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6월 지방선거에서 기본소득당 광주광역시장 후보로 출마하는 기본소득당 광주시당 문현철 공동위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문현철 위원장은 자신을 광주에서 8년간 인디 뮤지션으로 활동해온 청년으로 소개했다. 현재 28세인 문 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완주할 경우 역대 최연소 광주광역시장 후보로 기록된다.
아래는 기본소득당 문현철 광주시장 후보와의 일문일답.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광주에서 28년간 살아온 문현철입니다. 교육공간 오름이라고 하는 광주의 대안학교를 나왔고, 현재 광주 북구 각화동에 위치한 임대주공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 기본소득당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25살 때 처음으로 기본소득을 만났습니다. 지금 시당에서 공동위원장으로 함께 활동하고 있는 박은영 위원장님께서 기본소득당이라는 정당을 창당하는데 발기인을 모집하고 있다고, 행사에 같이 가자고 제안해 주신 일이 계기였는데요. 솔직히 당 행사였기 때문에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어요.
당시 저는 지역에서 5년째 예술을 하고 있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공연을 하고 앨범을 내면서 예술을 지속할지 말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어요. 하면 할수록 빚이 늘었거든요. 그런데 하필 이때 기본소득을 만나게 된 덕에 제 고민을 조금 유예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기본소득 세상에서는 생계 문제로 예술을 그만둘지 말지 고민하는 일은 없을 거니까요. 그래서 저는 앞서 언급한 행사에서 기본소득을 만난 후, 마치 좋은 노래를 썼을 때처럼 시원한 느낌을 받았어요."
- 정치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당에 입당한 직후부터 정치 활동을 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다가 2년 전에 징검다리 배움터 늘품에서 비상근 형태로 수업을 하게 됐는데요. 저 역시 학교 밖 청소년 출신이었기 때문에 잘 맞는 일이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수업을 하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기초생활수급자인데 아버지가 국가로부터 돈을 받을 수 없다고 수급을 거절해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는 학교 밖 청소년을 만났어요. 중학교 졸업 학력 정도에 만 18세를 넘기지 않은 청소년이 위태롭고 염려되는 노동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봤어요. 저희 대안학교에 있는 동안에는 밥도 먹고 어려운 일 있으면 이야기도 나누지만, 어떤 굴레 같은 게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선별적 복지에서 소외된 학교 밖 청소년은 모든 정보에서도 소외되어 있어서 그 어떤 것도 받아본 경험이 없어요. 그것을 해결할 길이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수업을 하면서 기본소득, 보편 복지를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가능성을 자연스럽게 떠올렸던 거 같아요. 그래서 제가 느끼는 자괴감 같은 것들을 바꿔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당 직책을 맡아 정식 정치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우리 함께 이 길로 나아갑시다"
- 이번 광주광역시장 출마를 결심하신 계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국 예술인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그들은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월 40만 원도 안 되는 소득을 받는 취약한 위치에 놓여 정치로부터 소외되어 있었어요. 이런 분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분들과 교류하며 저에게 해소되지 않는 결핍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모든 시민의 손을 잡고 나아갈 수 있는 광주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장 선거 출마를 결심하게 됐어요. 광주시민분들께 우리 함께 이 길로 나아갑시다, 말씀드리고 싶어요."
- 이번 선거의 핵심 정책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청년 기본소득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청년 기본소득이 모두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정치권에서 계속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하는데, 정작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일자리는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물론 성폭력 없고 좋은 직장 문화를 가진 일자리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청년들이 꼭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면 결국 그들에게 좋은 일자리가 될 수는 없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청년들의 꿈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또 이 지역 청년들이 지역을 벗어나지 않고 살 수 있는 상상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써 청년 기본소득을 제안 드리고 싶어요."
- 지금 이 도시에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변화라고 생각해요. 저희 당이 지난 대선 기간에 광주에서 정말 많은 시민분들을 만났는데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하는 걸 보고, 굉장히 많은 광주시민분들께서 큰 실망감을 느끼셨다는 걸 확인했어요.
이번 지방선거는 좀 달라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어요. 서로 견제가 안 되는 상황이잖아요? 이 도시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도, 이 도시에 꼭 필요한 건 그 무엇보다 변화가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소외되어 왔던 목소리 대변하는 정치를 꿈꾸신다면"
- 최근 광주 복합쇼핑몰 이슈가 광주에서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저도 관련해서 많은 생각을 해봤어요. 우선, 정말 기업들이 광주에 들어오지 않으려 했을까? 생각해 봤어요. 돈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잖아요. 다음으로는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소상공인분들이 큰 피해를 입으신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까? 생각해 봤어요. 해당 쇼핑몰이 주변 상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 생각은 무조건 안 된다거나 무조건 유치해야 한다는 말, 둘 다 이상하는 거예요. 전반적으로 국민의힘의 논리에 맞춰서 대응하는 측면이 있는 거 같아요. 정확한 데이터 조사가 필요할 거 같아요.
다만, 복합쇼핑몰 문제가 드러낸 다른 문제 지점도 있는데요. 젊은 층이 소비하고 싶은 문화가 있는데, 광주시에서 그런 문화를 생산하고 생태계를 조성하지 못하고 있는 지점이 있어요. 광주가 흔히 문화예술도시라고 하는데, 이 도시의 청년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생태계는 많이 망가져 있는 상황이에요. 광주시에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젊은 층이 갈망하는 콘텐츠가 생산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 이번 선거에 공약할 문화예술 정책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20대 대선 당시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통령 후보의 문화예술 정책을 함께 만들기도 했는데요. 문화예술 문제는 전국적으로 굉장히 비슷한 지점들이 있어요. 그만큼 무엇 하나 제대로 된 문화예술 정책이 없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저는 특별히 문화예술 생태계 지원 정책에 방점을 찍고 싶어요.
문화예술인들이 자신들의 창작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가 많이 부족해요. 소비자와 생산자들이 원활하게 지역 내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렇게 형성된 생태계에서 문화예술인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문현철이라는 인물은 기존 정치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인물인 거 같아요. 저는 젊은 청년 당사자이자 문화예술가이고, 외모를 비롯해서 기존의 문법과 다른 지점들이 많아요. 이 부분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정치에 대한 전문성이나 다양한 분야의 전문 지식, 그리고 오랫동안 시민들을 만나온 경험의 측면에서도 부족한 부분들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변화를 바라시는 광주시민들께서 그동안 정치적으로 소외되어 왔던 이들의 목소리를 정치적으로 대변하는 정치를 꿈꾸신다면, 5·18의 역사를 가진 민주인권 도시 광주를 함께 이루어나가길 원하신다면, 기본소득당 문현철이라는 선택지가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