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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전 부지사 변호인 김현철 변호사
 이화영 전 부지사 변호인 김현철 변호사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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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1심 선고가 나기도 전 세 번째로 구속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단이 법관기피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23일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단 김현철·김광민 변호사는 경기도의회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 진행의 불공정성 때문에 (법관) 기피신청을 한다"며 "피고인(이 전 부지사)과 상의해 이 사건 재판부인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에 대한 기피신청을 하기로 했다. 회견 후 바로 수원지법에 기피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관기피 신청은 형사소송법에 따른 절차로 법관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을 때 검사 또는 피고인 등이 제기할 수 있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단은 이유로 ▲증인신문에 관한 형사소송규칙 위반 ▲기소되지 않은 사실에 대한 증인신문 허용 ▲재판진행 불공평 ▲위법한 추가구속영장 발부 ▲증거인멸교사죄에 대한 공소장 변경 문제 등을 들었다.

재판부, 변호사에 "공판기록 보라" 

이날 회견에서는 지난 9월 새로이 선임된 김현철 변호사가 마이크를 잡고 수원지법 형사11부에 대해 기피신청을 한 이유를 주도적으로 설명했다. 이날 김 변호사는 28쪽에 달하는 PPT 자료를 사전에 준비해 쉼없이 설명을 이어갔고 기자 문답을 포함해 총 1시간 28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김 변호사는 "재판부가 시종일관 유도신문을 제지할 의무를 위반했다"라고 강조하며 공판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20여 년 경력의 변호인인 자신을 향해 "'숙성되지 않은 의견이다. 공판 기록을 보라'고 했다"라며 "모욕적이었다"라고 평했다.

"7월 11일 공판에서 검사가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에게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 대납으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계약금이라고 기재한 것으로 보이는데, 계약금 성격의 의미가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어떠냐'라고 묻는다. 김성태는 '그 당시에 계약할 게 없는데 뭘 계약하냐'며 '경기도 대납이라고 넣을 수 없으니 저렇게 표기를 해놓은 거 같다'고 말한다. 미리 검사와 김성태가 '내가 이 말을 하면 이 말을 하라'고 미리 짠 거로 볼 수 있다. 여기서 쌍방울그룹 스스로 계약금이라고 표시한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 자료임을 강조하며 (김현철 변호사가) 의문을 제기하자 재판장이 '공판기록을 더 읽어 보라'고 말했다. 재판장은 유도신문을 제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했다."

그는 "재판부는 검찰에게 부여한 만큼의 동등한 소송행위를 (피고인 측에) 인정하지 않았다"며 "프레젠테이션은 추가구속영장 발부에 관한 것이었다. 프레젠테이션을 다음 기일로 미루면서 추가구속영장에 대한 변론권 행사의 시기를 놓치는 결과에 이르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또 김 변호사는 지난 10월 10일 공판에 있었던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의 증인신문도 재판부를 기피신청하게 된 구체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검찰은 2019년 6월 13일 자 (경기도) 공문에 있던 쌀 10만톤 지원에 대한 언급이 사라진 이유를 물었다. 이에 안부수는 '잘 모르겠다'고 답한다. 그러자 검사는 이어진 질문에서 '2019년 7월경 이재명 도지사에 대한 방북비용에 대한 협의가 끝났기 때문에 쌀 10만 톤에 대한 언급이 사라진 것 아니냐'라고 말한다. 안부수는 '그런 것 같다'고 대답한다. 결국 검사의 진술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오염된 증거'에 대해 재판장은 이를 제지하기는커녕 '안부수가 대북전문가이기 때문에 허용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재판부가 스스로를 부끄러워야 할 재판"
  
이화영 전 부지사 변호인 김현철 변호사
 이화영 전 부지사 변호인 김현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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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재판 지연을 목적으로 기피 신청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단호하게 "그런 시각은 옳지 않다"며 "지금 재판부는 숱한 유도신문과 편파적인 질문에 대해 제지해야 할 의무를 저버렸다. 향후 스스로 부끄러워야 할 재판으로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8월 재판부 기피 신청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이 전 부지사가 두 달여 만에 마음을 바꾼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긴 옥중생활로 흔들린 것"이라면서 "그때만 해도 '다 무죄로 해줄 테니까 이재명에 보고한 거로 진술하라'는 검찰의 회유에 거래할 생각이 있었던 거 같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해선 이후에 설 자리가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라고 답했다. 입장 변화와 번복이 검찰의 회유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김 변호사는 검찰이 주장하는 '이 대표의 방북비용 300만 불 쌍방울 대납 의혹'에 대해서도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이 만든 자료를 보면 '최우선적으로 (김성태) 회장님의 방북 추진', '회장님 방북과 관련해서 기제기한 평양사업설명회 개최 여부' 등의 문구가 등장한다"며 "만약 2019년 12월 말에 김성태가 평양을 방북하여 사업설명회를 하고 종전 5월 12일 자 합의서를 구체화한 계약서를 작성하였다면 남북경협 이슈로 나노스가 이미 시총 3위에 이른 적이 있었던 것처럼 나노스의 주가는 또다시 폭등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노스는 쌍방울그룹 계열사로 '대북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 급등에 성공한 바 있다.

이 전 부지사의 기피신청은 수원지법 다른 재판부에 배당돼 기피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기피 대상인 법관은 기피신청 결정에 배제된다"면서 "1차적인 판단은 수원지법 형사11부가 아닌 다른 부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4일로 예정된 이 전 부지사의 50차 공판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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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화영, #이재명, #기피신청, #쌍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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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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