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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시장 김한근)가 어벤저스 시리즈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마블사와 아무런 협의 없이 '마블 슈퍼 히어로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밝혀 해당 업체로부터 경고장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시는 즉시 업체에 이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대외적으로는 밝히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경고'를 받은 후에도 김한근 시장은 "마블사와 합의를 했다"는 거짓 칼럼을 신문에 기고했다. 자신의 치적을 위해 사업을 크게 부풀려 발표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기자회견 이틀 뒤 마블로부터 '경고장' 받아
 
 김한근 강릉시장이 지난해 5월 미국에 건너가 MOU를 맺은 사진.
 김한근 강릉시장이 지난해 5월 미국에 건너가 MOU를 맺은 사진.
ⓒ 김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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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시장은 지난해 5월 21일 강릉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년 5월 17일 LA 베벌리힐스 포시즌스 호텔에서 '슈퍼 히어로 파크 조성에 관한 상호협력' 등에 관해 강릉시, 레거시엔터테인먼트(미국), 히어로시티(강릉), 국내금융사 2곳 등 5개 기관 및 기업이 참여한 MOU(협약식)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시는 이 사업을 '국내 최초의 글로벌 프로젝트'라고 강조하며 ▲ 마블 슈퍼파크 사용권 ▲ 마블 익스피리언스(TMX) 사용권 ▲ 마블 창업자 스탠리 뮤지엄' 건축 ▲ 마블과 용어 사용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첨단 기업을 유치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강릉시의 '청사진'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김한근 강릉시장이 지난해 5월 21일 강릉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강릉시가 히어로벤쳐스에 답한 것과 달리 곳곳에 마블명칭과 심지어 로고까지 포함돼 있다.
 김한근 강릉시장이 지난해 5월 21일 강릉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강릉시가 히어로벤쳐스에 답한 것과 달리 곳곳에 마블명칭과 심지어 로고까지 포함돼 있다.
ⓒ 김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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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뒤 김 시장은 마블의 저작권을 가진 미국 히어로벤처스(Hero Ventures) 측으로부터 메일 한 통을 받는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이 메일에서 히어로벤처스는 "최근 한국 뉴스 매체가 보도한 수많은 내용을 검토했다"라면서 "우리와 아무런 접촉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밝힌 거짓 주장"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히어로벤처스와 마블 문자, 로고 등을 사용하는 걸 즉각 중단하고, 언론사에도 즉시 정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강릉시는 즉시 사과 메일을 보내고 "동일 사례가 반복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언론에 대응하겠다"라고 답변했다. 또 "현재까지 히어로벤처스와의 협의나 히어로벤처스의 승인이 없었다"는 점도 확인해 주었다. 다만 "'강릉시와 Hero Ventures는 강릉히어로시티 테마파크 조성에 강릉시와 Hero Ventures(Marvel)의 지적 재산을 활용할 것이며 이에 대해 Hero Ventures와 계약을 맺었다'는 내용은 강릉시의 발표 내용과 상이하며 일부 언론사 기자가 임의 작성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강릉시, 속였나 속았나
 
 김한근 강릉시장이 지난해 6월 한 중앙일간지에 기고한 글.
 김한근 강릉시장이 지난해 6월 한 중앙일간지에 기고한 글.
ⓒ 김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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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강릉시의 대처는 상식적이지 않다. 경고를 받고도 아무런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나아가 김한근 시장은 같은 해 6월 11일자 중앙일간지에 "관광도시 강릉의 새로운 변신"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하고 "영화사 마블사와 슈퍼파크 사용권, 마블 익스피어리언스 사용권, 마블 창업자 스탠리 뮤지엄 건축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협의'에서 '합의'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9월에는 '히어로 파크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이러한 사업의 내막이 밝혀진 건 지난 4일 히어로벤처스와의 계약을 통해 '마블 익스피리언스(TMX)' 한국 독점사업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킹베어필름(KingBearFilm)이 지역 언론사 7곳에 정정보도 요청과 1억 원을 배상하라는 '언론조정신청서'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접수하면서부터다.

킹베어필름은 조정신청서에서 "'강릉시가 마블 익스피리언스(TMX) 사용권 등에 대해 히어로벤처스와 협의를 진행했으며 조만간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라는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라면서 "히어로벤처스와 한국 독점사업권을 체결한 우리와 어떠한 협의도 진행한 적이 없다"라고 했다. 또한 강릉시발 보도로 관련 사업에 차질이 발생하고 대내외적 신뢰도에 큰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예견된 부실논란, 방관한 강릉시

문제는 사업 발표 때부터 부실논란이 제기됐지만 시가 적극적인 보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8조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인데, 사업 성패의 핵심인 마블 측 관계사는 MOU 과정에서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내 관계자들로 구성돼 굳이 미국까지 건너가 체결할 필요가 있었냐는 비판도 나왔었다.

이런 지적은 지난해 9월 강릉시가 사업 추진을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할 때도 나왔다. 강릉시의회 김복자 의원은 당시 5분 자유발언에서 "시는 올림픽 제2단계 특구 사업으로 지난 5월 미국에서 마블 테마 파크사업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홍보하지만, 시행사로 선정한 히어로시티에 대한 정보가 너무 빈약해 시민들은 경쟁력이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라면서 "김 시장이 협약한 양해각서는 아주 기본적인 내용을 협약한 것으로 조직을 개편해 실행하기에는 성급해 보인다. 이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직접 마블사와 협약하고 시행사 선정은 나중에 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계기로 사업 내막이 알려지자 강릉시는 당황스러운 기색이다. 강릉시 균형발전과 관계자는 5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마블 측과는 시행사가 협의를 해 왔고 시가 직접한 것은 없다"라고 답했다. 사업을 계속 추진할 거냐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시행사인 히어로시티 관계자는 "일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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