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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칸유니스를 떠나는 팔레스타인 난민
 가자지구 칸유니스를 떠나는 팔레스타인 난민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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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을 지원하는 유엔 구호단체의 일부 직원이 하마스와 연계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서방 국가들이 잇달아 지원을 중단하고 나섰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각) 영국, 호주, 캐나다, 핀란드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한 재정 지원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테러 공격에 UNRWA 직원 12명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UNRWA는 1차 중동전쟁이 벌어진 1949년 설립된 유엔 산하 기구다.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등의 팔레스타인 난민을 위한 의료활동와 인도적 구호 활동, 교육 등을 수행하고 있다. 

UNRWA "하마스 연루 직원들 해고, 조사 개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에게 10월 7일 테러 등 범죄 행위에 가담하거나 방조한 직원이 있는지 신속히 조사해 확인할 것을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지시를 받은 라자리니 집행위원장은 "UNRWA의 인도적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직원들과의 계약을 즉시 종료하고 지체 없이 진실 규명에 필요한 조사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또한 "테러에 연루된 모든 직원은 형사 기소를 포함해 그에 따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직원들이 테러에 어떤 역할을 했는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팔레스타인인이며 UNRWA가 운영하는 학교의 교사, 의료진, 구호 활동가 등으로 알려졌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은 가장 먼저 지원을 중단했다. 미 국무부는 전날 이번 의혹과 유엔의 대응 조치를 검토하는 동안 UNRWA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UNRWA는 팔레스타인인의 생명을 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며 "유엔이 이번 의혹에 대응하고 기존 정책과 절차를 검증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UNRWA는 '그날 이후'(전후) 가자지구의 일부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전후 활동을 금지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지원 중단 국가들 늘어날까... "가자 주민들 죽음 위기"

미국에 이어 영국, 호주, 캐나다, 핀란드까지 지원을 중단하고 나서면서 UNRWA는 구호 활동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2022년 기준으로 미국은 UNRWA에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3억4천만 달러(약 4천500억 원)를 지원했다. 영국, 호주, 캐나다, 핀란드 등 4개국은 총 6천600만 달러(약 880억 원)를 지원했다.

영국 외무부는 "극악무도한 테러인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UNRWA 직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에 경악했다"라고 규탄했다.

다만 독일, 프랑스, 유럽연합(EU)은 독립적이고 포괄적인 조사를 요구하면서도 재정 지원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UNRWA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가자지구 전역에 154개 피란민 보호시설을 운영해 왔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100명 이상의 직원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UNRWA는 여러 세대에 걸쳐 가자지구의 중요한 생명줄 역할(vital lifeline)을 해왔다"라며 "여러 서방 국가가 재정 지원을 중단하기엔 죽음의 위기에 직면한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너무 시기가 나쁘다"라고 전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후세인 알-셰이크 사무총장은 "UNRWA에 지원 중단을 발표한 국가들은 즉각 결정을 철회하기를 바란다"라며 "정치적 및 인도적 구호 위험이 크다"라고 호소했다. 

하마스도 "유엔과 국제기구에 이스라엘의 위협과 협박에 굴복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태그:#팔레스타인, #유엔, #UNR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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