운 색깔을 뿜어낼 명품 장소로 꼽히고 있다.

  
미군기지 내부에 낮은 건물들이 보인다.
▲ 미군기지 내부 미군기지 내부에 낮은 건물들이 보인다.
ⓒ 도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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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군당 산책은 투어 코스에 한강변에 많이 남아 있는 부군당을 세 곳이나 지나게 된다. 하지만 이 코스의 백미는 녹사평역에서 콧등에 땀 한 방울 흐를 정도로 이태원 부군당이 있는 언덕까지 올라가면 이태원 언덕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하고 놀란 눈으로 서울의 풍광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인왕산에서 북한산까지 그리고 미군기지의 내부가 지도처럼 내 눈 앞에 펼쳐진다. 마치 헬리캠을 띄워보듯 메인포스트의 건물들을 다 볼 수 있다. 그리고 이태원부군당 옆에 있는 유관순열사 추모비가 용산에 있게 된 이유도 알게 될 것이다.

녹사평 산책 코스는 녹사평역에서 출발하여 해방촌 이야기를 가득 품은 코스로 여기저기 숨어 있는 작은 건물들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주 정겨운 동네 골목투어 코스이다. 그리고 새로 단장한 옛숭실학교 터 이야기도 챙겨본다면 장소의 역사성에 놀랄 준비를 해야 한다. 해방촌 가운데 있는 신흥시장도 돌아보며 TV 프로그램 골목식당에 나왔던 횟집은 기다란 줄을 서있는 손님들을 볼 수 있, 2층에서 직접 국수를 뽑고 있는 오래된 국수집, 개성을 살린 디저트 카페, 70~80년대 해방촌을 먹여 살렸던 니트 봉제 산업의 흔적들을 둘러볼 수 있다.

해방촌 상점에서 판매하는 싸고 품질 좋은 니트 제품도 추천한다. 이어진 미군부대 담벼락을 따라 남영동에 이르면 미군부대에서 나온 부산물들로 찌개를 만들어 팔았던 부대찌개 골목이 나온다. 콩나물을 넣어 국물이 시원한 한 노포는 서울시미래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50년도 넘게 담벼락에 옹기를 쌓아두고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한신옹기
▲ 해방촌 입구 옹기가게 50년도 넘게 담벼락에 옹기를 쌓아두고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한신옹기
ⓒ 도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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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에 진행된 한강로 산책과 녹사평 산책을 다녀온 탐방객들이 하반기에 새로 시작하는 이촌동 산책과 부군당 산책에 계속 참여하고 있다. 일부 탐방객들은 멀리서도 이용하고 있는데 울진에서 서울로 여행을 온 가족들이 참가하기도 하고 학생들이 체험학습으로 단체로 참여한 경우도 있었다. 서울시 공공예약 서비스를 통해 서울의 중심에서 여러 가지 코스의 다양한 이야기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어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역사문화 탐방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용산에서 근현대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 역사와 문화가 만들어 낸 맛있는 먹거리 여행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투어다. 매주 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용산역(화요일, 수요일)과 녹사평(목요일, 금요일역)에서 10시에 출발한다.

서울시 공공예약서비스 https://yeyak.seoul.go.kr

 

태그:#미군기지 원킹투어 , #용산공원, #공공예약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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