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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4일 제주시내 아파트에서는 중국인 간의 집단 폭행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카지노에서 만난 사이로 도박 자금을 두고 폭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 임병도	관련사진보기

 
지난 23일 제주 시내 한 호텔 직원이 객실에 중국인 남성 1명이 갇혀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객실에 갇혀 있던 중국인을 확인하고 같은 호텔 다른 객실에 있던 또다른 중국인 5명을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감금된 중국인 남성 A씨는 중국인 B씨에게 카지노 도박자금으로 5천만원을 빌려주면 사흘 뒤 이자 10%를 더해주겠다고 한 뒤 돈을 빌렸다. 도박 자금을 빌려준 B씨는 갑자기 이자율을 20%로 올리고 차용증 작성을 강요했다. A씨가 이를 거부하자 감금한 것이다. 

호텔에서 감금 사건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일에도 한 중국인 여성이 남편이 호텔 방에 있는데 나가지 못하고 여권도 빼앗겼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 사건도 카지노 도박자금 3,6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는다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4일에는 제주시내 아파트 단지에서 중국인 일당이 또 다른 중국인 1명을 대낮에 집단으로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승합차를 타고 나타난 중국인 일당 8명은 40대 중국인을 무차별 폭행하고 가방을 빼앗았다. 이들은 아파트 주민들이 112에 신고하고 휴대전화로 촬영하자 현장을 떠났다가 차량번호 등을 추적한 경찰에 의해 모두 검거됐다. 

경찰 조사 결과 중국인들은 카지노에서 만난 사이로 폭행 피해자가 도박 자금 1억원을 빌린 뒤 다 잃고 잠적하자 가해 중국인들이 찾아와 폭행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중국인들 사이에서 카지노 도박 자금을 둘러싼 폭행과 감금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내 주택가 한복판에서 집단 폭행이 일어났듯 주변에 있는 무고한 시민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하자 카지노 이용객·매출액도 늘어나

지난 3년간 코로나19 여파로 도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8곳 중 5곳이 휴업했다. 2023년 5월 코로나19 엔데믹(Endemic: 일상적 유행)이 선언되면서 국제선도 정상화됐다. 지난해부터 무사증 입국도 재개됐다. 이에 발맞춰 문을 닫았던 카지노도 하나둘 영업을 재개했고, 현재는 도내 8곳 모두 정상 영업 중이다. 

지난달까지 제주지역 8개 카지노를 이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대략 30만 명으로 추산된다. 작년 같은 기간인 10만 명보다 3배나 증가했다. 카지노 매출액도 껑출 뛰어올랐다. 2021년은 488억원, 2022년은 807억원에 그쳤지만 올해는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지노 이용 외국인은 대부분 중국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는 무사증 입국이 허용되고 베이징 등 중국과의 직항 노선도 매일 운항되고 있다. 카지노를 즐기려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최적의 여건인 셈이다. 

카지노는 치외법권? 경찰, 외국인 전용이라 단속 쉽지 않아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증가한 카지노 이용객과 매출액, 그러나 양날의 검처럼 관련 범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제주 카지노를 찾는 중국인들이 늘면서 카지노 내에서 고금리 대부업이 성행하고 있다"면서 "도박을 하다 돈을 잃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접근해 고리로 돈을 돈을 빌려주고 갚지 않으면 여권도 돌려 주지 않고 협박과 폭행, 감금까지 하면서 돈을 뜯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카지노 내 고금리 대부업 등을 막을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는 점이다. 카지노는 외국인 전용이라 경찰이 상시 단속을 하거나 내부를 감시하기가 쉽지 않다. 경찰은 카지노 관련 범죄 신고나 발생한 이후에나 대응이 가능하다. 

카지노 범죄가 급증하면서 관계 당국이 모여서 긴급 회의를 했지만 대책은 카지노 업체가 내부 관리를 철저히 강화해야 한다는 수준에 그쳤다. 

카지노를 둘러싼 각종 범죄가 증가할수록 도민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혹여 무고한 시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강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