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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구 러시아 영사관 근처에 알렉세이 나발니를 추모하는 꽃과 사진이 놓여 있다.
 지난 1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구 러시아 영사관 근처에 알렉세이 나발니를 추모하는 꽃과 사진이 놓여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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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당국이 옥중 사망한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시신을 내주지 않으면서 사인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쉬는 17일(현지시각) 나발니의 사망 통지가 그의 어머니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통지문에는 나발니가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16일 오후 2시 17분께 사망했으며, 사인은 돌연사 증후군(sudden death syndrome)으로 적혀 있었다. 

"당국, 시신 안 내주려고 온갖 짓 다해"

앞서 러시아 연방 교도소 당국은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사망했다면서 "나발니가 산책을 마친 후 몸 상태가 나빠졌고, 거의 즉시 의식을 잃었다"라고 발표했다. 

야르미쉬는 "교도소 직원으로부터 나발니의 시신이 교도소와 가까운 마을인 살레하르트에 있는 영안실로 옮겨졌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나발니의 어머니가 살레하르트의 영안실에 갔을 때 그곳 문은 닫혀 있었다"라며 "나발니의 변호사가 영안실 측에 전화를 걸었더니 '시신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라고 설명했다.

야르미쉬는 "시신의 소재는 불분명하며, 관리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며 "그들은 시신을 내주지 않으려고 온갖 짓을 다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나 당국은 정확한 사인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유족의 시신 접근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해왔다"라며 "우리는 나발니의 시신을 유족에게 즉시 인도할 것을 정식으로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나발니의 어머니도 페이스북에 "사망하기 불과 사흘 전인 12일 감옥에 있는 나발니를 만나났다"라며 "아들은 살아있었고, 건강하고, 행복했다"라며 나발니가 돌연사했다는 당국의 발표에 의혹을 제기했다. 

나발니 추모하려다 273명 구금... 경찰, 삼엄한 경계 

러시아 경찰 당국은 나발니의 사망 이후 반정부 민심이 술렁이는 것을 경계하며 강력한 사전 차단에 나섰다. 

AP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인권단체 'OVD-Info'은 전국 곳곳에 마련된 나발니 추모 장소에 모인 시민이 경찰에 연행됐다며 "지금까지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전국 29개 도시에서 최소 273명이 구금됐다"라고 전했다. 

나발니를 추모하기 위해 나온 한 시민은 "나발니는 살해당했다"라며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지만,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도 이날 뮌헨안보회의가 열린 독일에서 만나 공동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나발니의 사인을 투명하게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라며 "정당한 정치 활동과 부패 척결 운동을 벌이던 나발니의 옥중 사망에 분노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나발니는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한 것을 시작으로 2011년 반부패재단을 창설하는 등 반정부 운동을 이끌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힌 인물이었다. 

태그:#나발니, #푸틴,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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