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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 행사를 마친 후 장혜영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정의당 대표단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 행사를 마친 후 장혜영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정의당 대표단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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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의당에게 미래는 있는가?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다. 국민의힘은 승리했고 민주당은 패배했다. 거대양당 외 정당들의 선거결과까지 본다면 가장 큰 패배를 맞은 정당은 정의당이다. 정의당은 선거결과 광역의원 2명과 기초의원 7명 당선자를 배출했다. 진보정당을 대표하고 원내 3당 지위를 가진 정당 치고는 초라한 성적표다. 심상정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도 고양시마저도 과거 지속적으로 기초의원을 배출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선 단 한 명의 당선인도 배출하지 못했다.

이제 정의당은 거대양당을 위협하지도, 제3정당의 지위를 굳건히 차지하지도, 진보정당 내 대표 정당이라는 지위도 점하지 못하는 상태가 돼 버린 듯하다.

정의당의 미래는 있을까. 정의당에게 기회가 있다면 구체적 전략은 무엇이며 정의당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일까. 필자는 정의당이 정답을 알고 있다고 본다. 이미 그 답을 수행해왔다. 다만 정의당은 자신들이 적었던 답이 정답이었는지 모르고 있었던 듯하다. 바로 '목포 모델'이다.
 
8회 지방선거 정의당 당선자 명단
 8회 지방선거 정의당 당선자 명단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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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목포 모델'은 무엇인가?

'목포 모델'의 대표적 사례는 목포의 윤소하 전 의원이다. 정치인의 중앙정치활동과 지역정치를 기반으로 해당 지역에 직업 정치인을 배출하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정의당은 6.1 지방선거에서 전체 당선인 9명 중 3명(지역구 2명, 비례 1명)이 목포를 근거지로 둔다. 

목포엔 산업단지가 존재하지만 울산이나 창원처럼 전체 지역의 특성이 블루칼라 노동 지역으로 볼 수 있을만큼 산업단지가 넓게 분포해 있는 지역은 아니다. 게다가 목포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정치세력이 강한 지역이다. 그러나 정의당은 이 지역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그 이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우선은 중앙정치에서 활동하는 '목포 정치인'의 존재다. 윤소하 전 의원은 오랜 시간 목포에서 지역정치를 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는 정의당 내 목포에서 활동하는 현역 국회의원을 만듦으로써 지역에서 정의당의 입지가 강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윤소하 전 의원 외에도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서기호 전 의원 역시 실제 출마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목포 출마를 목표로 지역구를 꾸준히 관리하기도 했다.

중앙정치에서 현역으로 활동하면 언론 노출도가 높아진다. 그때문에 대중적 영향력 역시 커지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목포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의당은 꾸준히 의미 있는 득표율을 보였다.

  
전남 목포 역대 진보정당 득표율. * 윤소하 전 의원은 2012년 통합진보당 이전까지 민주노동당으로 활동했기에 2012년 19대 총선 이전까지의 자료는 민주노동당 기준. 2012년은 통합진보당, 그 이후는 정의당을 자료에 기입함.
 전남 목포 역대 진보정당 득표율. * 윤소하 전 의원은 2012년 통합진보당 이전까지 민주노동당으로 활동했기에 2012년 19대 총선 이전까지의 자료는 민주노동당 기준. 2012년은 통합진보당, 그 이후는 정의당을 자료에 기입함.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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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시의 역대 진보정당 비례대표 선거 득표율을 봤을 때 목포는 전남 전체 평균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윤소하 전 의원이 본선에 출마한 2008년 18대 총선 이후엔 전남의 진보정당 비례대표 득표율과 목포의 진보정당 비례대표 득표율 간의 차이가 더욱 커졌다.

또한 윤 전 의원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2016년 20대 총선 이후엔 지역 내 정의당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이것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중앙정치인의 존재와 지역의 직업정치인의 지역정치는 지지율 상승의 결과로 연결돼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역대 지방선거 전남 목포시 진보정당 당선자 명단(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 갈무리)
 역대 지방선거 전남 목포시 진보정당 당선자 명단(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 갈무리)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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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정의당의 '목포 모델'은 윤 전 의원이 직접 출마한 2008년 이후 모든 지방선거에서 목포 지역 내 기초의원을 배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는 정치를 통해 생계를 해결하는 직업 정치인이 전문적이고 장기적으로 지역구를 관리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정의당의 지지율 유지 및 제고를 가능케 하는 토대로 작용했다.

