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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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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투명성기구 한국본부인 한국투명성기구는 우리 사회를 더 투명하고 정의롭게 만들기 위한 노력에 박수와 격려를 보내고 그 노력이 전체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로 지난 2001년 투명사회상을 제정해 올해로 벌써 23회째를 맞이했다. 그리고 지난 20여 년 동안 삼성X파일을 공개한 MBC 이상호 기자, BBK 비자금을 공개한 시사인 주진우 기자, 김광진 국회의원 등 여러 공익제보자들이 투명사회상을 받았다. 

올해 수상자는 채수근 일병 사망사고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 박정훈 대령, 우리 사회 엘리트 카르텔의 실체와 유착의혹을 밝힌 KBS 탐사보도부의 우한울·박영민·김성현 기자와 성동혁 편집감독, 한국이 출자한 국제개발은행의 비리와 이해충돌 등을 밝힌 뉴스타파의 김지윤 기자 등이 받는다.

특히 <뉴스타파>의 김지윤 기자는 '수상한 계약자들: 중미경제통합은행과 한국, 그 틈새를 노리다' 기사를 통해 한국이 출자한 국제개발은행의 비리와 이해충돌 등을 밝히고 투명성을 촉구하는데 크게 기여했기에 올해의 투명사회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올해 시상식은 '국제반부패의 날(12월 9일)' 하루 전인 지난 12월 8일(금) 오후 5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1층 '산다미아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투명사회상 심사위원장인 김규범 한국투명성기구 이사는 "투명사회상이 수상자분들의 그간의 노력에 대한 최소한의 위로와 격려가 되길 바란다. 아울러 수상한 기관의 윤리준법경영 노력에 대해서도 합당한 명예가 되기를 바란다.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는 이분들의 노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따뜻한 격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함께하는 실천으로 조금 더 빨리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라고 밝혔다.

언론의 사명이 무엇보다도 소중한 요즘, 그래서 올해 투명사회상 수상자 중 뉴스타파 김지윤 기자와 지난 6~7일 서면 인터뷰를 실시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정리 한 것이다.

- 먼저 수상을 축하드린다. 지난 2023년 11월 6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독재자의 은행] ② 수상한 계약자들: 중미경제통합은행과 한국, 그 틈새를 노리다"로 올해 투명사회상을 받았는데, 수상소감은?
"한국과 관련된 부분 취재를 좋게 봐주셔서 제게 이 상을 주신 것으로 알지만 부끄러울 뿐이다. 사실 이 기사는 미국 컬럼비아 저널리즘스쿨의 탐사보도 매체 <컬럼비아 저널리즘 인베스티게이션>(CJI)의 앤드루 리틀 기자가 저와 함께 국내 취재를 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한국인들을 추적한 앤드루 기자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

또 언론자유가 우리보다도 낮은 중미 국가 현지에서 어렵게 취재한 동료 기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그들이 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더라면 저희 같은 기자들은 정부가 세금으로 출자 출연한 국제금융기구에 이런 문제가 있는지 알지도 못했을 것이다."

- 이 기사는 국제 언론기관들과 공조해서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느 나라의 어떤 언론기관들과 어떻게 공조해서 작성한 것인지?
"국제 언론기관인 조직범죄와 부패 보도 프로젝트(OCCRP)가 주축이 되어 진행된 국제 협업취재 프로젝트였다. OCCRP의 주관하에 온두라스 <콘트라코리엔테>, 과테말라 <노픽씨옹>, 코스타리카 <라도 B>, 엘살바도르 <포코스>, 파나마 <라 프렌사 파나마>, 니카라과 <디베르젠테스>와 <콘피덴셜>(이상 중미 지역 공동 보도 프로젝트 <레다시옹 리저널>의 회원사), 미국 컬럼비아 저널리즘스쿨의 탐사보도 매체 <컬럼비아 저널리즘 인베스티게이션>(CJI), 한국의 <뉴스타파>, 대만의 <대만 반부패 및 내부고발자 보호협회>(TAWPA)가 취재에 참여했다. 중미경제통합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쓰는 수원국인 중미 국가 언론사들과 이 은행에 자금을 대는 역외 회원국의 언론사가 함께 취재한 셈이다."
 
