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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전 대표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에서는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그동안 신 부위원장의 행보로 볼 때 윤석열 캠프 합류는 '뜻밖'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가운데 신 부위원장과 이름 발음이 비슷해 의도치 않게 비난을 들은 사람이 있다. 바로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를 신지예 부위원장으로 오해해 지지자들이 비난한 것이다.

마침 신지혜 대표도 30대 여성. 예상 못한 오해 때문에 힘들지 않은지 묻는 겸, 신 부위원장의 윤석열 캠프행을 어떻게 봤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22일 신 상임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 기본소득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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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예, 유에서 무로 되돌리는 행보"

-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과 이름이 비슷해서 오해받은 것 같던데.

"정말 곤란한 순간들이 많아요. 저를 먼저 아셨던 분들 같은 경우에는 '신지예'라고 정확하게 발음하지 않으면 저를 떠올리시는 경우가 굉장히 많으신가 봐요. 어제(21일) 저희 엄마에게도 진짜 많은 연락이 왔다고 해요.

(같은 당) 용혜인 의원에게도 입장을 밝혀야 되지 않겠냐는 그런 연락들이 오고, 저희 사무실에도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 이름을 들었을 때 저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오해를 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신 부위원장의 윤석열 캠프 합류는 어떻게 봤나요?

"신지예 부위원장이 유에서 무로 되돌리는 행보를 했다고 봐요. 사실 (신 부위원장이)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에 (저와) 같이 출마했을 때도 기본소득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했었다는 것에 대해 비판 하셨거든요. 그러면서 제3지대를 외쳤던 분이기도 하고요. 페미니즘을 실현시키기 위해선 거대 양당으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줄곧 해오셨던 분이기 때문에, 그런 본인의 정치 이력을 아예 깡그리 지우는 행보를 시작했다고 봅니다."

- 신 부위원장은 윤 후보가 여성의 안전을 약속했기 때문에 갔다고 합니다.

"여성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은 후보는 이때까지 한 명도 없는 것 같고요. 그동안 윤 후보가 여성 관련 정책에서 보였던 행보들이 있잖아요. 예를 들면 'n번방 방지법'이 시행됐을 때 범죄 예방의 효과 측면에서 이야기하기보다는 '검열'이라며 뜯어고치겠다라고 선언했던 측면이 있고요. 또 경선 과정에서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하겠다 이야기했죠. 그리고 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은 아끼지 않겠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러니까 결국 성범죄를 예방하는 데는 어떤 힘도 쏟지 않고 여성이 범죄 피해를 입었을 때 지원하겠다는 식이죠. 이런 행보에 '어떻게 여성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거지?' '어떻게 여성 폭력을 추방할 수 있는 거지?'라는 물음표가 생기더라고요."

- 신 부위원장은 페미니스트로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지켜볼 수 없었다고 하던데.

"저는 이 말도 국민의힘 후보 캠프 합류에 대해 아전인수 격으로 변명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국민의힘이 어떤 과거를 가지고 있는 정당인지를 되돌아봐야 될 것 같아요.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으로 있던 사람이 해외 출장 가서 인턴을 성추행한 사건이 있었단 말이에요. 그때 경질하긴 했지만 가해를 저지르는 사람의 공소시효가 말소될 때까지 당으로서든 정부 차원에서든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어요. 그런 피해자를 보호를 못 했던 측면에선 거대 양당이 똑같은 과거를 가지고 있어요. 최근 (국민의힘의) 여러 행보에서도 여전히 변화가 없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고요.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으로서 피해자를 보호하는 위치에 있었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동의가 안됩니다. 그랬던 사람이면 성범죄 무고죄 강화 같은 공약을 낼 수 있을지... 여성계에서도 성범죄 피해 여성이 경찰 조사를 받을 때나 검찰 조사를 받을 때나 성평등 관점이 있어야 된다는 요구 사항들은 계속 제기해왔었어요. 그리고 검찰계 미투 운동이 벌어졌을 때도 사실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서 뚜렷이 했었던 역할은 없었거든요. 그런 상황들을 볼 때 검찰총장이 피해자를 보호하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그를 지지한다는 것도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너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 아닐까요."

