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27일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평산책방에서 열린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 필자가 초대돼 방문했습니다. 지난해 연말에 나온 제 책 <대통령의 마음(다산북스)>의 저자 자격이었습니다.

평산책방은 매달 한 차례 문화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첫 초대 작가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7일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평산책방에서 열린 '작가와의 만남' 행사 당시 <대통령의 마음(다산북스)>을 쓴 최우규 작가와 악수하고 있다.
▲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악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7일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평산책방에서 열린 '작가와의 만남' 행사 당시 <대통령의 마음(다산북스)>을 쓴 최우규 작가와 악수하고 있다.
ⓒ 최우규

관련사진보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에서 "최우규 작가는 나와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라며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그리고 연설기획비서관을 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최우규 작가는 국내에서 가장 진보적이라는 경향신문 기자 출신"이라며 "최우규 당시 기자는 진실을 추구하는 투철한 기자 정신과 글 솜씨를 겸비한 훌륭한 기자로 언론계 내부에서 손꼽히는 평판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요즘 국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이라며 "최 작가는 대통령이 국민을 어떤 메시지를 갖고 어떻게 만날지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줬다"고 말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책 <대통령의 마음>에 대해서는 "최 작가의 진실을 추구하는 기자 정신의 발로이자 산물"이라며 "역사적 순간의 진실을 잘 기록해두었다가, 그 진실을 국민에게 전하는 책"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나도 잘 몰랐던 이야기, 또는 잊어버렸던 이야기도 많다"라며 "이 책을 읽으며 '그래, 맞아, 그런 일도 있었지', 어떤 때에는 '그런 일이 있었나'라고 생각하면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7일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평산책방에서 열린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서 <대통령의 마음(다산북스)>을 쓴 최우규 작가를 소개하고 있다.
▲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우규 작가 소개  문재인 전 대통령이 27일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평산책방에서 열린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서 <대통령의 마음(다산북스)>을 쓴 최우규 작가를 소개하고 있다.
ⓒ 최우규

관련사진보기

 
문 전 대통령은 "요즘 국정이 (과거와) 전혀 다른 모습이 되고 있어서, 지난 정부 때에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국정에 임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강연에서 "문재인 정부가 끝났지만 당시 상황을 기록한 글이 드물고, 요즘 모든 것을 부정당하고 있다"며 "그래서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록해 알리기 위해 글을 썼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글을 쓰는 과정에서 결국 대통령의 리더십, 그리고 문재인이라는 특정 헌법기관이 어떻게 말하고 글 쓰고 일을 처리했는지를 다루게 됐다"면서 "그래서 '대통령 문재인의 리더십'을 강연주제로 잡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의견을 먼저 이야기하지 않고 "자, 의견 주세요"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그러면 시간은 더 걸리지만 토론이 이뤄지고 제대로 논의가 된다"며 "짜장면집 가서 보스가 '다 시켜, 비싼 것도 좋아'라고 해놓고 '나는 짜장면'이라고 하면 다른 사람들이 유산슬을 시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두 번째로 '대통령 리더십은 리듬감'이라고 꼽았습니다. 일의 성격에 따라 밀어서 빨리 추진할 일이 있고, 너무 급한 것 같으면 늦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문 전 대통령은 대민업무 중 경청하기, 적극 행정 등은 늘 채찍질, 주마가편했다"며 "반면 남북 정상회담 같은 경우 청와대 참모들이 너무 급하게 할 것을 우려해서 속도 조절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리더가 갖출 자질로 '호시우행(虎視牛行)'과 '풍림화산(風林火山)' 여덟 자를 제시했습니다. 호시우행은 호랑이와 같은 눈빛으로 예리하게 관찰해 판단하고 소처럼 뚝심있게 나아간다는 뜻입니다. 풍림화산은 손자 병법에 나오는 말로 '바람처럼 빠르게, 숲처럼 고요하게, 불길처럼 맹렬하게, 산처럼 묵직하게 운신한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빠르고 맹렬한 것은 눈에 띄고 환호를 받지만, 뚝심있고 고요하고 묵직한 것은 각광받지 못한다"라며 "리더는 어려울수록 자제하고 인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 화법이 답답하는 '고구마 어법'이라는 별칭을 얻은 것에 대해 "이는 오히려 강자와 승자의 화법'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약자와 패자는 주장을 할 때 시끄럽고 요란하게 하지만, 강자와 승자는 느릿하고 낮은 어조로 말해도 모두 예의주시한다는 뜻입니다. 이어 "고구마 화법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라며 "충분히 숙고하고 내뱉기 때문이고, 그런 말은 '중천금'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리더는 고독한 자리로 결단과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인간적 풍모도 중요하다. 센 척만 해서는 리더로 성공하지 못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라며 "약속했으면 꼭 지키려고 했다. 좌절된 것도 있고 잘된 것도 있지만, 늘 잘못된 것만 기억에 남기 마련"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청와대 비서관 시절을 회고한 뒤 "길고 긴 한국 국정에서 제가 재직한 세월은 눈 깜짝할 만큼의 짧은 순간"이라면서도 "그래도 당시 팩트를 기록한 것이어서 독자들의 이해가 조금은 깊어졌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참석자들은 글 잘 쓰는 법, 회의록 정리법, 예전 국정과 현 국정 비교 등을 물었습니다. 저는 "백성은 물이고, 임금은 배라는 옛말처럼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뒤엎을 수도 있다(君如舟 民如水 水能載舟 亦能覆舟)"라며 "결국 국정은 누가 아니라 여러분, 즉 유권자가 원하는 대로 가기 마련"이라고 말했습니다.

강연을 들은 독자들께 책에 사인을 해주며 행사를 마쳤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독립언론 민들레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대통령의마음, #문재인, #최우규, #평산책방, #작가와만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일간지 기자로 23년 일했다.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홍보기획, 연설기획비서관을 했다. 음반과 책을 모으다가 시간, 돈, 공간 등 역부족을 깨닫는 중이다. 2023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말과 글을 다룬 책 <대통령의 마음>을 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