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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리인생학교 모아(손태영)입니다.
 꿈틀리인생학교 모아(손태영)입니다.
ⓒ 손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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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내지 않아도 괜찮아

고등학교에서 1년을 보내는 동안 항상 뭘 해도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은 그 나름대로 힘듦이 있었고 못하는 친구들은 못해서, 어중간한 친구들은 어중간해서 힘들어했다. 누군가는 '그거 하나 버티지 않고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겠냐' 라는 식의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나는 충분히 버티며 간신히 살고 있었고, 도망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어쩌면 그렇게 믿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안 해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와중에 엄마가 꿈틀리인생학교에 대해 알려주셨다. 그때가 원서 접수 마감 1주일 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엄마의 말을 듣고 꿈틀리에 대해 알아보았고 '옆을 볼 자유'나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같이 사회에서는 쉽게 허용되지 않는 말들을 모토로 삼은 꿈틀리에 큰 호감과 매력을 느꼈다. 꿈틀리에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때 그 선택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해주었다.

달라도 괜찮아
 
꿈틀리인생학교 6기입니다. 예비학교 먹고 놀기. 불꽃놀이 중.
 꿈틀리인생학교 6기입니다. 예비학교 먹고 놀기. 불꽃놀이 중.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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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 나는 꿈틀리인생학교에 입학했다. 낮에는 비가 오고 밤에는 눈이 내리던 날이었다. 경남에서 평생을 살았던지라 눈이 펑펑 내리는 광경이 낯설었고 신기했다. 비가 왔다면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겠지만 눈이 내릴 때는 아무 소음 없이 쌓이기만 하는 것이 내게 묘한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었다.

예비학교 기간 중 '안전하고 평화로운 꿈틀리 만들기- 소통과 평화'라는 수업이 기억에 남는다. 선생님이 함께 살아가며 욕을 왜 사용해서는 안되는지를 그 욕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와 함께 설명해 주셨다. 우리가 그 욕을 그런 뜻으로 계속해서 사용했다는 걸 생각하니 새삼 그동안 많은 차별에 눈 가리고 합리화하며 살아왔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더더욱 욕설과 비하 발언을 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첫 날에는 예비학교 기간 동안 전자기기 사용을 할 수 없다는 걸 모르고 있었던 터라 폰을 낼 때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생각해 보면 열 다섯 살 때 휴대폰이 생긴 이후로 폰을 사용하지 않은 날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있어봤자 시험기간에 사용을 자제하거나 독서실에 갈 때만큼은 폰을 들고 가지 않는 정도였다. 이렇게 눈이 오고 폰이 없는, 내가 기존에 살았던 환경과는 완전히 다른 곳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지내는 생활이, 그 다름(different)이, 두렵기보다는 포근했고 좋았다.

내가 나에게 괜찮다고 말할 때

꿈틀리에 온 이후로 '뭐든 괜찮다',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더욱 견고해짐을 느낀다. 나는 평소에 사진을 찍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나의 취미가 사진을 찍는 것임을 말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내가 사진을 잘 찍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진을 잘 찍지 못하더라도 사진 찍는 것을 취미로 가질 수 있고, 노래를 잘하지 못하더라도 노래를 취미로 가질 수 있는 것 아닌가?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니 내가 잘하지 못하거나 모르는 분야더라도 도전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 덕분에 나는 꿈틀리에 입학하고 며칠만에 큰 임무를 맡기도 했다. 예비학교 기간에 학교에서 쓸 프로필 사진을 찍는데 사진 보정하는 것을 내가 한번 해보고 싶어 말씀드리니 친구들 모두의 사진을 보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인물 보정은 평소에 자주 하는 작업이라 괜찮았지만 배경을 합성하는 건 처음이어서 조금 서투르기도 했다. 하지만 좀 못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잘 마무리했다. 친구들도 선생님들도 모두 사진이 멋지다고 칭찬해주어서 기분이 좋았다. 도전이 있어야 성공 또는 실패가 있을 수 있는 것이라 나는 믿는다. 앞으로 이곳에서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많은 도전을 하고 많은 성공과 실패를 겪어보려 한다.

나는 가만히 있는 것을 참지 못하고 강박적으로 무언가를 하려 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이었다. 특히 학교에 다닐 때 그 강박이 심했는데, 예를 들어 내가 공부를 하지 않고 있다면 심지어 밥을 먹을 때조차도 '공부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나 스스로에게 많은 부담을 주곤 했다. 이 습관이 꿈틀리에서도 나타나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은 나에게 실망감을 느낄 때도 있었다.

그때 옆에 계셨던 선생님께서 "꿈틀리에서는 괜찮아.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괜찮다'는 말이 정말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꿈틀리에서는 계속 괜찮다는 말을 들으니 정말 괜찮다고 생각하게 될 수 있었다. 내가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는 순간, 나는 더 좋은 내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꿈틀리에 와서 정말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그 새로움은 수업시간에 느끼기도 하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논길과 바다를 보러갈 때 마주하기도 한다. 평소엔 당연하지 않았던 것들이 당연해지는 이곳에서의 시간이 아주 값지다. 어렸을 때의 시간이 어른이 됐을 때의 시간보다 길게 느껴지는 이유는 새로운 경험들이 생겨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꿈틀리에서의 새로운 경험들로 이 1년을 아주 길고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그리고 이 공간에서의 시간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길다고 느껴지길 바란다.
  
우리는 꿈틀리인생학교 6기 '아보모둠' 입니다.
 우리는 꿈틀리인생학교 6기 "아보모둠" 입니다.
ⓒ 꿈틀리인생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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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틀리인생학교 6기를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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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전화 : 032-937-7431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꿈틀리인생학교 6기 손태영(모아)이 보내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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