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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대전환경운동연합이 대전 갑천 하류에서 관찰한 노랑부리저어새.
 지난 10일 대전환경운동연합이 대전 갑천 하류에서 관찰한 노랑부리저어새.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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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진객이라고 불리는 노랑부리저어새(Platalea leucorodia)가 대전에서 월동하는 모습이 3년 연속 관찰됐다. 환경단체는 서식환경 보호를 위한 대전시의 하천관리 방향 변화를 요구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0일 갑천 조류모니터링과 먹이공급 활동 중 대전 유성구 원촌동 원촌교 하류 약 100m 지점에서 노랑부리저어새 3개체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노랑부리저어새는 2022년 대전에서 최초 확인된 종으로, 3년 연속 겨울마다 대전에서의 월동이 확인됐다. 노랑부리저어새가 갑천을 내륙의 월동지로 선택한 것이다.

지난해 겨울에도 3개채가 확인됐는데, 올해도 3개체가 확인되어 같은 개체가 2년째 연속으로 찾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추정했다. 그러면서 갑천이 명실상부한 노랑부리저어새의 월동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천연기념물 제205-2호,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유라시아 대륙에 넓게 분포하는 노랑부리저어새는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문 겨울철새다.

나그네새로 봄과 가을에는 적지 않은 수가 관찰되지만, 월동은 전국적으로 약 400여 개체 내외가 월동하는 매우 귀한 겨울 진객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 월동하는 개체수가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근연종(近緣種, 생물분류에서 관련성이 깊은 종)인 저어새와 유사하지만 얼굴에 검은색이 적어 저어새와 구분된다. 저어새과는 먹이 먹는 모양이 특이한데, 긴 주걱모양의 부리로 물을 저어가며 먹이를 찾는 종이다.

전국적으로는 해안가 습지나 내륙의 대형 습지에서 관찰되고, 내륙 하천에서는 더욱 드물게 관찰된다. 갑천이 월동지가 된 것은 그만큼 특별한 일이라고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10일 대전환경운동연합이 대전 갑천 하류에서 관찰한 노랑부리저어새.
 지난 10일 대전환경운동연합이 대전 갑천 하류에서 관찰한 노랑부리저어새.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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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노랑부리저어새가 갑천에서 3년째 월동 중이지만 내년에는 어찌 될지 모르는 일"이라며 "때문에 향후 갑천의 관리 방향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전의 하천에서 희귀종 조류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앞서 대전시는 지난 2023년 11월, 총 33곳의 하천을 준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월동 중인 노랑부리저어새는 낮은 하중도 주변에서 먹이를 취식하고 휴식을 취하는 데, 대전시의 하천 준설이 시행되면 내년 겨울에는 노랑부리저어새를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이들은 우려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대전시는 홍수 대책으로 준설을 계획하고 있지만, 실제 준설의 홍수 예방효과에 대해서는 여러 의문이 많다"며 "토사는 매년 쌓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대책도 아니며, 1년 내의 단기적 대책일 수밖에 없다. 예방효과도 매우 부정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천에 설치되었지만 용도를 다해 필요가 없어진 횡단구조물(보, 낙차공)을 철거하는 것이 홍수효과가 더 높다"며 "아울러 빗물순환 시스템 등의 도시전체적인 계획을 토대로 홍수대책을 다시 세워야 한다. 도시계획과정에서 홍수터나 하천유역을 확보하는 방안도 있다. 홍수 대책이 준설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전시가 이러한 여러 대안들과 현실적인 대책은 뒤로하고 대규모 토목사업을 손쉽게 선택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대전시를 향해 ▲하천 준설 계획 중단 ▲준선 이외의 홍수대책 마련 ▲노랑부리저어새 월동 실태 조사 및 서식처 보전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끝으로 "최근 대전에서 노랑부리저어새 외에도 많은 겨울철새들이 확인되고 있다. 고니와 혹고니 월동이 확인되기도 했다"며 "결국 이런 겨울철새들과 대전시민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준설을 통한 홍수대책이 아닌, 불필요한 구조물 철거 등을 통한 하천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태그:#노랑부리저어새,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갑천, #대전시, #하천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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