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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내 머릿속에는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오다의 준말)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북송 어민과 관련된 뉴스를 자주 보게 되면서다.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 모든 것이 통일되지 못한 나라에 살기 때문이라는 것. 통일된 나라라면 적어도 이런 이슈가 뉴스에 나오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통일은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고, 일상에서는 통일을 생각할 겨를도 없게 만드는 현실이, 더 할 말이 없게 한다. 특히 이 뉴스가 통일을 논의하기 위한 이슈가 아니라 '분열'을 일으키게 하니 '왜 갑자기 이런 이슈가?'라고 더 느끼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통일, 정말 우리의 소원이 맞나'라는 의구심
 
도서출판 너나드리의 '통일의 눈으로~' 시리즈 중 서울과 부산 편. 그 외에도 제주, 춘천, 백령도 편이 더 있다.
 도서출판 너나드리의 "통일의 눈으로~" 시리즈 중 서울과 부산 편. 그 외에도 제주, 춘천, 백령도 편이 더 있다.
ⓒ 박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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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요즘 시대 통일이라는 말은 그저 특별한 날 부르는 노래 가사에서나 들을 법한 단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없을 테지만, 그래서 다들 한 번씩은 불러봤을 테지만, 정작 통일이 정말 우리의 소원이 맞냐고, 진짜 꿈에도 소원이 맞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최근 읽게 된 책, '통일의 눈으로' 시리즈 <서울 편>과 <부산 편>을 읽기 시작할 때만 해도 나 또한 통일이 와닿지 않는 단어여서 이 책을 만든 작가와 출판사가 걱정될 정도였다. 이런 책이 팔리기나 할까 싶어 찾아보니 부산의 '너나드리'라는, 역시나 생소한 이름의 출판사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출판사 이름이 왜 '너나드리'(원래 '너나들이'는 서로 너 나하며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를 일컫는 순우리말)인지는 책 뒷장에서 적혀있는데, 그 내용은 이랬다.

"도서 출판 '너나드리'는 남북한 사람들이 서로 그런 사이가 되기를 바라는 희망을 안고 통일 북한 전문 출판을 통해 하나의 길을 만들어 가기 위해 책을 만든다."

'통일 북한 전문 출판'이라? 점점 더 궁금해서 좀 더 검색해 봤다. '통일의 눈으로' 시리즈는 서울, 부산뿐만 아니라 제주, 춘천, 백령도 편까지 만들어져 있었다. 특히 <통일의 눈으로 서울을 다시 보다 : 정동, 광화문 편>은 영문판도 있었다. '국내 최초 통일 여행서'로 외국인에게까지 알려지길 바란다는 기사도 있었다. 
   
정동, 광화문이라면 나도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이탈리아와 맞서는 태극전사인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러 가서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 짝짝짝짝짝!'을 외쳤던 곳이다. 하지만 그곳이 통일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었다.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되는 통일 관련 행사들이 일반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큼 큰 행사는 아니니까. 

그래서일까? 책 <통일의 눈으로 서울을 다시 보다 : 정동, 광화문 편>는 통일보다는 정동길(덕수궁에서 정동극장으로 이어지는 길)과 광화문 주변에서 일어났던 근현대사 사건과 거기에 얽힌 뒷이야기를 주로 소개한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책에 나오는 과거의 사건들이 결국에는 미래의 통일과 연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도 과거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며 미래를 계획하기 위한다고 하지 않는가. 

물론 책에는 정동과 광화문 주변 근현대사를 다루면서도 '통일'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중간중간 소개되어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우리의 소원'인 통일 노래가 처음 울려 퍼진 곳은 현 조선일보 편집국 자리인 서울 정동의 서울중앙방송국에서이며, 그때는 '우리의 소원은 독립'이었던 것이 1948년 8월 대한민국이 수립되자 '독립'에서 '통일'로 개사됐다는 사실은 근현대사 교과서에서도 잘 다뤄지지 않는 내용이라 흥미로웠다.

통일, 일상에서 가깝게 느껴야

통일 노래에 대해 새로 알게 된 내용은 재미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통일과 연결하는 것은 어색했다. 그래서 먼저 지어진 책이면서, 작가의 활동무대이기도 하고 내가 사는 곳이기도 한 <부산 편>(2017)을 읽어보니 <서울 편>에도 그대로 적용할만한 통일 관련 아이디어들이 가득 소개되어 있었다. (아마도 그래서 '시리즈'로 연결되는 것 같다.)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의 핵심은 '일상에서 통일을 계속 느끼게 하자는 것'. 그렇게 계속 시도해 보자는 것이다. 그 예로 정동, 광화문, 부산의 근현대 유적지를 '통일'이라는 주제로 묶어 시티투어버스를 만들자는 제안은 의미가 있어 보였다.

또 다른 아이디어 중에는 '가상현실'을 통해 북한을 방문하여 통일 전에 미리 익숙해지도록 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마침 올해 초부터 서울 강서구에 있는 통일부의 남북통합문화센터에서는 북한의 주요 명소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통일시대 자동차 가상 현실 체험 공간'을 운영한다고 한다.

책에서는 주요 명소뿐만 아니라 비무장지대와 같이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곳도 가상현실을 통해 체험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나도 언젠가는 남북통합문화센터에 들러 북한의 주요 명소를 자동차를 타고 둘러보는 놀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직은 '북한 어민 북송'이라는 뉴스를 봐야 하지만 혹시 누가 알겠는가? 이 이슈가 분열이 아닌 통일을 재고하는 출발점이 되어 줄지. 겪어봐서 알지만, 역사는 아주 작은 사건이 우리 민족에게 더 큰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물꼬를 터 주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브런치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통일의 눈으로 서울을 다시보다 : 정동·광화문 편

강동완, 전병길 (지은이), 너나드리(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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