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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시각으로 14일에 치러진 카탈루냐 지방선거에서 사회당이 제1당이 되었으나 독립파 정당들이 과반을 획득하여 집권 연장에 성공했다.

공식 투표율은 약 53%이며, 2017년 선거(약 79%)에 비하면 26%나 낮은 수준이다. 제1당 사회당이 약 23%(33석), 카탈루냐 공화좌파당(ERC)이 약 21%(33석), 카탈루냐와 함께(JxCat)가 약 20%(32)를 득표하였다. 사회당은 17년 선거 대비 16석을 더 얻었으며, 2006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또 독립파이자 극좌파 정당인 민중연합후보당(CUP)도 4.5%(9석)를 득표하여 독립진영은 총 135석 중 71석을 차지하며 과반 이상을 달성하였다.
 
 카탈루냐 지방선거 결과 비교. 바깥쪽이 2021년, 안쪽은 2017년 선거 결과
▲ 카탈루냐 지방선거 결과  카탈루냐 지방선거 결과 비교. 바깥쪽이 2021년, 안쪽은 2017년 선거 결과
ⓒ gencat 이미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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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카탈루냐 선거... 독립파 진영 과반 확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스페인 내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경제적 불만이 팽배해 있던 카탈루냐는 2017년 독립 주민투표를 강행했고, 이를 반대하던 중앙정부의 폭력적 진압으로 소위 카탈루냐 사태가 시작되었다.

카탈루냐 정부수반과 독립파 진영 인사들이 반역죄로 기소되는 등 갈등이 최고조를 달리다가 2019년 사회당 정권이 들어선 후 소강상태에 들어선 상황이다.

서구권 언론 뿐 아니라 한국 언론에서도 이 소식을 전하면서 독립파가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연합뉴스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선거서 분리주의 세력 집권연장 성공(종합)"이라는 기사를 통해 독립파가 과반 승리를 차지했다는 내용으로 보도하였고, 나머지 언론들도 연합뉴스의 논조와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과연 이런 논조의 기사들이 선거의 결과를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 걸까?

과연 독립파의 승리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선거의 독립파의 승리는 '절반의 승리'이다. 이유는  두가지이다.

첫째, 어찌되었든 제1당 자리를 사회당이 가져갔다. 스페인 사회노동당(줄여서 사회당)은 현재 여당이다. 이는 카탈루냐의 민심이 독립에서 많이 멀어졌음을 시사한다.

17년 선거 때도 제 1당이 중도 우파 시민당(Cs)였던 것을 생각하면 독립파 진영이 공헌하는 것과 다르게 독립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시민들이 상당 수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이는 극우정당 복스(Vox)의 원내 진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유럽에서 극우정당의 성장은 기존 우파정당에 대한 실망감과 경제 침체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되고 있고, 이는 스페인도 예외가 아니다. 여기에 더해 카탈루냐 독립운동에 대한 카탈루냐 이외 지역의 반감이 복스의 성장을 도왔다.

그래서 복스의 카탈루냐 의회 원내 진입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예측되어 왔다. 그러나 복스는 이번 선거를 통해 원내 진입에 성공하였고, 카탈루냐 의회에서 4번째(약 7.7%)로 많은 득표를 얻는 데 성공했다.
  
 극우정당 Vox 당대표 Javier Ortega Smith. 2016년부터 지금까지 당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극우정당 Vox 당대표 Javier Ortega Smith. 2016년부터 지금까지 당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 wiki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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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2가지를 종합해서 정리하자면, 이번 선거의 결과는 독립파의 건재함을 보여주면서도 독립파에게 큰 위기에 둘러쌓여 있음을 보여준다.

17년 카탈루냐 사태 때와 달리 독립을 열망하는 여론이 많이 이완되었고, 극우정당의 성장은 독립파 진영이 카탈루냐 내부 사회경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향후 독립파의 입지가 더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한국 시민사회가 주류언론의 국제기사들을 비판적으로 봐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태그:#카탈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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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사, 사회복지 관련 글을 쓰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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