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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는 아직 매서운 날씨가 버티고 있는데 봄을 말하다니 성급한 느낌이다. 도시에서 살 때는 입춘이라는 말에 나도 웃었다. 아직 한겨울인데 봄이라니 생뚱맞게 들렸다. 하지만 이곳 전남 곡성 촌에서 살면서부터 입춘이라는 단어가 절묘하게 다가온다.
 
옛성황당 터 옆 개울
▲ 소리가 커진 개울물 옛성황당 터 옆 개울
ⓒ 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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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령스러운 나무
▲ 옛성황당터  신령스러운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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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봄은 대개 꽃소식으로 온다. 복수초가 피고 남쪽에서 홍매가 피었다는 소식으로 봄을 듣는다. 산골에서 봄은 소리로 온다. 입춘 열흘 전쯤부터 마을 앞개울, 맨 위쪽에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가늘고 연약하게 무언가 호소하듯 들리는 소리가 점점 개울을 따라 아래쪽으로 내려와 입춘 전날에는 옛 성황당 터 옆 연당지까지 이르렀다. 이제는 정말 요란하다. 아직 살얼음이 어는 날씨지만 천지는 쉬지 않고 움직여 점차 봄이 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개구리알이 가득하다
▲ 깨어난 개구리  개구리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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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짓기하는 개구리, 개구리 앞
▲ 봄개구리  짝짓기하는 개구리, 개구리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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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시작, 개구리알 천지
▲ 개구리천국 연당지  봄의 시작, 개구리알 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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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골에 내려와서는 이 소리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나는 무심코 개구리 소리려니 했는데 동네 총각이 맹꽁이 소리라는 것이다. 그런가? 아 나는 개구리와 맹꽁이도 구별 못한단 말이야. 속으로 자책을 했다. 그런데 듣고 있던 옆지기가 두꺼비 알 까는 소리라고 적극 주장하기 시작했다.

개구리일 리 없고 맹꽁이일 리도 없다고, 섬진강의 섬 자가 두꺼비 섬 자가 아니냐는 해설도 곁들였다. 아 섬진강변이라서 두꺼비 소리가 들리나? 귀 얇은 나는 자칫 두꺼비 소리로 알 뻔 했다. 이제 보니 개구리가 확실하다. 산골에서 봄은 소리로 먼저 온다.
 
풍경은 아직 겨울
▲ 개울풍경  풍경은 아직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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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곡성 , #섬진강변 , #봄이 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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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두계마을에서 텃밭가꾸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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