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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무 화물연대 충북지역본부장 직무대행이 어명소 국토부 2차관에게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품목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양승무 화물연대 충북지역본부장 직무대행이 어명소 국토부 2차관에게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품목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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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총파업 때 정부가 안전운임제를 지속하기로 했고 품목도 확대하기로 했잖아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하고 화물노동자도 좀 살게 해달라고요. 약속을 했잖습니까? 6월 총파업 때 합의한 대로 이행하시라고요." (양승무 직무대행)

"지금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현재 업무개시명령이 발송되고 있습니다. 품목을 확대한다는 약속을 한 적 없어요. 빨리 물류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종사자분들께서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명소 국토부 2차관)


지난 29일 오후 1시 30분, 충북 단양 한일시멘트 공장 앞. 결의대회를 마친 양승무 화물연대 충북지역본부장 직무대행과 결의대회 직후 모습을 드러낸 어명소 국토부 2차관의 대화 내용이다. 양 직무대행은 어 차관에게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차종·품목확대를 주장했고, 어 차관은 정부의 입장을 대변했다. 서로 마주보고 있었지만 다른 주장만 반복하다 헤어졌다.

"우리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 충북지역본부는 29일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 충북지역본부는 29일 결의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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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아래 화물연대) 충북지역본부는 지난 29일 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국 16개 각 시·도에서 동시다발로 열리는이번 결의대회에서는 노조 간부들의 삭발식이 함께 진행됐다. 충북에서는 양승무 화물연대 충북지역본부장 직무대행과 박재석 화물연대 중앙본부 사무장이 삭발했다.

박재석 사무장은 "지난 6월 총파업으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품목확대 합의를 이끌어냈는데 정부는 이제 와서 그런 적이 없다고 한다. 과연 이것이 윤석열 정부가 얘기하는 공정과 상식인지 물어보고 싶다"라며 "길거리에서 죽지 않고 과로로 죽지 않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노동자들이 외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양승무 직무대행은 "정부에서는 화물 노동자들의 파업을 재난상황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화물노동자도 사람답게 살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선혁 민주노총 충북본부장도 "윤석열 정부는 화물노동자를 노동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 특수고용직이라고 하면서 또 노동자적 처벌을 가하려고 한다"면서 "사회 혼란을 부추기고 노동자들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며 민중이 더 이상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힘든 경제파탄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바로 윤석열 정부"라고 비판했다.

 
김선혁 민주노총 충북본부장은 "윤석열 정권은 국민을 이용해서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권과 결사의 권리를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선혁 민주노총 충북본부장은 "윤석열 정권은 국민을 이용해서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권과 결사의 권리를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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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혁 본부장이 지적한 노동자적 처벌은 정부가 29일 발동한 업무개시명령을 뜻한다. 정부는 이날 시멘트 운송사업자 2500여 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전격 발동했다. 이 명령에 따르지 않는 운송사업자들은 운행정지 및 자격정지와 같은 행정처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 기본권 침해라는 논란이 있다.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등 5개 노동법률단체는 "정부는 화물노동자를 개인사업자·자영업자로 규정하면서도 일방적으로 업무수행을 강제한다"라며 "기본권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자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 달 매출 1500만 원이지만... 실제 임금은 3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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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제의 차종·품목확대를 주장했다.

2018년 화물자동차법 개정으로 도입된 안전운임제는 화물노동자의 적정임금 보장을 통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2020년부터 2022년 말까지 3년 일몰제로 시작됐으며 컨테이너·시멘트 차량에 국한돼 있다.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위원회'에서 인건비·감가상각비·유류비 등을 고려해 안전운송원가를 결정하고 여기에 적정 이윤을 더해 안전운임을 심의·의결한다.

차종·품목확대는 현재 컨테이너·시멘트뿐 아니라 차량철강재, 자동차, 위험물, 사료·곡물, 택배 지간선 등으로도 안전운임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이 두 가지 요구사항은 지난 6월 총파업 때 합의했다. 그러나 정부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컨테이너·시멘트 안전운임제 일몰제는 3년 더 연장하지만, 품목확대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상환 씨.
 이상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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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 운송을 하는 이상환씨는 컨테이너와 시멘트뿐 아니라 다른 품목에 대해서도 안전운임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여 년간 화물노동자로 한 달 평균 25일, 매일 10시간 이상 노동을 하고 있지만, 월수입은 300만 원 가량이다.

그래서 따져봤다. 이상환씨는 오전 3시경 일을 시작한다. 매일은 아니지만 울산에 있는 현대자동차까지 부품을 배달하려면 늦어도 오전 3~4시 사이에 출발해야 한다. 충주에서 울산까지 걸리는 시간은 4시간 가량, 다른 콜까지 소화하면 하루에 약 1000㎞를 이동할 때도 있다. 상하차까지 포함하면 평균적으로 10시간이 넘는 노동을 한다.

이씨는 자신의 한 달 매출이 1500만 원 가량이라고 밝혔지만, 이 돈이 모두 이 씨의 수입은 아니다. 먼저 기름(경유)값이 빠져야 한다. 이씨는 울산까지 가는 기름값과 도로통행료가 30만 원 정도라고 말했다. 한 달 총액으로 따지면 800만 원 정도다.

여기에 고정적으로 나가는 차량할부금이 250만 원, 번호판 구입료, 음료 값, 보험료, 차량수리비를 합치면 매달 100만 원 가량이 고정적으로 나간다. 결국 이씨가 토요일도 없이 매달 25일, 매일 10시간 넘게 일하며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300여만 원이다.

이상환씨는 "누군가는 차는 남는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 하지만 사실 6~7년 정도 타면 운행거리가 100만㎞가 넘는다. 사실상 차를 더 이상 탈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품목이 확대되어 임금이 올라야 실제 사람답게 살아갈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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