"국힘 2030 여성 지지율, 빠지면 빠졌지 늘지 않을 것"

- 신 부위원장이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게 2030세대 여성에게 영향을 줄까요?

"저는 오히려 국민의힘의 2030 여성 지지율이 빠지면 빠졌지 늘어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왜냐하면, 지금 페미니즘 관련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개인의 정치적 행보보다 그 사람이 그동안 페미니즘의 가치를 얼마나 실현하려고 노력했나 혹은 어떤 정책을 내놨냐는 부분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도 생각해보면, 20대 이하 여성 그리고 30대 여성의 15.1% 정도가 거대 양당이 아닌 제3의 후보를 뽑았죠. 성폭력 때문에 치러진 선거에서 성평등 정책을 내는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게 굉장히 큰 요인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2030 여성들은 어떤 한 사람의 영입 이벤트 쇼보다는 내용과 정책의 철학을 보고 투표할 건데, 아직 윤석열 후보의 입으로 성평등 정책들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어요. 신 부위원장 영입으로 2030 여성 표를 쉽게 얻을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 신 부위원장은 여야 양당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니 윤석열 후보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신 부위원장은 과거에) 제3지대에게 주는 한 표는 사표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살리는 표라고 많이 얘기해왔잖아요. 저도 서울시장 선거에서 '저에게 주시는 한 표는 기본소득 앞당기는 한 표고 그리고 성평등한 서울 앞당기는 한 표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저에게 투자해달라고 요청을 드렸었어요.

제3지대 후보를 당선시키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에서 역량이든 시간상이든 본인은 실패했을지 모르겠으나, 거대 양당이 아닌 다른 정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노력을 모두 부정하면서 윤 후보 캠프에 합류한 것을 그렇게 변명하는 데 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부터),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부터),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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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대선 2030세대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거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신 대표도 그 세대입니다. 주위에선 이번 대선에 대해 뭐라고 하나요?

"누구로 정했다는 분들이 진짜 거의 없어요. 뽑을 사람 없다, 비호감 경쟁이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지금 (대선이) 77일이 남았다 보니까 선택을 좀 미루고 지금은 둘 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2월 중순쯤 되면 거리에 선거 벽보도 붙고 현수막도 걸리고 집집마다 유권자분들에게 공보물이 도착하니까 2030 세대들은 그때 가서 좀 더 진지하게 들여다보지 않을까 생각해요."

- 지금 대선 흐름은 어떻게 보세요?

"너무 암담하게 보고 있죠. 거대 양당의 후보자 가족에 대한 의혹으로 아주 들끓더니, 이제는 국민의힘 내부 사정이 어떻다고 하는 이야기들 때문에, 지금 (대선이) 77일 남았는데 정책과 같은 이야기들을 단 한 순간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암담합니다."

"불평등한 상황에선 기본소득이 효과적"

- 지난 4일 기본소득당 대선후보로 오준호 용혜인 의원실 전 비서관이 선출됐습니다. 오준호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소개해 주세요.

"첫 번째, 우리 후보는 신중합니다. 대통령 후보의 무게를 굉장히 잘 압니다. 기본소득당의 당원 평균 나이가 28세잖아요. 그래서 대통령 후보로서의 무게를 짊어지겠다고 나서는 분을 찾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후보 발굴위원회를 설치해 저와 용혜인 의원이 오준호 후보께 꼭 출마해달라라고 요청을 드렸었고 (오 후보가) 오랫동안 고심하셨어요.

그럼에도 그가 이 무게를 자신이 지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일단 기본 소득은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원색적인 비난이 점점 커지고 있고 이재명 후보도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 계속 후퇴하시는 상황에서, 기본소득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기본 소득을 계속 이야기하는 대통령 후보가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오 후보가) 거의 두 달 끝에 힘든 결심을 해주셨어요.

두 번째, 우리 후보는 굉장히 위트 있어요. 선출 과정에서 당원들한테 여러 연설도 했는데 그때마다 제가 배꼽을 잡고 웃을 정도였어요. 굉장히 재미있는 요소들을 연설 곳곳에서 찾을 수 있어요. 그런 연설을 들으면서 왜 기본 소득 강사로 이름이 나 있었는지 알겠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우리 후보는 대안을 엄청 중시해요. 내용 없이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것을 질색해요. 지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어떤 미래를 만들겠다는 대안을 얘기하는 것이 정치하는 정당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날카롭고 촘촘하게 비판하고 대안을 말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진 후보라고 소개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정치 경험이 전무한데요.

