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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3년 10월 18일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3년 10월 18일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고 있다.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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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가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몰리면서 이스라엘을 전폭 지지하던 미국의 입장도 바뀌고 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규모 군사 지원을 선언하며 이스라엘을 강력히 지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만약 이스라엘이 당한 일을 미국도 겪는다면 우리의 대응은 신속하고 단호하며, 압도적일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전쟁 발발 3주, 바이든의 달라진 언어

그러나 최근 들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와 무차별 폭격, 그리고 지상군 투입 등에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미국도 이스라엘에 연일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현지시각 30일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분명한 지지를 계속 표명하고 있지만, 그와 군사·외교 관리들은 테러 공격과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에 점점 비판적인 입장이 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전쟁 발발 후 3주가 지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그의 공개적 발언은 극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shifted dramatically)"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4일 미국 내 연설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의 압도적 다수는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며 "그들도 고통받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18일에는 기자들에게 "이스라엘은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갈 곳을 잃은 가자지구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줄 길이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라며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구호품 반입을 허용하라고 압박했다.

NYT "국제 연합 구축 불가능... 우크라 때와 다르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참모진은 더 직설적이라고 평가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유엔에서 휴전까지는 아니라더라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인도주의적 전투 중단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스라엘이 난색을 표하는 '두 국가 해법'에 대해 "환상적으로 들리겠지만 우리는 지금도 그것이 중동, 전 세계,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한 옳은 길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NYT는 미국 정부의 입장이 바뀐 이유로 미국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판하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것을 꼽았다.

이어 "가자지구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전 세계, 특히 개발도상국들은 미국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라며 "미국의 유럽 동맹국들조차 이스라엘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달리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연합 구축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을 시작할 때부터 처음에는 비공개로, 나중에는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에 비판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패턴을 굳혔다"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가 대선을 1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미 CNN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이중 잣대를 보인 것에 대해 이슬람계 미국인들로부터 가혹한 비판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민주당도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해 더 강력한 목소리를 낼 것을 압박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지금은 전쟁의 때... 휴전 없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는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를 재차 거부하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10월 7일 끔찍한 공격을 당했는데 하마스에 대한 적대행위 중단에 동의할 수 없다"라며 "휴전 요구는 하마스에, 테러에, 야만에 항복하라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미국이 일본군으로부터 진주만 공습을 받고, 9·11 테러를 당했을 때 휴전을 요구하는 것에 그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성경에 평화의 때가 있다는 구절과 달리 지금은 전쟁의 때(time for war)"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전은 결코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며 "나의 목표와 의무는 하마스를 물리쳐서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미국이 물밑에서 카타르를 중재자로 놓고 하마스 측과 인질 석방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과 달리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 작전과 하마스에 대한 압박만이 인질을 석방할 희망"이라고도 주장했다.

태그:#조바이든,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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