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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단수공천을 지적하며 연일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를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보좌한 이력이 공천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다. 차기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공천 파동으로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여당도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전라남도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구에 권향엽 전 대통령비서실 균형인사비서관을 전략 공천했다. 여론조사 지지율 등의 지표에서 현역 의원인 서동용 의원이 앞섰으나, 여성전략특구로 지정되며 컷오프(공천 배제)된 것. 권 예비후보는 김대중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시작으로 당과 정부에서 여러 자리를 거쳐온 인사이다. 그런데 제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 배우자실 부실장을 맡은 이력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당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일부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공천이라는 보도들이 나오며 이는 '사천' 논란으로 확산됐다. 당사자인 서동용 의원도 재심 신청 의사를 밝히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유일하게 여성전략특구로 해당 지역구로 지정한 것부터 권 예비후보에게 공천장을 쥐어주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었느냐는 의혹이다.

"겨자씨만큼의 합리성도 없다... 일방적인 낙하산 공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마이크 잡은 윤재옥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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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오전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이 공천은 대표 부인의 일정과 수행을 담당한 인사를 위한 '위인설천(사람을 앉히기 위해 일부러 필요 없는 자리를 만드는 것)'일 뿐 모든 면에서 겨자씨 한 알만큼의 합리성도 찾아볼 수 없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 선거구의 현역 의원인 서동용 의원은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20%의 해당하지 않았고, 여론조사에서도 다른 민주당 예비후보들과 비교해 2배 이상의 우위를 보였다고 한다"라며 "그런데 민주당 지도부가 경쟁력이 있고 흠결 없는 현역 의원에게 경선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갑자기 여성 전략특구로 지정한 후 일방적인 낙하산 공천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번 공천에서 민주당이 여성 전략특구로 지정한 곳은 이 지역구가 유일하다"라며 "많은 전국의 지역구 중에 왜 하필 이곳이 여성전략특구로 지정돼야 했는지 알 수가 없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워낙 말이 안 되는 공천이다 보니 이재명 대표의 팬 카페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라며 "한마디로 시스템 공천과는 거리가 먼 사천"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이를 두고 민주당 안팎에서는 재판을 앞둔 김혜경 여사의 사법리스크에 대비한 공천이 아니냐는 말이 들려오고 있다"라며 "그런데도 민주당 대표는 어제 최고위원회에서 '우리는 무리하게 공천하지 않았다'면서 민주당 역사상 전대미문의 공천 파동을 두고 '물 흐르는 소리'라고 했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국민의 시선은 안중에도 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혀진다"라며 "이에 대한 국민의 대답이 곧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에서는 이같은 지적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윤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많은 언론에서 지적하고 있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 기준은 당 대표 부인 수행 능력?"
 

이날 주요 당직자들도 관련 문제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장동혁 사무총장 역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썩은 물 공천을 말했다. 민주당 공천에 대한 자기비판인 줄 알았다"라며 "민주당을 묻는데 국민의 힘을 성토하는 것, 이재명 대표의 너무나 익숙한 화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런다고 비명횡사가 비명횡재가 되지는 않는다"라며 "민주당의 공천이야말로 물 흐르는 소리가 아니라 썩은 물 흐르는 소리"라고 직격했다.

그는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의 기준은 아마 이런 것일 것"이라며 "당 대표 범죄 혐의 변호 경력, 당 대표에 대한 아부 능력, 당 대표 부인 수행 능력, 당 대표 체포 동의안에 대한 반대 표결 경력"이라고 폄훼했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또한 "민주당이 말하는 시스템 공천이란 결국 이재명 대표를 위한 사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이미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법률적 방패 역할을 했던 박윤택 전 광주고검장,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 등 변호사들에게 경선에서 순항할 수 있도록 경선 규정을 고쳐서 가점을 준 바 있다"라는 것.

이어 "이제는 김혜경 여사의 사법리스크에 대비해 옆에서 보좌했던 인사까지 국회에 들여보내려는 일을 혁신이라고 말하며 자화자찬하고 있다"라며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공고히 하고 있는 사당화는 혁신에 역행하는 일이자 국민들의 엄격한 비판에 직면할 것임을 분명히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그:#권향엽, #김혜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410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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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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