"아니에요. 사실 2007년에 기본소득을 가장 먼저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금민 사회당 후보가 있었는데, 그분과 같이 사회당 활동을 했던 경험이 있어요. 그러다가 작가의 꿈을 실현하고자 정치 일선을 잠깐 떠났다가 기본 소득 관련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가 되셔서 기본 소득 강의도 많이 다니셨던 거고요.

저희가 원내에 용혜인 의원이 입성하고 나서 보좌진들을 구성해야 했는데, 기본 소득을 가장 대중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실력이 있는 오준호 후보께 같이 일하고 싶다고 제안해서 원내 비서관으로서의 경험도 있죠."

- 기본소득이 대선 공약에 들어가 있습니다. 기본소득이 필요한 이유는 뭔가요?

"며칠 전에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소득 보장 정책을 발표하셨고 국민의힘도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세웠으니 당연히 소득 보장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 후보들이 소득 보장 정책을 내세울 수밖에 없는 건, 불평등이 있는 상황에선 국민을 선별하는 소득 보장 정책보다 기본 소득이 불평등 해소에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에요. 

많은 대선 후보들이 불평등을 해소하겠다고 말씀하잖아요. 기본 소득을 어떻게 설계하고 어떤 재원으로 시작할 거냐가 불평등 해소의 또 다른 대안이 될 수도 있어요. 기본소득당의 기본 소득은 월 65만 원 정도로 충분하게 설계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고요.

그리고 토지세나 탄소세처럼 부동산 불평등이나 기후 불평등 해소책도 재원 마련 방안에 담았습니다. 기본 소득이 반드시 필요한 시대정신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그 외에 다른 공약은 뭔가요?

"2호 공약으로 생활동반자법 제정을 공약했었고, 그 외에 기후 불평등을 벗어나기 위한 기본소득 탄소세 외에도 공유 지분 배당 그린 뉴딜이라고 하는 큰 그림을 발표했어요. 지금 이재명 후보도 오늘(22일) 과학기술 관련 공약 발표도 하셨던데 디지털 전환이든 그린 뉴딜이든 국가가 엄청나게 투자해야 된다는 말씀들을 많은 후보들이 하세요.

그런데 국가가 투자해서 기업 혹은 산업이 뭔가 수익을 냈을 때 그게 모든 국민에게 어떻게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설계를 하지 않더라고요. 지금은 그 어떤 시기보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새로운 산업 혹은 새로운 전환을 위해서 국가 재정을 마구마구 투자해야 되는 때라고 저희도 생각해요.

이런 디지털 전환이든 그린 뉴딜이든 어떤 기술 발전이 국민에게 기본 소득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야 좀 지속 가능한 기본소득을 대한민국에서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측면에서 국가가 재정을 투자하는 만큼 그 기업의 지분을 갖는 거죠. 그러면 나중에 수익이 나면 그 지분만큼 수익을 배당해 주잖아요. 그 기업이 그렇게 만들어진 기금은 기본 소득으로 쓰게 한다는 취지에서 공유 지분 배당 그린 뉴딜이라는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세요.

"대안 경쟁 없는 대선의 모습 때문에 많은 국민의 정치에 대한 염증이 더 커지지 않을까 걱정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그런 측면에서 신생 정당이고 기본소득이라는 확실한 비전을 가진 정당이 어떻게 하면 국민들께 더 많이 다가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요.

지금 우리 후보는 여론조사에도 잘 포함이 안 되고 다가오는 토론회에서도 토론자로 나설 수 있는 자격이 없어요. 21대 국회에서 지금 정치 개혁 논의를 한창 하고 있으니까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 관련 이야기들을 많이 다뤄주길 바라는 마음이고요. 신중하게 결심해서 대통령 후보로 나선 오준호 후보와 기본소득당의 비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실립니다.


태그:#신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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