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렉서스 하이브리드 SUV, RX 450h
 렉서스 하이브리드 SUV, RX 450h
ⓒ 렉서스코리아

관련사진보기

 
일본 토요타 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가 내놓은 RX는 '크로스 오버'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지난 1997년 처음 출시됐을 때부터 세단의 승차감과 SUV의 실용성을 모두 아우르겠다는 목표가 뚜렷했다.

승차감과 실용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한 RX는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받아왔다. 특히 디젤이 지배하던 SUV 시장에 지난 2003년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장점을 앞세워 RX는 해외 시장 누적 판매량이 240만대를 넘어섰다.

최근 국내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이 침체에 빠져 있는 가운데 렉서스는 지난 2월 4년 만에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출시하는 등 판매 부진을 타개할 대표 주자로 RX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단단함이 느껴지는 외모
 
렉서스 하이브리드 SUV, RX 450h의 측면부.
 렉서스 하이브리드 SUV, RX 450h의 측면부.
ⓒ 렉서스코리아

관련사진보기

  
지난 4일 뉴 RX 450h의 운전석에 직접 앉았다. 몸집이 큰 대형 SUV지만 외모는 스포츠카 못지않은 날렵함이 인상적이다. 렉서스 브랜드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스핀들 그릴'이 자리 잡은 전면부에 이어 측면부에는 직선 형태의 굵은 캐릭터 라인이 이어지면서 단단함이 느껴졌다.

실내는 프리미엄 SUV답게 고급스럽다. 대시보드를 비롯해 곳곳에 가죽과 나무, 금속 소재를 아낌없이 적용한 덕분이다. 중앙에는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고 있다. 스크린 터치로 조작이 가능하고 내비게이션에는 국산 '아틀란' 맵이 적용됐다.

덕분에 다른 수입차들과 달리 내비게이션의 완성도가 높다. 이날 시승에서는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경기도 포천 일대까지 150km를 왕복했는데 내비게이션은 훌륭한 안내자 역할을 했다. 스마트폰을 연결해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계기판은 '한글'이 적용되지 않아 연비 등 계기판 정보가 모두 영어로만 표기되는 점은 아쉬웠다.

2열 좌석도 넉넉한 편이다. 레그룸과 무릎공간이 모두 여유로워 성인 남성이 타도 불편함이 없는 수준이었다.

하이브리드라는 정체성과 뚜렷한 장점 
 
렉서스 하이브리드 SUV, RX 450h의 실내.
 렉서스 하이브리드 SUV, RX 450h의 실내.
ⓒ 렉서스코리아

관련사진보기

  
렉서스 RX의 가장 큰 차별점은 파워트레인이 '하이브리드'라는 점이다. 렉서스 RX 450h에는 체격에 걸맞게 3.5ℓ 6기통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다. 8단 변속기와 결합해 최고출력 262마력, 최대토크 34.2kg·m의 힘을 낸다. 여기에 하이브리드용 37kW 전기모터까지 더해져 시스템 총 출력은 313마력에 달한다.

시동을 걸면 전기모터만 가동되기 때문에 엔진음 없이 조용하다. 저속에서는 전기차의 성격대로 물 흐르듯 매끄럽게 미끄러져 나간다. 하지만 고속도로에 올라서면 차의 성격이 바뀐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발휘하는 넉넉한 힘은 한 몸집 자랑하는 RX 450h를 가볍게 끌고 나간다. 고속에서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6기통 가솔린 엔진이 경쾌하게 반응하면서 시원스러운 가속감을 선사한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와 노멀, 스포츠 등 3가지다.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면 6기통 가솔린 엔진의 음색이 제법 강해지고 가속페달도 한껏 민감해진다. 거친 질감의 주행을 원한다면 스포츠 모드가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RX 450h의 승차감은 부드럽다. SUV지만 세단 못지않다. 서스펜션이 승차감을 우선시해 부드럽게 세팅된 덕분이다. 반대급부는 있다. 차선을 급하게 변경하거나 고속으로 곡선 구간을 통과할 때는 차가 다소 출렁거린다는 느낌이 든다. 다만 주행 안정감을 해칠 정도로 불안하지는 않다. 특히 고속 주행 시에도 엔진 소음이나 노면 소음, 풍절음이 잘 차단돼 실내 정숙성도 뛰어났다.

뛰어난 정숙성에 안정적이었던 운전보조 시스템
 
렉서스 하이브리드 SUV, RX 450h의 실내.
 렉서스 하이브리드 SUV, RX 450h의 실내.
ⓒ 렉서스코리아

관련사진보기

 RX 450h는 배터리 충전이 충분하다면 시속 40km 이하 저속에서는 EV모드를 활성화해 전기모터로만 주행할 수도 있다. 답답한 도로 상황에서 연료효율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날 시승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했다. EV모드를 실행하려고 하자 '배터리 잔량이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되돌아왔다.

반자율주행 기능인 어댑티드 크루즈컨트롤 등 운전자보조 시스템(ADAS)도 준수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 어댑트브 크루즈 컨트롤을 실행했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 밑에 있는 '설정 바'를 이용해 기능을 활성화한 후 시속 100km로 주행 속도를 설정했다. RX 450h는 차선 중앙을 유지하고 앞차와의 간격을 스스로 조절하며 안정적으로 달렸다.

RX 450h는 3.5ℓ 가솔린 엔진을 심장으로 사용하면서도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살려 복합 연비는 리터당 12.8km(고속도로 12.1km, 도심 13.4km)에 이른다. 이날 시승에서는 도심보다 국도나 고속도로 주행을 많이 해서인지 평균 연비는 리터당 12.1km를 기록했다.

렉서스의 기대주 RX, 실적 부진 만회할까

한국차 시장에서 일본차 브랜드들은 최근 잘 나가는 독일차들 사이에 끼어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까지 겹치면서 극심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닛산은 한국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 초 새로 단장한 뉴 RX 450h는 렉서스의 실적 부진을 만회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형 SUV 시장에는 제네시스 GV80을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GLE, BMW X5, 아우디 Q7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다.

RX 450h는 경쟁차에 뒤지지 않는 주행성능과 더불어 정숙성과 연료효율이라는 하이브리드만의 장점이 뚜렷하다. 대형 SUV 시장에서 드문 하이브리드 SUV란 독특한 정체성을 앞세운 RX 450h가 일본차라는 핸디캡을 딛고 선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태그:#RX 450H, #렉서스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