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2일을 기점으로, 총선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는 공천을 마무리 짓고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돌입했다. 당 지도부의 지원 유세부터 10대 공약 발표까지 여야가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과 15일 이틀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이어 부산을 방문했다. 거대 양당 지도부의 방문인 만큼 지역언론은 주요하게 보도했다.
한편, 지난 12일 부산일보와 부산MBC가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중·동부산 9개 지역구를 대상으로 '정당지지율', '지역구 후보 지지율', '공통 공약으로 채택해야 할 지역 현안' 등을 물었다.
이재명에겐 '산은 이전' 입장 요구... 한동훈에겐 질문하지 않은 지역신문
한동훈 위원장과 이재명 대표의 부산 방문을 두고 지역신문은 다소 불공정한 보도 양상을 보였다. 한 위원장 소식은 지면 배치나 사진 기사 등에서 주요하게 다뤄진 반면, 이 대표 소식은 지면에서 다뤄지지 않거나 후면에 배치되는 등 차이를 보였다.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는 한 위원장 부산 방문 소식을 1면을 통해 주요하게 다뤘다.1) 이어 3면과 4면 등 주요면 기사에서는 유세장에 모인 지지자 모습을 '구름 인파, '역대급 인파'라는 표현을 써 한 위원장의 인기를 부각했다.2) 부산일보는 팻말을 만들어 한 위원장을 환영한 시장 상인들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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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산 방문 관련 지역신문 1면 갈무리 |
| ⓒ 부산민언련 | 관련사진보기 |
이처럼 한 위원장의 긍정적인 모습이 조명된 반면, 이 대표는 '산은 이전'에 관한 이 대표의 입장 표명에 초점이 맞춰졌다.4) 국제신문은 이 대표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에 대해 '단독 이전 사실상 불가 입장'이라고 해석했다.5) 부산일보는 온라인 기사를 통해 이 대표가 원론적인 입장을 표했다고 전했다.6) 이 기간 국민의힘 장예찬·도태우 예비후보의 막말 논란이 있었지만, 이에 대한 질문이 한 위원장에게는 없었던 것과는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보도량과 지면 편집 등에서도 한 위원장과 차이가 있었다. 이 대표가 금요일에 방문했기에 두 신문 모두 온라인 기사로 먼저 소식을 전했다. 이후 국제신문은 3월 18일 4면에 이 대표의 행보를 전하는 기사 한 건 실었고,7) 부산일보는 사진 하나만 보도했다. 여야 선거대책위원회의 행보를 다룬 기사와 함께 이 대표 부산 유세 현장을 담은 사진을 5면 하단에 게재한 것이다.8) 한 위원장의 경우 1면에 사진과 함께 기사가 실렸던 것을 고려하면, 불공정한 보도다.
물론 이 대표가 곧바로 지면에 반영될 수 없는 금요일에 방문했기에 3일 뒤에 보도해야 하는 시의성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한 위원장과 이 대표의 보도 양상은 현저하게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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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산 방문 관련 지역신문 주요면 갈무리 |
| ⓒ 부산민언련 | 관련사진보기 |
한편, 지역방송은 두 사람의 부산 방문 소식을 비교적 균형적으로 보도했다. 부산MBC와 KNN은 한 위원장의 경우 유세 현장서의 발언에 초점을 맞췄고, 이 대표에 대해선 현장 발언과 함께 '산은 이전'에 관한 입장을 담았다.9) 산업은행 단독 이전 불가 입장이라고 한 지역신문과 달리 '산은 이전에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는 이 대표의 발언을 전했다. 이와 함께 별도의 단신 기사를 통해 이 대표에게 '산은 이전'에 관한 답을 요구하는 국민의힘의 기자회견을 보도했다.10) 반면, KBS부산은 이 대표를 다룬 기사에서 '산은 이전'에 관한 내용을 다루지 않았다.11)
지역신문, 여당 편향적 사진 편집 보여
지역신문의 여당 편향적인 편집은 다른 기사에서도 발견됐다. 여당에겐 긍정적인, 야당인 민주당의 경우 다소 부정적인 인상이 부여됐다. 국제신문은 부산 총선의 관전 포인트를 전한 기사에서 민주당 전재수 예비후보와 국민의힘힘 서병수 예비후보가 유세하는 현장을 찍은 사진을 실었다.12) 여기서 서 후보와 악수하는 시민은 활짝 웃고 있는 반면, 전 후보와 인사를 나누는 시민의 표정은 무표정에 가까워 차이가 드러났다.
