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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BBC는 지난 2월 15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에 있는 나세르 병원을 급습해 병원 의료진들을 구금하고 폭행했다고 보도했다.
 12일(현지시간) BBC는 지난 2월 15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에 있는 나세르 병원을 급습해 병원 의료진들을 구금하고 폭행했다고 보도했다.
ⓒ BBC 보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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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의료진의 옷을 벗긴 채 구금·폭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12일(현지 시각) BBC는 '2월 15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에 있는 나세르 병원을 급습해 병원 의료진들을 구금하고 폭행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급습이 행해진 다음날인 2월 16일 비밀리에 촬영된 영상을 입수했다. 영상 속에는 속옷만 입은 남성들이 머리 뒤로 손을 얹고 무릎을 꿇고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들 앞에는 의료용 가운이 놓여 있었다.

가자지구 의료진들 "이스라엘군에게 구금과 폭행 당해"

나세르 병원의 의사인 아흐메드 아부 사바 박사는 BBC에 '일주일 동안 구금됐다'면서 그곳에서 입마개를 한 개들이 자신을 덮쳤고 이스라엘 군인에게 손이 부러졌다고 말했다.

BBC는 "그의 설명은 보복이 두려워 익명을 원했던 다른 두 의료진의 설명과 거의 일치한다"며 "그들은 며칠 동안의 구급 동안 이스라엘군이 그들에게 찬물을 끼얹으며 굴욕하고, 구타하고, 몇 시간 동안 불편한 자세로 무릎을 꿇도록 강요당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BBC가 인터뷰한 세 명의 구금자들은 '모든 구금자들이 군용 차량에 빽빽이 들어차고 대규모 집단으로 이송되면서 구타를 당했다'며 '군인들은 막대기, 호스, 소총 개머리판, 주먹으로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BBC가 입수한 2월 16일 나세르 병원 영상 속 한 장면. 속옷만 입은 남성들 앞에 의료용 가운이 놓여져 있다고 표기돼 있다.
 BBC가 입수한 2월 16일 나세르 병원 영상 속 한 장면. 속옷만 입은 남성들 앞에 의료용 가운이 놓여져 있다고 표기돼 있다.
ⓒ BBC 보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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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의료진 중 한 명은 "우리는 속옷만 입은 상태였다. 그들은 우리를 서로 포개어 쌓았고 그들은 우리를 가자지구에서 데리고 나갔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는 구타 당하고, 욕을 먹고, 굴욕을 당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에게 찬물을 끼얹었다"고 말했다.

아부 사바 박사는 이동 중에 군인들이 구금자들을 차량에서 끌어냈다면서 "그들은 우리를 자갈이 깔린 땅으로 끌고 가서 무릎을 꿇게 하고 눈을 가렸다. 땅에 구덩이가 있었고 우리는 그들이 우리를 처형하고 여기에 묻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모두 기도를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후 자신과 다른 구금자들은 건물에 수용됐다며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얼굴을 내려다보며 3시간 동안 서 있었는데, 군인이 나한테 오라고 했다. 그러더니 계속 내 손이 부러질 때까지 때렸다"고 말했다.

나세르 병원 총책임자인 아테프 알 후트 박사도 BBC에 "머리를 움직이거나 움직이려고 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쳤다"며 "이렇게 굴욕적인 자세로 2시간 정도 방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BBC가 입수 영상과 증언에 대해 인도법 전문가들은 "매우 명백히 잔인하고 비인도적인 대우의 범주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고 해당 방송은 보도했다. 또한 "병원과 의료진은 보호된다는 오랫동안 무력 충돌에 적용되는 법의 매우 근본적인 원칙과 어긋난다. 그들이 적국 국민을 치료한다는 사실 때문에 그들에 대한 보호가 약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로렌스 힐-코손 브리스톨 대학교 국제법 센터 공동 소장의 발언을 인용했다.

또한 이 방송은 의사, 간호사, 약사, 병원 안뜰에서 캠핑을 하고 있는 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몇 주 동안 병원의 이야기를 조사한 결과 의료진의 주장에 대한 세부 사항을 대조해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당시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의료진 49명의 명단 중 26명이 현장 의료진, 하마스 보건부, 국제단체 등에 의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 "구금자 학대는 엄격히 금지" 부인
영국 외무부 "사건에 대한 투명하고 철저한 조사 필요"


BBC는 이들의 주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이스라엘 방위군(IDF)에 제공했다. 그러나 IDF는 작전 과정에서 의료진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부인하며 "구금자를 학대하는 것은 IDF 명령에 어긋나므로 엄격히 금지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한 IDF는 BBC에 "원칙적으로 체포 과정에서 테러 용의자들이 옷을 수색할 수 있도록 옷을 넘겨주고 폭발성 조끼나 기타 무기를 숨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종종 필요하다"며 "칼과 같이 적대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수단을 은폐할 수 있다는 의심 때문에 구금자들에게 옷을 즉시 돌려주지 않는다. 구금자들의 몸수색 이후 옷을 돌려준다"고 덧붙였다.

BBC의 보도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나세르 병원에서 나온 매우 충격적인 사진과 보고가 있다"며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진상을 밝혀야 하며 이에 대한 이스라엘 측의 답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앤드루 미첼 영국 외무부 개발·아프리카 담당 부장관도 하원에서 "BBC가 보도한 내용에 대해 완전하고 철저한 조사와 책임이 필요하다"면서 "외무부는 그 문제에 대한 완전한 투명성과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고 이스라엘에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태그:#가자지구, #이스라엘, #BBC, #의료진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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