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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일꾼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우리의 일꾼을 찾아서', 그 첫 번째 인터뷰이로 역대 최초 서울교육감 3선에 성공한 조희연 교육감을 만났습니다.

인터뷰는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9층 교육감실에서 진행했습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는 총 2부로 구성해, 지난 1부에서는 서울교육 현안에 대해, 이번 2부에서는 참여연대의 산증인인 그에게 한국 시민사회단체의 현주소와 나아갈 길을 집중적으로 질문했습니다.

그는 최근 시민사회단체의 상황을 '성공의 위기'라고 표현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과 구체적인 방법론을 함께 제시했습니다. 다음은 조 교육감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기자와 인터뷰하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왼쪽) 모습.
  기자와 인터뷰하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왼쪽) 모습.
ⓒ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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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민사회단체 '성공의 위기' 겪어...스스로 인적 기반 강화해야"

- 1994년 참여연대를 공동 창립하신 이후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간의 역사와 현재 시민사회단체(NGO)의 흐름을 어떻게 보십니까.

"이제 한국에서도 NGO의 역사가 굉장히 오래됐습니다. 60년대 70년대 단순한 민간단체의 느낌에서 87년 민주화 이후 Non-Government, 그러니까 '비정부기구'라는 이름으로 정부에 대항하는 혹은 정부를 감시하는, 정부 기구가 아닌 비정부기구라는 새로운 개념과 범주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지금은 NGO가 다양한 양상으로 출연하고 있고 제가 성공회대에 있을 때는 NGO 활동가들을 위한 전문 교육과정인 NGO 대학원도 만든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NGO 운동이 오랜 역사를 가지게 된 만큼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나 변화하는 지점들이 좀 있는 것 같은데, 저는 그것을 '성공의 위기'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 '성공의 위기', 굉장히 역설적으로도 들리는데, 정확하게 어떤 의미입니까.

"이전 NGO 운동은 국가의 원리, 시장의 원리와는 다른 원리로 작동하는 시민사회로서 후진적인 국가, 후진적인 경제 혹은 후진적인 시장에 대한 감시자로서의 위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후진적인 국가와 후진적인 시장, 기업이 너무 많은 약점들, 이를테면 투명성이라든가 사회적 책무성이라는 관점에서 너무 많은 문제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것들에 대한 문제 제기만으로도 굉장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설득력을 갖고 공감을 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추구하고자 했던 가치, 투명성 사회적 책무성 인권 존중 이런 가치들이 국가 부문이나 시장 부문에 흡수되고 관철되는 과정을 밟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NGO는 후진적 국가와 기업이 아니라 변화해 가는 국가와 변화해 가는 시장, 변화해 가는 기업을 대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전에는 문제 제기 활동만으로 국가와 기업을 선도할 수 있었는데 갈수록 그게 어려워지는 지점들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기를 실패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본인들의 활동으로 인해서, 요구와 감시로 인해서 친환경 같은 경우에는 이제 기업 홍보로까지 수용되는 지점들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 그렇다면 NGO 단체들은 이제 어떤 역할을 해내야 합니까. 또 다른 위기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국가개혁과 시장 개혁의 견인차로서 NGO, 시민사회의 역할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어떻게 자신의 역량을 더 강화할 것인가 치열하게 고민을 해야 합니다. 제가 시민사회에 있을 때 '저수지론'을 주장했던 적이 있습니다. 시민사회의 인력, 즉 NGO 활동가가 공공 부문이나 기업 부문에 이동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그런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저수지의 물이 흘러넘쳐 넘치는 역량이 국가 부문이라든가 기업 부문으로 이전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공공 부문의 투명성이라든가 사회적 중립성을 제고하고 기업 부문에 투명성이나 사회적 책무성을 제고하는 데 있어 오히려 좋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또 너무 많은 이전으로 인해 저수지에 수원이 고갈되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이 또한 시민사회가 많은 인재들을 길렀고 그들이 사회 여러 곳에 쓰여진 '성공의 위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한 사회와 한 국가의 희망은 그래도 NGO, 시민사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사회의 정의와 인권과 투명성과 사회적 책무성을 위해서 헌신하는 사람이 있어야 그 사회가 운영될 수 있고 발전하고 변화하는 면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 사회적 성과를 이룬 만큼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많아 보입니다.

"어려운 조건에서도 결국은 자기를 풍부화시켜내고 강화시켜내고 대중과의 결합도를 높여내고 하는 것들이 여전히 필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인적 고갈 상황 같은 부분들도 마찬가집니다. 이런 위기적 상황들을 극복하면서 나아가야 합니다. 특히 NGO의 주요 인력들이 국가부문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 서울시에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대거 이동한 것도 그렇고, 이곳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해 많은 공공기관들이 환경 부문이나, 젠더 관련 그들을 필요로 합니다. 어떻게 보면 시민사회의 공신력이 높아졌기 때문에, 그 공신력을 활용하고자 혹은 편승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런 상호작용으로 인해 말라가는 인적 자원들을 어떻게 강화할 것이냐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외부가 해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이제 공신력도 높아졌고 어떻게 보면 정치 엘리트 충원의 한 통로로서 시민사회도 존재할 수가 있게 된 겁니다. 그걸 부정적으로도 볼 수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 변화된 조건들을 활용하여 결국 스스로 자기를 강화하고 풍부화하고 인적 기반들을 강화하는 것은 불가피한 도전입니다."

