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27일 충남의 4개 교원단체가 학생인권조례 폐지 중단을 촉구했다.
 지난 27일 충남의 4개 교원단체가 학생인권조례 폐지 중단을 촉구했다.
ⓒ 이찰우 제공

관련사진보기

   
충남도의회가 충남 학생 인권 조례 폐지 조례안 심의 의결한 가운데, 교원단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25일 박정식 의원(아산3)을 비롯한 25명의 충남도의원은 '충남 학생인권 조례 폐지조례안'을 발의했다. 해당 조례안은 11월 6일 개회한 충남도의회 348회 정례회에 회부됐다.

이와는 별개로 대전지방법원에서는 최근 주민 청구안(보수단체 청구)으로 발의된 충남인권조례와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의 적법성 여부가 다퉈지고 있다.

충남의 진보시민단체들은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 문제가 법정에서 다뤄지고 있음에도 충남도의회는 해당 조례를 의원 발의 형태로 폐지하려 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교사단체들까지 가세해 충남도의회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전교조 충남지부, 충남실천교육교사모임, 새로운학교충남네트워크, 충남좋은교사운동의 4개 교원단체는 28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도의회는 충남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지방법원 제2행정부는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충남학생인권조례와 충남인권조례 폐지안을 수리 및 발의한 충남도의회의 의사 진행 절차에 대해 '효력 정지 명령'을 내렸다. 법원이 충남인권조례와 학생인권 조례의 폐지 절차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교사 단체는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에) 의원 발의 방식으로 똑같은 내용의 폐지조례안 처리를 강행하는 것은 법치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충남도의회 일부 의원이 제시한 학생인권조례 폐지 사유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도의회는) 폐지조례안 제안 이유에 '악성민원과 정상적인 학습을 저해하는 학생들로 인해 다수 학생의 학습권과 교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학생인권조례로 교권이 침해되는 사례와 근거는 들지 못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9년 헌법재판소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합헌 결정을 했다. 성적지향을 존중, 혐오나 차별금지, 임신과 출산을 한 학생도 당연히 누려야 할 교육받을 권리를 빼앗지 못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는 일부 보수단체 주장을 관철하기 꼼수가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교사 단체는 학생인권과 교권이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단체는 "학생인권 조례는 교권과 교육활동 침해의 원인이 아니다. 학생인권 조례가 폐지된다고 교권이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충남 학생인권조례의 자유권 때문에 수업 시간에 자는 학생을 깨울 수 없고, 음식물을 먹는 학생을 제지하지도 못하며, 수업시간 중 화장실 이용도 막지 못한다는 것을 조례 폐지 근거로 삼는 것에 교사들은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근거 없는 주장으로 학교 현장을 분열시키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도의원들은 교사들의 교육활동과 교권이 무너져 걱정된다면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는 데에 힘쓰지 말고 충남에 이미 존재하는 교권보호조례를 강화해 교권과 교육활동을 적극 지원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자회견 외에도 이들 교원단체들은 충남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국민의 힘 소속 충남도의원들에게 보낼 질의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환 전교조 충남지부장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충남도의원들에게 질의서를 보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법과 상식에 어긋난다는 점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학생인권 조례 폐지안을 대표 발의한 박정식(국민의힘) 충남도의원은 지난 10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주민 발의 청구안에 대한 소송 결과를 기다를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주민 발의 청구와 관계없이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발의할 생각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법원, 인권조례 폐지 청구안 효력 정지... "충남도의회, 무겁게 받아 들여야" 

태그:#충남학생인권조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