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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십, 페트병, 비닐, 아르바이트... 어디에서 온 말들일까?

'스킨십'이라는 말은 우리 주변에서 많이 사용되는 용어다. 그런데 이 말이 일본이 만든 용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일본식 영어'인 이 말을 서양사람들은 절대 알아들을 수 없다. 피지컬 컨택트(physical contact)가 올바른 표현이다.

요즘 재활용 문제로 많이 사용되는 '페트병'이라는 용어도 영미권 국가에서 통용될 수 없는 말이다. PET, 즉 애완동물에게 물을 주는 병으로 알아듣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영어로는 플라스틱 보틀(plastic bottle)이라고 해야 한다. '페트병'이란 말은 일본에서 만든 일본식 영어다. '비닐봉지'의 '비닐(vinyl)' 역시 영미권 국가에서 알아듣지 못한다. 플라스틱 백(plastic bag)이라고 해야 비로소 소통할 수 있다.

우리가 항상 사용하고 있는 자동차의 '핸들'이라는 용어도 일본에서 만들어진 일본식 영어다. 그러나 이 '핸들'은 정작 서양에서 통용될 수 없는 말이다. 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이라고 해야 한다. '사이드브레이크' 역시 마찬가지다. 핸드브레이크(handbrake)라 해야 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한 '아르바이트'라는 용어도 일본제 외래어다. 물론 영어권 국가에서 통할 수 없는 말이다. 파트-타임 잡(part-time job)이 정확한 용어다. '피망'도 마찬가지다. 그린 페퍼(green pepper)가 합당하다. '전자레인지' 역시 영어에 없는 일본제 외래어로 마이크로 웨이브(microwave)가 올바른 표현이다.

SNS도 일본제 영어

한편 SNS란 말은 오늘날 누구나 사용하고 있는데, 뜻밖에도 일본에서 만든 용어다. 이 SNS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ocial networking service)의 줄임말이라는 설명이 붙지만, 유감스럽게도 정작 영미권에서 SNS라는 용어는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SNS는 잘못된 용어이고, 소셜미디어(social media)라고 해야 올바른 말이다.
'앙케이트'란 말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사용된다. 이 용어도 영미권에서 알아듣지 못하는 일본제 영어다. 컨슈머 퀘스쳐네어(consumer questionnaire)가 정확하다.

축구 경기에서 '백넘버'란 말을 적잖게 사용한다. 이 말은 일본식 영어로서 선수 등 쪽에 있는 번호라 하여 영어 'back number'로 생각한 데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이상한' 영어의 의미는 "간행물의 지난 호"의 의미나 아니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을 뜻한다. '맨투맨'도 서양 사람들이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전형적 일본식 영어다. 원 투 원(one to one)이라고 해야 한다. '펜션' 역시 일본이 만든 말로서 영미권에서는 통할 수 없다. 'pension'은 '연금' 이외의 뜻이 없기 때문이다.

국가 차원에서 잘못된 일본식 외래어를 바로잡아갈 때

오래 전부터 탈아입구(脫亞入歐)를 지향해온 일본은 서구화를 지향하면서 일상적으로 영어 섞어쓰기를 좋아했다. 그러면서 '화제영어(和製英語)'라 하여 자기들 방식의 영어도 많이 만들어냈다. 하지만 자기들 편의에 의해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용어를 만들어냄으로써 결국 국제사회에서 통용될 수 없는 영어와 외래어를 양산해냈다.

이러한 과정을 살펴보면, 왜 일본이 매우 자주 국제 기준을 벗어나 식민지 지배나 침략전쟁 그리고 위안부피해자 문제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이나 세계인들과 그렇게 다른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는가를 유추해볼 수 있을 듯하다. 일본이 이렇게 국제적 표준에 벗어나는 사고방식을 지녔기 때문에 한때 세계적으로 크게 번영했지만, 결국은 세계적인 큰 흐름에 정확하게 부합하지 못한 채 쇠락하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정작 크게 반성하고 성찰해야 할 주체는 바로 우리 한국인들이다. 우리들은 이제껏 일본이 만든 그런 '비정상적인' 용어들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아무런 의식도 없이 사용해왔다. 물론 그러한 용어들이 우리 사회에서 일반화된 채 통용되고 있다는 언어의 사회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이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만큼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올바른 언어 사용이 바람직하다. 비록 단시일 내에 바꿔내기 어렵다고 할지라도 이제 국가 차원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이들 용어들을 지속적으로 바로잡아가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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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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