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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에서  만을 이룬 자연적인 지형을 이용하거나 인공적으로 돌담을 쌓아 둘러 막아 놓고 밀물을 따라 들어온 고기가 썰물이 되어 바닷물이 빠져나갈 때 자연히 그 안에 갇히므로 쉽게 잡을 수 있게 장치해둔 곳. 돌로 만든 그물인 셈이다.
▲ 원담 해안에서 만을 이룬 자연적인 지형을 이용하거나 인공적으로 돌담을 쌓아 둘러 막아 놓고 밀물을 따라 들어온 고기가 썰물이 되어 바닷물이 빠져나갈 때 자연히 그 안에 갇히므로 쉽게 잡을 수 있게 장치해둔 곳. 돌로 만든 그물인 셈이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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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 19분, 언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렸는가 싶을 정도로 화창한 날씨다. 제주도의 날씨는 변덕스럽다. 오늘은 트레킹 하기에 딱 좋은 날이다. 일출로와 해맞이 해안로를 따라 이어지는 올레길 1코스인 제주 동쪽 바닷길로 향한다.
 
일출봉에서 김녕까지 연결된 환상의 자전거길. 자전거를 타고 즐기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평화로워 보인다
▲ 자전거  일출봉에서 김녕까지 연결된 환상의 자전거길. 자전거를 타고 즐기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평화로워 보인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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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끼고 있는 성산리와 오조리, 시흥리 등 3개 마을의 아름다운 길을 걷는 바당올레다. 성산리는 일출봉 기슭에 자리 잡은 마을로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파도에 의해 운반된 모래, 자갈들이 퇴적돼 육지와 이어진 곳이다.

일출봉 무료 탐방길의 가파른 언덕 밑에 움푹 들어온 해변이 우뭇개 해안, 지도에서 보면 낙지 머리처럼 생겼다. 성산어촌계 소속 해녀들이 물질을 시연하는 곳이다. 성산일출봉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모터보트도 운영한다. 켜켜이 쌓인 해안 절벽을 가까이 볼 수 있다. 

제주의 아름다움 먼저 알아본 이들
 
물이 빠진 내수면. 제주에서 조개 잡이로 유명하다. 7월이면 성산 조개 바당 축제가 열린다.
▲ 내수면 물이 빠진 내수면. 제주에서 조개 잡이로 유명하다. 7월이면 성산 조개 바당 축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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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하얗게 쌓여 있다. 한라산은 눈이 쌓여 있고 성산 일대는 가을 기온이다.
▲ 한라산 눈이 하얗게 쌓여 있다. 한라산은 눈이 쌓여 있고 성산 일대는 가을 기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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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뭇개 해안을 지나면서 잠 쉬어가야 할 곳이 있다. 성산포 항 바다를 따라 펼쳐지는 목재 울타리가 쳐진 산책길이다. '시의 바다'라고 부르는 곳이다. 이생진의 시비가 있다. 성산을 사랑한 시인의 시 19편의 시를 비에 새겨 조성해 놓았다.
 
삼백육십오일  
                                 이생진

삼백육십오일
두고 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육십 평생
두고 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김영갑 사진작가와 이생진 시인은 공통점이 있다. 두 분 다 제주도에 매혹되어 한 분은 사진으로, 한 분은 시로 제주를 작품으로 남겼다. 김영갑 사진작가는 부여에서 이생진 시인은 서산에서 태어났다. 제주를 가장 아름다운 서사로 남겼다.

해안에는 길을 따라 괭이눈, 개쑥부쟁이, 해국 등 가을꽃이 아직도 한창이다.  일출봉과 꽃, 억새가 한데 어울려 삭막하지 않다. 멀리 들어 누워 있는 섬이 우도다. 이제부터 우도는 바당올레 트레킹의 길잡이다. 시시각각 모양을 달리하며 해안의 절경과 겹치면서 길을 안내한다. 