사회학자 출신인 그는 한국 NGO의 성과와 위기를 냉정하게 고민하고 진단했습니다. 그리고 거대 담론을 이용해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며 시민들의 관심과 협력을 호소했습니다.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조희연 교육감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조희연 교육감
ⓒ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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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전환적 위기‧경제적 자원 부족 이중고...시민들 함께 나서 도왔으면"

- 시민사회단체가 거대한 시대적 위기를 맞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NGO, 시민사회는 국가 부문이나 기업 부문 시장 부문을 뛰어넘는 훨씬 더 대안적 비전과 영감과 의제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나 정당이나 시장이나 기업이 NGO의 이런 대안들을 차용해가고 수용하는 것에 대응해 또 새로운 대안으로 나아가야 하는 책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한 30여 년간 민주화의 큰 흐름을 배경으로 시민사회와 NGO가 성장하면서 그 동력으로 국가와 정당을 변화시키고 기업과 시장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거쳤는데 현재 민주화 시대, 세대의 전환적 위기가 시민사회나 NGO의 전환적 위기하고도 궤를 같이 한다고 봅니다."

- 시대에 맞는 더 정교한 칼이 필요해 보이는데, 그 칼을 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지금 민주화 시대에 존재하고 있던 우리 사회의 대안들이 고갈되는 지점에 와 있습니다. 이제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시민사회단체는) 단순 문제 제기만으로 국가와 시장을 선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시대에서 나와 훨씬 더 정교한 대안을 가져야 하는 시점에 와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또 문제가, 국가나 기업은 풍부한 경제적 자원을 가지고 있는데 시민사회, NGO는 경제적 자원이 부족합니다.

그러니 훨씬 더 어려운 겁니다. 이중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조건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국가와 정당 그리고 시장과 기업의 변화를 바라는 우리 깨어 있는 시민들의 시민사회, NGO에 대한 새로운 지원과 후원과 협력이 절실히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현재 지방자치, 국가 부문에 들어와 있는 입장인데요. 교육단체들의 추동력이 있기에 교육 관료 체제를 넘어 교육 혁신과 교육 개혁을 지속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시민사회가 민주화 이후 시대 희망의 진원지로 남아있기 위해서는 훨씬 더 대안적 비전과 대안적 의제와 대안적 정책으로 자기 무장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시민들도 함께 걸음을 맞춰갔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재 시민운동의 흐름을 분석하며 현장에 있는 활동가들에게 당부를 남겼습니다.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조희연 교육감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조희연 교육감
ⓒ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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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사회구성체 논쟁에 못지않게, 최근 시민사회 내 노선 논쟁도 치열합니다.

"시민사회 내에서도 현존하는 진보성 혹은 전통적 진보성과 새로운 진보성이 부단히 결합하면서 시민사회, NGO가 풍부화 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구 진보적 흐름에서 보면 노동이라든지 반독재 민주화라든지 주로 전통적인 인권 운동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있었고, 대개의 새로운 진보적 흐름이라는 것은 생태 환경 운동, 젠더 운동 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양에서는 이것이 구좌파와 대립하는 신좌파적 흐름으로 나타습니다. 대개 20세기 전반 민족 해방 운동이라든가 계급 운동 계층 운동으로 표현됐던, 구좌파적 운동과 구별되는 68혁명으로 상징되는 신좌파적 운동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두 가지 흐름이 연대 관계를 형성하면서 시민사회, NGO가 풍부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노동계 남성 활동가들이 높은 수준의 젠더 감수성, 기후위기 시대 걸맞은 생태 환경적 감수성을 철저하게 갖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지점이 있습니다. 한 인간에 있어 여러 정체성 간의 불일치가 있는 겁니다. 저는 그래도 시민사회나 NGO 활동가들은 많이 열려 있다고 봅니다. 새로운 진보적 의제와 감수성에 대해 보다 더 열려 있는 존재라고 보고, 비록 급진적 노동 운동이나 급진적 반독재의 운동가가 젠더 감수성이 부족할지라도 젠더 감수성을 가져야 된다는 당위에는 동의하고 성평등한 사회로 가야 된다는 건 동의하니까 부단히 노력하는 존재는 될 수 있다고 봅니다."

- 활동가 개개인의 세심한 노력과 연구도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이전 세대 진보적 운동가들이 열려 있는 자세로 스스로 변화시켜 가는 노력을 해야 됩니다. 사실 제 개인적으로도 젠더 감수성, 생태 감수성 등이 아직 부족합니다. 과거에 민주화와 반독재 이론을 연구한 우리 지식인들이 이런 새로운 진보적 가치들에 있어 충분히 철저하지는 못한 겁니다.

또 생활면에 있어 부족한 점이 있을 수도 있고, 우리의 정체성에 미스매치가 있을 수 있고, 그러나 저는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진보적 가치들에 대해서 열려 있다는 것만으로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상호작용하며 상호 비판하고, 그러나 그것이 적대적이 되지 않으면서도 함께 손잡고 변화해 가는 과정이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속에서 여러 시민사회 운동들 간 차이가 있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풍부해져 가는, 그리고 시민사회 NGO 활동가들의 정체성도 다양화되어 가는 것들이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관련기사]
조희연 "교부금 개편, 소모적 논쟁 끝내고 교육위서 정해야" http://omn.kr/1zzt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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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한국NGO신문, 통일부 기자단에도 소속돼 있습니다. 좋은 기사를 많이 쓰겠습니다. 제보/취재요청 813arse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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