2015년 8월 22일 당시 부패 혐의를 받았던 오토 페레스 몰리나 과테말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과테말라시티 내셔널 팰리스(National Palace) 앞에서 그의 허수아비(오른쪽)를 든 채 모여 있다.
 2015년 8월 22일 당시 부패 혐의를 받았던 오토 페레스 몰리나 과테말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과테말라시티 내셔널 팰리스(National Palace) 앞에서 그의 허수아비(오른쪽)를 든 채 모여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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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를 취재하고 보도하면서 느낀 점은?
"납세자로서 우리 정부가 국제금융기구에 매년 출자 및 출연하는 돈이 이렇게 큰지 몰랐다. 출자 및 출연하기까지 심의 과정도 실제로는 정교하지 않은 관행을 따르고 있고, 출자 또는 출연 이후에는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당 자금의 쓰임새를 관리하고 심의할 수 없다는 점도 알지 못했다.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셔서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야 할 분야라고 느꼈다."

- 이 기사를 취재했지만 보도에 못 담은 내용이 있는지?
"이번 기사는 중미 지역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중미경제통합은행 내부의 관리 부실, 부패 의혹에 대한 내용이라 이 은행 관련한 내용만 담았다. 그러나 이 은행 외에도 똑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국제개발은행이 많다. 다른 은행에 대한 내용도 일부는 취재했고 앞으로도 가능하다면 취재하고 싶다."

- 한국투명성기구 유한범대표는 "국내의 정부기금이 기금관리기본법에 따라 기금의 운영계획 및 결산, 회계 등이 국회에 보고되고 엄격한 통제를 받는 만큼 해외에서 진행되는 사업도 그에 준하여 국회에 보고하고 그에 따른 환수조치, 추가 출자제한 등의 지속가능하고 적절한 통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왜 한국의 정부기금이 해외에서 진행되는 사업에는 적절한 통제 제도가 없다고 보나?
"우리 정부에서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직접 수원국에 지원하는 양자간 지원 자금은 우리 정부가 정한 규정대로 관리할 수 있는데, 중미경제통합은행처럼 국제개발은행을 통해 지원하는 경우는 해당 은행의 통제 규정에 따라 자금을 집행하고 개발사업을 관리한다. 과거 대비 한국이 국제사회에 하는 자금 지원의 기여도가 높은 만큼, 우리 정부도 좀 더 관리 통제 권한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었으면 좋겠다."

- <뉴스타파>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은?
"국내에서 정치권력이든 자본권력이든 어떤 종류의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는 언론매체는 많지 않다. 그런 대표적인 사례인 뉴스타파에서 일하는 만큼 큰 책임감을 느낀다. 또, 탐사보도 매체에서 한 사안을 오래 깊게 취재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은데. 그래도 최선을 다해 만든 보도를 내놓고 나면 그만큼 보람이 큰 것 같다."

- 문재인 정부와 비교해 윤석열 정부에서의 언론 환경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요즘 많은 언론 매체에서 제기하는 문제의식과 같다. 정부와 정치권이 '가짜뉴스', '허위보도'라고 낙인찍고 기사를 심의하고 행정지도에 나서는 등 언론자유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 언론인 입장에서 지금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에 검사 출신 인물들을 대거 임명하는 등 인사 문제가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 김지윤 기자는
- 2013~2016 코리아중앙데일리 기자
- 2017~ 뉴스타파 기자
• 주요 보도
- 2018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내부고발 직원 보복성 해고' 보도
- 2018년 한·일·인니 공조 취재 '찌레본의 그늘'
- 2018년 '가짜학문 제조공장의 비밀' 시리즈
- 2018년 '인체이식 의료기기의 비밀' 시리즈
- 2019년 '진단명: 리베이트 중독' 보도 등

https://newstapa.org/author/jiyoon

 

태그:#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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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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