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창립자를 접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창립자를 접견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관련사진보기

 
윤석열 정부의 국정원리는 공정·상식·실용으로 정해졌으며, 국가비전, 6대 국정목표, 20개 국민 약속, 110개 국정과제와 520개 실천과제는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며칠 후 윤석열표(標) 국정운영 상품이 소개된다. 권력의 관성으로 이번에 상품이 결정되면 국정운영 도중에 변경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문제가 발생하여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연쇄 작용으로 국정운영 전체 틀의 변동을 가져오고, 종국에는 새정부 존재 의의가 실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지하는 것처럼 평생 직업인 검찰공무원, 수사와 기소를 전문으로 했던 윤석열 당선인은 검찰총장 임기 중 사퇴하여 지난 제20대 대통령선거에 입후보하여 국민의힘 당내 경선 승리, 국민의힘 후보자로 당선되었다.

한편으로는 통상 대통령직에 도전하는 여타의 정치인과는 다르게 당선인은 검찰이라는 특수 집단의 책임자로서 단기간 재임하면서 수사·기소 등 한정된 분야에 검찰 행정을 살펴본 경험 이외에 여의도 정치 경험, 일반 행정 경험이 전무하여 국가를 운영할 당사자의 사고, 견해, 정책 등이 알려진 바가 없어서 정치분야 국정과제 등에 어떤 내용이 포함될지 궁금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여의도 정치 경험 전무, 국회 선수 제로인 당선인의 의견으로 자주 거론되는 '정치권에 빚진 것 없다'는 발언, '헌법 정신' 강조, 그리고 정치부패 수사 검사의 경험이, 그 창조적인 사고의 결과로 기존의 익숙한 정치개혁과제를 뛰어넘어 한국 정치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짓는 어떤 방식의 혁신적인 정치개혁 프로그램을 제시할 것인가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앞서 윤석열 당선인 측의 국정 원리, '공정·상식·실용'은 시운행에서 심각한 충돌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고 본다.

첫 번째는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이전이다. 집무실은 광화문에서 용산으로, 관저는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허둥지둥 졸속으로 결정되었다는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두 번째는 첫 내각 조직이다. 당선인이 직접 밝힌 국무총리·국무위원 후보자들의 면면, 삶의 족적은 국민의 상식과 기대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자격 미달의 다수 낙마자로 인하여 국무회의 성원, 15인 이상 30인 이하에서 최소 15인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세 번째는 '합의 파기' 논란이다.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4월 22일, 국회의장·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합의한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등'을 사흘 후에 파기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통상적으로 원내대표가 첨예한 의견 대립이 있는 사항에 대하여 합의를 이루는 경우는 당 지도부 등에서 치밀하게 준비한 복수의 대안, 협상안을 가지고 협상에 임하면서 상황 변화에 따른 대처 등을 당 지도부와 긴밀하게 협의한 후에 최종 합의에 이르게 되고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게 마련이다. 이번 합의도 각 당은 동일한 과정을 밟았는데, 결과는 달랐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대선에서 약속했던 통합 정치를 직면한 정치 현실에서 그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하게, 특히 의석 소수당으로서 불가피하게 이를 적극적으로 앞장서 실현해야만 했는데, 어렵게 이룬 합의를 손바닥 뒤집듯 쉽게 번복하였다.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라는 국정 목표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에서 열린 제17차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에서 열린 제17차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관련사진보기

 
한편, 윤석열 인수위는 정치분야 국정목표 중 하나를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스러운 것은 정치개혁에 대한 보수 정당 내의 거부감, 소극적 대응 등의 역사적 경험에도 불구하고 당선인이 지난 대선과정에서 오로지 '정권교체' 외마디로 모든 정치개혁을 포괄한다고 주장하면서,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이재명·김동연 후보자가 제시했던 정치개혁의 오래된 과제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취한 것이다.

앞서 대선 TV 토론회에서 안철수·심상정 후보자는 이재명 후보자의 제안에 대하여 동의하면서 만시지탄이라는 등 솔선수범을 촉구하였다.

4년 중임 대통령제, 대통령선거 결선투표, 국무총리 국회 추천,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축소(폐지)·국민소환제·3선 초과 연임 금지, 감사원의 국회 이관, 민생기본권 및 자치분권 강화, 국무총리 인사제청권 보장 법률, 연동형비례대표제 정상화 등은 송영길 대표가 지난 2월 24일,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와 김동연 대선 후보가 3월 1일 공약했던 사항이기도 하다. 

매 정부마다 반복되어 온 개헌은 가깝게는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개헌 논의가 있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6당 정당 및 교섭단체 대표가 2007.04.11. "개헌문제는 18대 국회 초반에 처리하기로 한다. 따라서 대통령은 임기 중 개헌 발의를 유보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라고 합의했고, 문재인 정부도 앞서 2018.03.26.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을 공고·발의(의안번호; 2012670)했다.

한편 현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새정치' 또한 같은 맥락이다. 그의 새정치는 ▲ 문재인·안철수, 2012.11.06. '2012년 제18대 대통령선거 문재인·안철수 연대 공동 정책,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공동합의문, 문재인·안철수 새정치 공동선언문' ▲ 김한길·안철수, 2014.03.07. '민주당·새정치연합 통합신당 합의문' ▲ 안철수·윤석열 후보자, 2022.03.03. 공동기자회견문 '공정과 상식, 통합과 미래로 가는 단일화 공동선언문' 등에서 내용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정치는 정동영·박근혜, 2004.05.03. '새로운 정치와 경제발전을 위한 여·야 대표 협약'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한국 정치는 낡아 빠진 기계로 수시로 고장이 발생한다. 선거 때마다 정치개혁을 부르짖지만 선거 후에는 모두 공염불이 되고 망각 속으로 사라진다. 무슨 새로운 획기적인 정치개혁은 신기루이다. 정치개혁의 정체가 대한민국 발전의 최대 걸림돌이다.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시급한 해결이 필요한 이들 오래된 정치개혁 과제에 대하여 공정·상식·실용의 국정원리에 입각한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 정치분야 국정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국정과제와 실천과제로 응답해야만 한다. 이것을 거부하거나 회피할 수는 없다.

국민 다수가 바라는 저비용·고효율 정치, 품격 정치가 왜 대한민국에서는 실현되지 않는 것인가. 소수의 현역 정치인들, 언젠가는 퇴역할 그들이 재직 시에만 잠시 누리게 되는 특권 등 기득권을 국가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 반납하면 해결되는 것이 아닐까. 정치개혁의 요체는 '솔선수범-언행일치'이다.

태그:#정치개혁, #개헌, #인수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부패방지위원회 및 진실화해위원회 상임위원 역임, 개혁적 입장에서 새로운 정보 등 취득 및 공유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