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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돌봄노동조합은 13일 오후 3시에 보건복지부 앞에서 '종사자 만족도 낙제점, 정부와 지자체는 다함께돌봄센터 종사자 처우를 개선하라'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 다함께돌봄센터 종사자 기자회견 전국돌봄노동조합은 13일 오후 3시에 보건복지부 앞에서 "종사자 만족도 낙제점, 정부와 지자체는 다함께돌봄센터 종사자 처우를 개선하라"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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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돌봄센터는 초등학생 아동들을 돌보는 아동돌봄기관입니다. 지난 2017년 시범사업을 시작하여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건설되기 시작했고, 현재는 전국에 약 450여 개의 다함께돌봄센터가 개소되었습니다. 정부는 온종일돌봄체계 구축이라는 목표 아래에, 초등학생 아동들의 방과 후 돌봄을 위하여 초등돌봄교실과 다함께돌봄센터, 지역아동센터 등의 돌봄기관을 운영·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다함께돌봄센터를 최대한 늘려 돌봄을 이용하는 아동의 숫자를 늘리는 데만 급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돌봄의 '양'도 물론 중요하지만, 돌봄의 '질'도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돌봄의 '질'을 담보하는 것은 역시나 다함께돌봄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일 것입니다. 다함께돌봄센터의 아동정원은 보통 20명에서 25명 정도인데, 여기서 일하는 노동자의 숫자는 단 2명입니다. 아동들에 대한 입소관리, 센터 운영을 위한 예산·결산 관리, 각종 프로그램 마련, 시설환경 관리, 기타 각종 행정업무 등 아동들을 돌보는 것 외에도 돌봄교사들이 신경써야 할 일들은 차고 넘칩니다. 

그런데 돌봄교사들에게 지급되는 월 임금은 2021년 기준 187만5천 원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4대 보험료, 소득세를 공제하면 실수령액은 170만 원이 채 되지 않습니다. 다함께돌봄센터에서 일하는 대다수의 노동자는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등 타 사회복지기관에서의 경력이 10년 이상 되지만, 경력에 대한 보상, 직책에 대한 보상,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시간 외 수당 등도 전혀 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처우 속에서 질 높은 돌봄이 가능할까요?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일이라는 사명감만으로 감내하기에는 너무도 열악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전국돌봄노동조합은 다함께돌봄센터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노동조건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돌봄교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는 것을 알기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결과는 예상보다도 더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전국돌봄노동조합은 전국 400여 개 다함께돌봄센터에 우편물을 발송하여 노동조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고, 전체 종사자 중 약 15%에 해당하는 133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하였다.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46.1점으로 50점 조차 넘기지 못했다.
 전국돌봄노동조합은 전국 400여 개 다함께돌봄센터에 우편물을 발송하여 노동조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고, 전체 종사자 중 약 15%에 해당하는 133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하였다.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46.1점으로 50점 조차 넘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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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결과, 근로조건의 만족도 항목에서 임금만족도는 39.7점, 복리후생만족도는 38.0점, 노동환경만족도는 60.5점 등 근로조건 항목 전체를 평균하여 46.1점을 기록하였습니다. (100점 만점 기준)
 
종사자 133명은 '노동조건' 중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임금인상을 뽑았다.
 종사자 133명은 "노동조건" 중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임금인상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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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사자 133명은 '지원제도' 중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운영비 인상을 뽑았다.
 종사자 133명은 "지원제도" 중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운영비 인상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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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종사자들은 노동조건 중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임금인상(49%), 호봉제 도입(32%), 고용불안해소(10%) 등을 꼽았으며, 지원제도 중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하는 것으로 운영비 인상(31%), 프로그램 지원(23%), 종사자 추가배치(22%), 과도한 행정업무 축소(20%) 등을 선정하였습니다. 

나아가 노동조합에 가입할 의향이 있는 지에 대해 묻는 항목에서는 참가자의 74.8%가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돌봄교사는 노동자이며, 노동조합으로 단결하여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에 공감한 것입니다. 
 
전국돌봄노동조합은 13일 오후 3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종사자 만족도 낙제점, 정부와 지자체는 다함께돌봄센터 종사자 처우를 개선하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실시하였다.
▲ 다함께돌봄센터 종사자 기자회견 전국돌봄노동조합은 13일 오후 3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종사자 만족도 낙제점, 정부와 지자체는 다함께돌봄센터 종사자 처우를 개선하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실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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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노동조합에 가입한 다함께돌봄센터 노동자들은 이러한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13일 오후 3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지자체가 처우개선에 나설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돌봄경력 20년, 최저임금이 웬말이냐!" "사회복지시설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 적용하라!" "상시적 고용불안, 정규직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고, 노동조합으로 단결하여 노동조건 현실을 개선하자는 의미를 담아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기자회견 직후에는 보건복지부 다함께돌봄센터 담당자와 면담을 갖고 돌봄교사들의 처우개선 필요성,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문제점 등을 전달하였습니다. 

다함께돌봄센터에 아동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돌봄을 책임지는 노동자들도 있다고, 소중한 아동들을 더 소중히 돌보기 위해서는 돌봄교사들의 노동권도 소중히 다뤄져야 한다고 외치는 '다함께돌봄센터 노동자'들의 당당한 발걸음은 이제 시작입니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전국돌봄노동조합의 정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전국돌봄노동조합, #다함께돌봄센터, #다돌, #황재인,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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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노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송파구에 사는 청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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