성산포 항을 잠깐 들렀다. 방파제는 문이 굳게 잠겼다. 낚시 마니아들은 아랑곳없이 문을 넘어서 들어간다. 그 모습이 약간은 애교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여객터미널에는 우도로 가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가까운 듯하면서도 멀지만, 올레길을 벗어나더라도 중요한 포인트지점은 꼭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나다.

발길을 한도교로 향했다. 한도교는 성산리-오조리 구간 공유 수면에 세운 교량이다. 내수면 물을 관리하는 수문과 갑문(물 높이가 일정하도록 물의 양을 조절하는 데 쓰는 문)이 설치되어 있다. 이 다리의 건설로 바다가 호수(?)로 바뀌게 된다.

당초 뱃놀이 등을 즐길 수 있게 하려고 공유 수면에 왕복 2차선, 길이 160.6m, 너비 12m의 교량 구간에 갑문 시설을 했다고 한다. 대단한 발상이다. 서해안 같으면 병목 꼴이라 간척사업하기에 적당한 조건이다. 환경보전과 개발 두 가지 목적은 달성할 없는 것일까. 교량만 4차로로 확장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과거 성산포 내수면 주변 유채꽃 소식을 전하던 때다. 일출봉에서 내려다본 호수 같은 바다 풍광에 흠뻑 빠졌었다. 노란 유채꽃과 석양에 은빛으로 출렁이는 바다가 어찌나 아름답던지 두고두고 잊지 못하는 추억이 됐다. 이 곳은 제95회 전국체전 카누경기가 열린 곳이기도 하다. 
 
올레길 1코스 트레킹에 길잡이가 되기도 하고, 바다와 하늘과 함께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 우도 올레길 1코스 트레킹에 길잡이가 되기도 하고, 바다와 하늘과 함께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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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에 장대를 세우고 줄을 연결하여 갓 잡은 한치를 걸어 해풍과 햇빛에 말린다
▲ 한치 말리기 양쪽에 장대를 세우고 줄을 연결하여 갓 잡은 한치를 걸어 해풍과 햇빛에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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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도 그림이 되는 아름다운 풍광

한도교를 지나 본격적인 바당올레 트레킹에 나선다. 하얗게 눈 쌓인 한라산은 멀어져 가고, 환상의 자전거길 8구간이 일출봉에서 김녕 성세기 해변까지 이어진다. 자전거 길을 따라가는 올레길 역방향 트레킹이라, 정방향으로 오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시흥리 바닷길로 접어들면서 눈에 들어온 것 중 하나가 청정 해안이다. 무리 지어 먹이를 찾고 있는 물새, 해초 깔린 해안이 길게 펼쳐진다. 남해에서 왔다는 남성을 만났다. 일출봉에서 찍은 일출 사진을 보여준다. 붉게 솟아오르는 해가 환상적이다. '엄지 척'을 해줬다.

기다란 언덕배기에 장대를 세우고 한치를 말리고 있다. 한치는 제주도 해역에서 주로 잡힌다. 오징어와 생김새가 비슷하여 혼돈하기도 한다. 제주의 여름철 별미로 한치 물회나 한치회를 즐겨 먹는다. 어획량이 많지 않아 가격이 비싸다.
   
해초가 너부러진  뒤로 외쪽이 우도, 오른쪽이 일출봉이다. 파란 하늘과 구름이 한데 어우져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 우도와 일출봉 해초가 너부러진 뒤로 외쪽이 우도, 오른쪽이 일출봉이다. 파란 하늘과 구름이 한데 어우져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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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낙원이다. 먹이를 찾아 무리지어 앉아 있다. 멀리 우도가 보인다.
▲ 물새 새들의 낙원이다. 먹이를 찾아 무리지어 앉아 있다. 멀리 우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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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의 집, 원담, 연대, 재대 등 마을 주민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해안을 따라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성산일출봉에서 종달리 마을까지 이어지는 바당올레는 낭만의 길이다. 푸른 바다, 바다를 노래한 시가 있는 길이다. 

태그:#올레길1코스, #제주도, #우도, #성산일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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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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