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가 노동자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산업 현장은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 김현 미국 미네소타보건대학원 교수는 "지구 온도 상승이 빨라지고 있다. 후세가 아니라 지금 세대에 영향을 미친다"며 "산업 현장, 특히 노동계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9일 오전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영상(줌)으로 진행된 "기후위기가 노동자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교육"에서 이를 강조했다.
김현 교수는 "기후위기로 인한 문제 중 극단적 온도 상승에 따른 열사병과 오존의 증가 및 공기 질 감소로 인한 심폐기능과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산불 발생은 일반 사람들은 위험으로부터 멀어지는 반면 소방관 등 구조대원들의 업무상 재해나 사망 위험, 열과 대기 먼지 노출로 인한 소방관들의 질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김 교수는 "농약과 살충제 사용 증가로 인한 직업 노출 증가 그리고 알르레기를 증가시킬 수 있다"며 "기상 상태 악화로 인한 각종 태풍 등의 영향은 안전장치 제어를 불가능하게 하여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으며, 2017년 텍사스주에 있는 화학공장에서 발생하였다"고 했다.
"지구 온도 상승이 빨라지고 있다"고 한 김 교수는 "2040년이 되기 전인 2030년도만 되어서 지금보다 온도가 1.5도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며 "기후 재앙은 지금 세대가 죽기 전에 온다는 것이다. 재앙이 자녀들에 앞서 우리한테 닥친다는 것이다"고 했다.
한반도 온도 변화 자료를 보여 준 김 교수는 "북한의 온도 상승이 더 심하다. 나무로 연료를 해서 민둥산이라 그렇다. 북한은 남한보다 온도 상승이 심하다"고 했다.
그는 "탄소 감소를 하면 온도 상승이 낮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온도는 급격하게 상승한다"고 했다.
"기후변화 때문에 산업이 바뀐다"고 한 그는 "농수축산업은 굉장히 많이 바뀐다. 해수면 상승이 심해지면 바닷가 쪽에 있는 공단은 큰 위기에 처해질 수 있다"고 했다.
몽골 사례를 든 그는 "유목민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수도 울란바트로에 들어와 살고 있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가뭄이 심하고 물 부족하고, 겨울에 극한이 오고, 눈이 오지 않으면서 여름철에 풀이 자라지 않아 가축이 죽게 되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문제에 대해, 국가 역량이 된다면 보조를 해주겠지만 국가역량이 낮으면 그들은 이재민이 되는 것"이라며 "2년 전 몽골 총리는 더 이상 이주민을 받지 않겠다는 발표까지 할 정도다"고 했다.
기후변화 가운데 하나인 물 부족과 관련해, 교수는 "온도가 2도 오르면 농업도 못하게 된다. 물 때문에 싸우게 된다. 그리고 모기 관련 감염병이 많아진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모기 감염병에 대해 예측하는 연구를 10여개 국가가 참여해 하기도 했다. 한국도 모기 매개 감염병에 노출되어 있다"고 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노동안전보건이 더 심각해진다는 것. 김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건강 영향은 영양실조, 모기 매개 감염병, 직업병, 암 유발 화학물질 증가 등 8가지로 예측하고 있다"고 했다.
"온도가 올라가면 직장 내 폭력도 증가한다"
온도가 올라가면 직장 내 폭력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는 "온도가 상승하면 작업능률이 떨어지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서로 폭력적인 언사가 오가면서 싸우게 된다. 온도가 올라가면 폭력적 범죄가 거의 유사하게 상승한다는 연구는 많다"고 했다.
이어 "온도, 습도, 불쾌지수가 높으면 폭력범죄가 올라간다. 가정 내뿐만 아니라 직장폭력도 같이 증가한다"며 "온도에 민감한 작업장에서 일하면 폭력범죄가 일어날 수 있기에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야외 작업' 관련해, 김 교수는 "얼마 전 민주노총이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니 건설현장 노동자의 절반 정도가 '쉴 공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기후 대응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고 했다.
그는 "온도가 몇 도 이상이 되면 작업중지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국가가 어느 순간에 '폭염주의보'를 내려서 작업을 중지할 것인가. 작업을 못하게 될 경우 그것으로 인한 피해 보상을 어떻게 할 것인가. 폭염주의보 실시 온도를 노동자들은 낮추려 할 것이고 사업주는 높이려 할 것이다"고 했다.
태풍과 관련해, 김 교수는 "태풍이 오는 계절이 아닌데도 발생하고 있다. 기상재난에 대해서 어떤 직업이 취약한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건설업 등 옥외에서 작업하는 노동자, 전기, 크레인, 매몰지 등 노동자들이 힘들 것이다"고 했다.
김현 교수는 "한국에서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기후변화에 대해 대응해야 한다"며 "지금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가 자체적으로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정책을 만들어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 한국은 탄소배출을 60%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렇게 되면 석탄발전이 축소되고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된다"며 "이는 역사상 가장 큰 산업변화로 나타날 것이다"고 했다.
호주 사례를 든 김 교수는 "노동계가 정부 정책에 적극 참여 하고 있다. 탄소중립 전환에 노동계가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계가 기후변화의 계획을 세워야 하고 이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를 노동계가 주도하는 것이다. 일자리가 유지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스스로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가스와 석탄, 석탄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은 줄어들 것이다. 쌀 생산 뿐만 아니라 축산도 줄어든다"며 "반대로 신재생 에너지 관련 산업은 많이 늘어날 것이다"고 했다.
산업현장과 관련해, 김현 교수는 "사업장마다 기후 관련 위험성을 인지하고 조사를 해야 하고, 위험성이 있다면 감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업장 환경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고, 그것에는 '녹색'과 '안전'이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