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아시아나케이오지부 김계월 부지부장. 그는 아시아나항공기 기내 청소를 하던 청소노동자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아시아나케이오지부 김계월 부지부장. 아시아나항공기 기내 청소를 하던 청소노동자다.
ⓒ 유지영

관련사진보기

 
"성수기가 오면 다들 여행 간다며 좋아했겠지만 우리는 죽을 만큼 힘들게 일했다. 화장실 가고 싶을까 봐 물도 못 마시고 일한 직원들을 한마디 상의 없이 코로나19가 왔다고 해고해 버리는 게 말이 되나."

7분. 청소노동자 7명이 비행기 한 대를 청소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다. 큰 비행기의 경우 최대 20분까지 주어지지만 이들은 늘 시간 부족에 시달렸다. 성수기면 한 사람의 청소노동자가 하루에 15~20대가량의 비행기를 청소한다. 그렇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게 달라졌다.
     
지난 23일 금호아시아나 종로사옥 앞에서 만난 아시아나항공기 기내 청소노동자인 김계월씨(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아시아나케이오지부 부지부장)는 얼마 전 해고됐다. 그는 2014년 6월 입사해 6년을 꼬박 채워 아시아나항공기 내부를 청소했다.

김씨는 "기내 통로가 좁은데 뛰어다니면서 일하느라 무릎이 부딪혀 멍든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간 제시간에 밥을 주지 않아 손을 떨면서 밥을 먹어야 했다"며 "잠시도 여유를 주지 않고 일을 시키고서 무급휴직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8명의 직원을 해고했다"라고 비판했다.

수하물 분류와 기내 청소 등을 맡는 아시아나항공 하청업체인 아시아나케이오는 지난 4월 10일 직원 희망퇴직과 무기한 무급휴직을 받아들이지 않는 직원에 한해 5월 14일자로 해고한다고 통보했다. 처음에 아시아나케이오는 노사합의에 따라 4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유급휴가를 실시하겠다고 공지하고 그로부터 3일 뒤 희망퇴직을 하거나 무기한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으면 정리해고시키겠다고 재공지했다.

이에 500여 명 중 120명은 희망퇴직을 신청했고 300여 명은 무기한 무급휴직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중 오직 8명의 직원이 희망퇴직과 무기한 무급휴직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해고됐다. 이들은 '무기한', 즉 기약이 없기 때문에 회사의 무기한 무급휴직 강요가 사실상 정리해고나 다름없다고 판단했다.

해고된 직원들 "해고 않기 위해 노력 기울이지 않아"
회사 "부득이하게 무급휴직... 여러 가지 사정 고려"

 
 지난 23일 아시아나케이오(주)에서 해고된 직원들 8명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이 사태를 책임지라면서 금호아시아나 종로사옥 앞에 천막을 설치했다.
 지난 23일 아시아나케이오에서 해고된 직원 8명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이 사태를 책임지라면서 금호아시아나 종로사옥 앞에 천막을 설치했다.
ⓒ 유지영

관련사진보기

 
해고된 직원들은 단순히 해고 사태가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김씨는 "회사는 무조건 돈이 없다고만 한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니 직원들에게 공평하게 일을 나눠줘야 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회사가 직원들을 해고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무기한 무급휴직 하는 당사자들의 말을 전하며 "회사를 위해서 열심히 일했는데 왜 선택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열심히 일했던 걸 후회한다는 분들의 연락이 오고 있다. 이들도 불안하고 답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고된 직원들은 원청인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이 사태를 책임지라면서 종로사옥 앞에 천막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 18일 오전 천막은 종로구청에 의해 철거됐다. 김계월씨는 "그날이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이었는데 서울 한복판에서 무차별적으로 천막이 뜯기는 상황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천막이 철거된 지 5일째 되던 지난 23일에 다시 천막을 세웠다. 김계월씨는 이날 "최소한의 기본적인 노동자 권리조차 지켜지지 않는 회사가 인천공항에 존재한다는 것이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해 알려지면 좋겠다"라고 주장했다.

아시아나케이오 관계자는 25일 <오마이뉴스>에 "코로나19로 인한 정리해고 대상자가 200여 명 정도 됐다"며 "노동조합에서 '어려운 건 아는데 정리해고 대상자가 너무 많으니까 무급휴직을 진행해달라'고 말했고 (무기한 무급휴직에 대해) 동의하지 않은 사람에 한해서 해고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유지지원금이) 우선 급여를 주고 나중에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제도다 보니 회사 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것 같아 부득이하게 유급휴직 시행을 철회하고 무급휴직으로 가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용유지지원금이 천년만년 나오는 것도 아니고 회사는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제보 및 문의사항은 쪽지로 남겨주세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