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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 예산 성당에서는 지난 6일부터 금서 도서전이 열리고 있다.
 성공회 예산 성당에서는 지난 6일부터 금서 도서전이 열리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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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에 이어 예산에서도 금서 도서전이 열렸다.

앞서 올해 초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충남과 충북 등의 공공도서관을 돌며 인권 관련 서적과 성평등 도서 등을 열람실에서 빼라는 취지의 민원을 넣었다. 급기야 지난 7월 충남도는 도내 공공도서관에서 이다 작가의 <걸스토크>를 비롯한 10권의 책을 열람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후 충남도민들은 오히려 '금서'를 찾아 읽었다. 실제로 지난 9월 충남 홍성의 '금서 대축제'에 이어 최근에는 성공회 예산성당(성마르코성당)에서 금서 도서전을 진행 중이다.

성공회 예산성당 마르코책방에서는 지난 6일부터 '선택할 권리, 읽을 자유'라는 표어로 '릴레이 금서 도서전'을 열고 있다. 행사 기간은 오는 10일까지이다.

예산성당 금서 도서전에는 <아빠 인권선언>, <딸 인권 선언> 등의 인권 관련 도서와 이다 작가의 <걸스토크>, <사춘기 내몸 사용설명서> 등 보수 단체에서 열람 제외를 요구한 책 20여 권이 전시됐다.
 
이번 금서 축제의 슬로건은 '선택할 권리, 읽을 자유'이다. 성공회 예산성당 금서 도서전 현장.
 이번 금서 축제의 슬로건은 '선택할 권리, 읽을 자유'이다. 성공회 예산성당 금서 도서전 현장.
ⓒ 심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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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용 예산성당 신부는 "공공 도서관에서는 이런 행사를 하는 게 부담스러울 것 같다"며 "민간차원에서 이를 진행하면서 행사가 끊이지 않게 릴레이로 금서 도서전을 개최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서전에 오는 시민들도 (일부 보수단체에서) 개인의 선택을 제한해 불편하다고 한다"며 "공공도서관은 가치와 신념이 다른 모든 사람들을 위한 곳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공공도서의 접근권을 제한하는 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공회는 '성소수자를 비롯해 인간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하느님은 인간을 차별하지 않는다"며 "그런데 어째서 인간이 인간을 차별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성직자로서 그런 부당한 차별에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민들도 '이 책이 금서라구요, 그럼 아이들은 어떤 책으로 성을 배우나요', '지금이 계몽주의 시대인가. 금서라니 누구 마음대로?', '금서는 내가 판단한다'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금서 지정에 반발한 금서 읽기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진숙 부뜰(충남인권교육활동가 모임) 활동가는 "12월에는 천안에서 금서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부당한 금서 요구에 대해 깨어 있는 시민들이 '금서 읽기'로 대응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예산 성당 마르코 책방. 시민들이 남긴 메시지
 예산 성당 마르코 책방. 시민들이 남긴 메시지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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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금서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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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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