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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미국의 안보실 도청에 관한 정부의 미온적 대처를 비판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미국의 안보실 도청에 관한 정부의 미온적 대처를 비판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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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善意)면 동맹국을 대상으로 불법도청을 해도 된단 말인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최종 조율을 위해 방미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미 현지시각) 기자들을 만나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惡意)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면서 미 CIA의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도청 사태를 사실상 '변호'하고 나선 데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반응이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두고 "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해당 문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사실에 견해가 일치했다",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은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 "민주당의 허위 의혹 제기는 한미동맹을 흔드는 자해행위" 등의 주장을 펴고 있는 대통령실을 강도 높게 성토하고 나섰다.
 
▲ 박홍근 “선의라면 동맹국 불법도청 해도 되나”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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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원내대표는 12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우리 대통령실은 아무 일 아닌 듯 (사태를) 축소하려고 한다. 유출된 문건에 따르면 미국은 도청 당사국이다. 도청 당사국이 (도청 사실을) 인정하는 것 봤나"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그는 "왜 도청을 당한 우리가 나서서, 미국과 의견이 일치한다면서 감추기 급급한 겐가. 아무리 혈맹이라도 주권국으로서 국가기밀 도청엔 엄중히 대응해야 한다"라며 "국민은 국가 안보의 중심부를 무방비로 털린 비상 상황이 언제고 또 다시 반복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이를 점검하고 수습에 힘을 쓰겠다는 답 대신 (미 안보실 도청을) 괴담 혹은 자해행위로 몰아가면서 상황을 모면하려고 한다"며 "국가안보실이 뚫린 사실도 경악할 일이지만 아무것도 설명 않고 말로만 완벽하다면서 정치공세만 퍼부으니 국민이 더 분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에 대한 진실규명과 더불어 철저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에 엄중히 항의하고 국민이 이해할 만한 해명과 조치도 요구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게 70년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는 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도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화살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지 말고 이번 사태를 바로잡으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국익을 확실히 확보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합리적 문제제기 틀어막는 데만 집중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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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역시 "동맹의 핵심가치는 상호존중과 신뢰다. 공동의 이익을 위해 힘을 모을 땐 모으더라도 친구의 잘못은 단호하게 지적하는 게 성숙한 동맹"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한 대통령실의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미 정보기관의 대통령실 도청 의혹이 일파만파인데 정부는 의혹을 규명하기보단 합리적인 문제제기를 틀어막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며 "정부는 도청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파악하고 사실이라면 미국 정부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이 대표는 "정부의 무너진 안보기강 역시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 북한 드론에 서울 하늘이 뚫리고 대통령실이 외국 정보기관의 도청에 노출되는 일은 결코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은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을 서두르겠다. 대통령실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조치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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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미 안보실 도청,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이재명, #김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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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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