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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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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의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을 아예 그냥 문 닫기로 작정하신 것 아닌가 싶습니다."

23일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의 말이다. 그가 꼬집은 건 윤 대통령의 지난 15일 발언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수원 성균관대 반도체관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 참석해 "이제 원전은 필수다. 탈원전을 하게 되면 반도체뿐 아니라 첨단산업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의 이야기는 다르다. 

"대통령의 말대로 수백조를 투자해 짓는 반도체 공장에 원전으로 전력을 공급해서 만든다면 그 반도체는 해외에 팔 수가 없습니다. 'RE100(기업에 필요한 에너지 100%를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사용하기로 한 국제협약)'에 따라 애플과 구글, BMW와 같은 주요한 바이어들에 반도체를 팔 수 없기 때문입니다."

"원전으로 만든 반도체, 정작 해외 주요 바이어들에 못 판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주창하고 나선 '원자력 발전을 통한 반도체 산업 발전'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의 말과 반대로, 원전 의존도를 줄이지 못하면 첨단산업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정부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권 집권 후인 지난 2022년 11월, 산업자원부가 개최한 탄소중립컨퍼런스에서 '한국 기업이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전환을 이루지 못할 경우 주요 수출산업 규모는 40%, GDP는 3.8%가 축소된다'는 내용이 언급됐다는 사실을 인용하면서다.

홍 원내대표는 "심지어 삼성전자 등 우리 기업의 에너지 전환이 늦어 경쟁력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며 "삼성전자 자체 보고서에 따르면, RE100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삼성전자가 최대 31조5000억 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결국 RE100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인데, 원전으로 반도체를 만들겠다는 주장은 반도체 산업은 안중에도 없고 원자력 산업만 발전시키겠다는 생각"이라며 "반도체 산업 전략 자리에서, 반도체 산업은 죽이고 원전만 발전시키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도체 산업 관련 토론회에서 '원전 발전' 주장한 것"

이밖에도 홍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정부가 세계 최대 규모로 구축하겠다고 공언한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규모의 상당수가 기업들이 밝힌 투자 액수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기업이 설정해둔 투자 목표를 가로채 자신의 성과로 포장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윤 대통령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1차적으로 622조 원 규모를 투자하겠다', '향후 5년 동안 158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300조 원 규모의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이미 지난해 3월에 발표됐고, SK하이닉스 120조 원 규모 투자는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9년 투자의향서를 제출하면서 본격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날 내용은 기업들이 투자하겠다는 내용을 마치 정부가 자기가 하는 것처럼 생색만 낸 자리였다"고 부정 평가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생토론회 당시 윤 대통령이 "국제 분업 체계에서 비싼 물건을 만들어서 파는 나라가 잘사는 나라"라고 언급한 부분도 거론하며 "매우 천박하고 경박한 경제관"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요즘은 최소한 기업도 ESG 경영을 이야기하면서 돈만 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국제 사회에 대한 기여, 환경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윤 대통령은) 그저 전 세계를 이분법, 국내와 기업도 갈라치기하는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태그:#홍익표, #더불어민주당, #반도체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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