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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문제'는 우리 사회의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자기 집'을 갖는 것은 인간의 가장 소박하고 기본적인 꿈이다

지금 여당의 부동산특위는 종부세 완화로써 '고가'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들의 '아픔'을 완화시키는 데만 관심을 갖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심각한 현 부동산 문제의 핵심은 바로 부동산 가격의 폭등이라는 사실 그 자체에 있다. 구체적으로, 불과 몇 년 사이에 아파트 가격이 거의 두 배까지 치솟는 바람에 국민의 40%에 이르는 무주택자들은 사실상 이제 '자기 집'을 가질 기회를 거의 봉쇄당한 채 좌절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것이다. 사태가 이런데도 이른바 '부자 감세'에만 신경을 쓰고 있으니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처방이 아닐 수 없다. 그야말로 격화소양(隔靴搔癢)의 행태다.

'자기 집'을 갖는 것은 모든 인간의 공통된 소박한 꿈이다. 예컨대, 날아다니는 새들도 모두 자기 집을 지니고 있고, 그 보금자리를 짓고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하물며 인간에서랴. 일터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와 휴식하고 또 가족들과 함께 단란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집이란 모든 사람에게 필수불가결한 공간이다. 하지만 오늘의 부동산 폭등 사태는 이 가장 기본적인 소망을 부러뜨렸다. 오죽하면 "현 정부의 최대 업적은 아파트의 가치를 서민들로부터 지켜낸 것이다"라는 냉소까지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부동산 문제'의 역사와 해결 방안을 위하여
 
주택문제의 인식과 대안 책 표지
▲ 주택문제의 인식과 대안 주택문제의 인식과 대안 책 표지
ⓒ 소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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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문제의 인식과 대안>이라는 제목으로 1990년에 출간된 이 책은 당시 빈민운동 현장에서 철거반대 투쟁을 했던 필자를 비롯해 안재훈, 김영수 그리고 김진권 등 민족민주운동연구소 소속 3명 후배들과 함께 토론하고 논의한 결과를 모아 저술한 것이었다. 1990년 당시 전세값이 50% 폭등하는 사태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살 곳조차 없어지고 심지어 전가족이 동반 자살하는 등 전국적으로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이 비등해지고 있었다. 이에 놀란 노태우 정부는 200만 호 주택건설을 약속하고 토지공개념 관련 법을 추진하던 상황이었다.

이 책은 먼저 부동산문제의 현실과 부동산문제의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정부 부동산 정책의 허와 실을 논하고 있으며 외국 부동산 정책도 소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토지 주택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 해결방안으로서는 토지공개념의 확대를 비롯해 국민주거권의 보장 그리고 공공임대주택 건설 등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당시 이미 1.3%의 상층 54만 명이 전국 사유지의 65.2%를 독점하고 있고, 30대 재벌이 소유한 토지는 1억4천만 평에 이르고 있던 토지 독점을 비판하면서 이러한 토지 독점 문제야말로 부동산 문제의 선결 과제임을 역설하고 있다. 오늘의 현실에 비춰보더라도 적잖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다.

왜 우리 진보진영은 이러한 정책 성과들을 보다 심화시키고 그 역량을 소중하게 가꿔오지 못했을까?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태그:#내가 쓴 내 인생의 책, #소준섭, #부동산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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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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