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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를 서울시로 편입하겠다는 국민의힘 주장과 관련해 노정현 진보당 부산시당 위원장과 당원들이 6일 부산시의회를 찾아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김포시를 서울시로 편입하겠다는 국민의힘 주장과 관련해 노정현 진보당 부산시당 위원장과 당원들이 6일 부산시의회를 찾아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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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방안을 놓고 지역에서 반발이 이어진다. 특히 이를 주도하는 역할을 PK(부울경) 의원들이 맡자 "이게 말이 되느냐"라는 성토가 거세다. 일각에선 "부산에서 표를 얻어 서울을 위해 일한다"라는 비판까지 터져 나온다.

"당론으로", "서울시 면적 넓히는 게 바람직"

지난 10월 30일, 경기도 김포한강차량기지를 찾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서울과 같은 생활권의 도시를 합쳐야 한다"라며 당 차원의 추진을 강조했다.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이른바 '메가시티 서울'을 제안한 김 대표는 "인구 대비 면적으로도 서울시의 (면적을)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판은 더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이 끝난 10월 31일, 본관을 빠져나가던 김 대표를 향해 기자들은 "구리, 광명 등 다른 도시도 포함하느냐"라고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원칙론을 내세우면서도 그는 "주민 의사를 존중해 생활권, 행정구역이 일치되게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김포시의 서울 편입 주도에는 부산의 조경태 의원이 맨 앞에 섰다. 국민의힘은 2일 브리핑에서 "김포 서울 (편입) 메가시티, 가칭 수도권 주민 편익 개선 특별위원회 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했고, 조경태 의원을 선임했다"라고 발표했다.

울산이 지역구인 김 대표에 이어 부산의 5선 의원인 조 의원까지 '메가 서울' 추진에 뛰어든  셈인데, 지역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부정적 여론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야당과 시민사회는 일제히 "심판"이라는 단어를 꺼내 들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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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부산시의회를 찾은 노정현 진보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해도 모자랄 지역의 의원이 특위 위원장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모욕적이며 규탄받아야 마땅하다"라고 주장했다. 노 위원장과 당원들은 "부산 정치인 자격 없다. 김포시 서울편입 반대한다' 등의 구호 손팻말을 전면에 들었다.

노 위원장은 국민의힘 주장을 총선용 환심 정책으로 규정했다. 그는 "한 표라도 더 얻을 수만 있다면 국가의 구조, 근간 따위는 어떻게 흔들든 상관없다는 뻔뻔함이 가증스럽다. 반대 입장을 명확하지 않으면 주민소환 운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보다 사흘 전인 3일에는 서은숙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지역위원장들과 함께 같은 장소에 섰다. "부산 의원이냐, 서울 의원이냐"라며 질문부터 던진 서 위원장은 "지역의 생존을 위해 어렵사리 출범시킨 부울경 메가시티는 걷어차면서 메가 서울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모습에 기가 찬다"라고 냉소를 보냈다.

서 위원장 역시 후폭풍을 예고했다. 그는 "지방시대를 열겠다던 윤 대통령의 말은 허언이 됐고,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은 부산 시민을 잡아놓은 물고기로 취급하고 있다"라며 "반드시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분권을 외쳐온 시민사회의 눈초리도 따갑다. 부산참여연대는 성명에서 서울이 이미 수도권과 연결된 초메가시티란 점을 꼬집으며 "여당이 지역소멸의 선봉에 나선 격"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참여연대는 특히 "부산에서 표를 얻어 서울을 위해 일하는 영남권 의원들의 모습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처럼 지역 발전 역행 비판이 이어지자 국민의힘은 메가시티 구상을 김포-서울뿐만 아닌 영남과 호남 등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까지 논의 중이다. 주민이 요구한다면 바텀업 방식(bottom up, 상향)으로 여러 지역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단 발상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등은 김해와 양산 시민들에게도 부산과의 통합의사를 물어봐야 한다고 논란에 더 불을 지폈다.

태그:#메가서울, #김포시, #편입, #부산의원,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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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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