3. 정의당이 외면하는 슬픈 현실... '일회성 비례대표 정당'
 

그렇다면 윤 전 의원뿐만 아니라 다른 정의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들도 지역구에 출마했는데 왜 목포만 지선에서 당선인을 배출한 지역이 됐을까. 이 지점에서 정의당이 외면하고 있는 가장 슬픈 현실이 있다고 본다. '일회성 비례대표 정당'이다. 현재 정의당의 가장 가까운 원류로 볼 수 있는 2012년 통합진보당 이후 정의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들의 정치 경력은 아래와 같다.

* 19대 국회의원
정진후 : 20대 출마 낙선(경기 안양 동안을) 후 정의당 소속의 정치활동 없음
김제남 : 20대 총선 출마 단일화 경선 패배(서울 은평을 민주당 강병원 의원 단일화 패배) 후 정의당 소속의 정치활동 없음
박원석 : 20대 총선 낙선(경기 수원시 정), 21대 총선 낙선(경기 고양시 을)
서기호 : 20대 총선을 준비했으나 건강 상 이유로 불출마 후 정의당 소속의 정치활동 없음

* 20대 국회의원
이정미 : 21대 총선 낙선(인천 연수구)
김종대 : 21대 총선 낙선(충북 청주시 상당) 후 재보궐 출마를 타진했으나 불출마
추혜선 : 21대 총선 낙선(경기 안양 동안을)
윤소하 : 21대 총선 낙선(전남 목포)
 

정의당 소속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중 지역구 정치를 이어오고 있는 의원은 이정미 전 의원, 윤소하 전 의원, 박원석 전 의원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정미 전 의원은 잦은 지역구 이동이 있었고, 박원석 전 의원 역시 지역구 이동이 있었기에 지역에 제대로 착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의당은 윤소하 전 의원을 제외하고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장기적'인 정치적 동력으로 삼지 못했다. 이는 정의당 소속 지역구 당선인을 배출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4. 목포모델의 필요성 '직업 정치인' 그리고 '하향지원'
 
2019년 12월 26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개정 반대 토론에 나선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선거법 개정 4+1 협의체에 동참한 정의당을 비판하자 항의하고 있다.
 2019년 12월 26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개정 반대 토론에 나선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선거법 개정 4+1 협의체에 동참한 정의당을 비판하자 항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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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의당은 비례대표 의원들이 지역구에서 당선되지 못할지라도 정치활동을 이어가야 한다고 본다. 물론 현실적 어려움이 수반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직업의 존재를 부정하고 진보정당에 투신하는 것 자체가 비합리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지점이 정의당이 이제는 진짜 존립의 위기에 빠졌다는 증빙이 되기도 한다. 정의당으로 정치를 한다는 행위가 직업 정치인이 될 수 없는 지경이 작금의 현실이라는 증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목포 모델'이 형성돼 기초의원, 광역의원으로 활동하며 정치를 해야 장기적인 정치활동 역시 가능하다. '직업 정치인'이 장기적으로 만들어지는 구조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정의당은 시장논리에 따라 정말 소멸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방법은 무엇일까. 현재 혹은 이전의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의 하향지원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임기 기간 중 특정 지역에 빨리 진입해 정치활동을 해 차기 총선에 출마를 하는 행보는 정의당의 관례처럼 굳어졌다. 정당의 힘으로 국회의원을 역임하게 된 정치인의 최소한의 보답이기도 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중 지역구 정치에서 당선된 이는 전무하다. 그렇기에 하향지원도 하나의 선택지로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국회의원 선거 이후 지방선거까지 2년의 시간이 존재한다. 국회의원 선거결과를 기반으로 해당 지역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거나 의원이 활약할 여지가 있는 국회의원 지역구 내 소지역에서 지자체장, 기초의원, 광역의원 등으로 당선되는 전략은 어떤가.

비판 지점이 있을 수 있다. 국회의원이라는 경험과 경력을 허황되게 소진시킬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정의당이 현재 이러한 비판을 수용하며 정치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인지 되묻고 싶다. 순환구조 없이 초선 비례대표만 계속 배출한다면 정의당의 미래는 없다. 노회찬, 심상정 이후 정치인은 비례대표 제도를 통해서 탄생 되는 게 아니라 다시 지역에서 긴 호흡으로 정치를 하며 '직업'으로서 경력을 확대 성장시키는 방향에서 창출되는 것 아닐까.

[관련 기사]
민주노동당엔 있었고, 정의당엔 없는 것 http://omn.kr/1z7rq
정의당엔 없고 진보당엔 있는 것 http://omn.kr/1z8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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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사회복지학 학사 졸업. 사회학 석사 졸업. 사회학 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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