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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지난 7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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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제가 잘했다는 건 아닙니다. 술은 먹지 말았어야죠."

검사는 2019년 7월 18일 그 날을 떠올리며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을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검찰의 판단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 관련자로부터 룸살롱 접대 등 접대금액 100만 원 이상의 향응을 받은 혐의로 기소, 1심 선고를 코앞에 둔 나아무개 검사의 최후변론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박영수 판사 심리로 열린 9일 공판에서는 술자리를 접대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이 자리에 참석했던 나 검사, 이주형 변호사 등 피고인 3인의 최후진술이 진행됐다. 앞서 검찰은 나 검사와 이 변호사, 김 회장에게 똑같이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공직자인 나 검사에게는 114만 원의 접대비 추징 구형도 덧붙었다. 

검찰은 이 변호사와 나 검사 등 피고인들이 사건 초기엔 아예 이 술자리에 '가지 않았다'고 진술한 사실을 강조했다. 검찰은 "수사기관에서 이들은 범행 부인을 넘어 사실관계 자체까지 부정했지만, 수사기관의 증거 확보를 통해 혐의를 명백히 입증했다"고 말했다.   

'여종업원 서비스' 등 추가 금액 여부 관건

'술값 계산' 논쟁은 선고공판 직전까지 나왔다. 검찰은 노래 밴드 비용 35만 원과 접객 여종업원 서비스 시간 추가 금액 20만 원 등 '추가 비용' 금액을 제시하며 향응 금액 기준 초과 논리를 이어갔다.

검찰은 "만일 추가 요금 부과 이전인 오전 12시에 귀가했다면, 여종업원들이 (근무) 시간을 연장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전속 서비스를 제공한 여종업원이 위 술자리에 있었던 시간만큼 (나 검사가) 그 자리에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라고 주장했다.

피고인 측에서 주장하는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김정훈 전 청와대 행정관 등 '또 다른 참석자'들의 존재 여부도 "근거 없는 추정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 변호사와 나 검사는 이종필, 김정훈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추정을 부연하면서도 당사자들의 (사실과 다르다는) 진술에는 정면 반박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 변호사와 나 검사 측은 다른 계산법을 내놨다. 이 변호사 측은 "이런 유흥주점 술값 계산은 결국 본인이 술을 얼마나 먹었느냐가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장소를 대여한 사람, 함께한 종업원이 먹고 마시는 비용 등까지 양분하는 형태로 해야 한다"면서 이른바 술집 마담이 법정에서 진술한 자투리 금액 '할인'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다만 이 변호사 측은 지난 5월 공판에선 마담이 작성한 추가 금액 영수증을 반박하며 "직업을 비하할 순 없지만, 마담의 진술만으로 밴드 시간을 특정할 수 있느냐"며 거짓 진술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나 검사 측은 이번 사건으로 나 검사의 명예가 실추됐다고 항변했다. 술자리가 정당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라임 관계자들로부터 접대를 받은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특수부 선배였던 이 변호사가 후배 검사들의 전출, 해외 연수 소식에 주최한 술자리에 참석, 김 전 회장을 만난 것은 '우연'에 의한 상황일 뿐 사건 관계자들에게 접대를 받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다는 반박이다. 

나 검사 측은 "(라임사건 수사의) 야전사령관이자 최정예 검사"라며 나 검사의 개인 역량을 치켜세우면서 "라임 술접대 프레임은 검사 개인 경력 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씻을 수 없는 오명이 됐다"고 강변했다. "조직을 위해 헌신한 특수부 검사를 매장하는 건 옳지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

향응 의혹 검사 "안일하게 판단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서울남부지방법원.
ⓒ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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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들은 최후변론에서 '반성'에 초점을 두면서도, 1인당 100만 원 이상의 향응은 사실이 아니라는 항변에 집중했다. 이 변호사는 "경솔한 행동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후배에게 큰 짐을 지워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이 술자리는 김봉현의 접대 자리가 아닌, 친목 자리였다"고 강조했다.

나 검사는 자신을 기소한 검사들을 바라보며 "저기 서 계신 두 분의 후배 검사한테도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또한 "제 잘못된 행동으로 (라임) 수사팀에서 성과를 낸 두 명의 후배 검사들이 그만두기도 했다"면서 "자신들이 받아야 할 평가를 받지 못하고 비난의 대상이 된 것에 너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접대 당사자가) 누구인지 기억을 해서, 조치를 했어야 했는데 안일하게 판단했다"는 해명이다.

한편, 지난 2020년 10월 김 전 회장의 '옥중 폭로'로 불거진 검사 룸살롱 접대 사건은 약 2년여 만에 첫 사법 판단을 받게 될 예정이다. 재판부가 예고한 선고 기일은 오는 9월 16일 오후 2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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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 사건팀. 가서, 듣고, 생각하며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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