부산일보는 막말 논란과 금품 수수 의혹 등 여야의 각종 논란을 다룬 기사에서 민주당의 유세 현장 사진을 실었다.13) 기사는 여야 모두의 악재를 언급했지만, 민주당만 담겨 있는 사진이 실려 자칫 민주당에 관한 기사로 오해할 수 있었다.
부산일보·부산MBC 여론조사, 의심스러운 조사 대상지 선정
유권자가 원하는 공약 선택지, 대부분 개발 이슈에 치우쳐
부산일보와 부산MBC의 공동 여론조사는 부산 18개 지역구 가운데 9개 지역구를 골라 진행됐다. 9개 지역구는 모두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당선된 지역으로 여당에 우세한 지역이었지만, 두 언론사는 여론조사 대상지를 선정한 기준을 따로 밝히지는 않았다.
아울러 부산 시민이 원하는 지역 현안을 묻는 문항의 문제도 있었다. 지역민들이 뽑은, 여야가 공통 공약으로 채택해야 할 1순위 지역 현안으로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나왔다. 조사는 언론사가 제시한 여러 현안 가운데 유권자가 고르는 식으로 진행됐는데, 가덕신공항, 산업은행 이전, 에어부산 분리매각, 부울경 메가시티 등 현안 모두 이미 정부가 추진하거나 추진 예정인 사업들이었다. 부산 시민사회가 제기하는 원전 문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등의 사안들은 문항 자체에서 제외됐다. 대부분 개발 공약이거나 현 정부에게 부담되지 않는 사안들만 시민에게 제시됐다.
한편, 부산일보는 오차 범위 내 접전인 지역구에 1위, 2위를 붙이는 잘못된 보도 관행을 보여주기도 했다.14) 또한 부산일보와 부산MBC의 여론조사 보도에 단순히 수치를 나열하는 식의 보도 관행이 발견됐다.
거대 양당 10대 공약만 소개
시민사회가 제안한 총선 의제, KBS부산만 주목
지난 14일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각 정당의 10대 공약이 게재됐다.15) 지역신문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10대 공약을 소개하면서 국민의힘은 저출생 해소, 민주당은 민생 회복에 초점을 맞춘 공약을 내놨다고 전했다.16) 그러나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의 10대 공약을 소개하지는 않았다. 지역방송의 경우 정당들의 10대 공약을 소개한 기사가 없었다.
지난 11일에는 부산 시민사회가 정당에 15대 정책 의제를 제안했다. 그러나 지역언론의 관심은 적었다. 지역신문은 관련 소식을 전혀 다루지 않았고, 지역방송은 단신을 통해 소식을 전했다. 총선을 앞두고 제기된 시민사회의 목소리임에도 이를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아 아쉬웠다.
그럼에도 유일하게 KBS부산이 시민사회가 제안한 총선 의제에 주목한 점이 눈에 띄었다. <[대담한K]'정쟁 대신 정책'... 시민단체가 제안한 총선 의제는?>(뉴스7, 3/14)에서 총선 의제를 제안한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이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해 자세한 이야기를 전했다.17) 구체적인 의제 내용부터 의미까지 짚은 보도였다.
공약 점검 필요성 알린 KNN, 선거일정 안내한 부산MBC
유권자 알 권리를 보장한 좋은 보도도 있었다. KNN은 <쏟아지는 도시철도 공약, 가능성은?>(3/12)에서 후보들의 도시철도, 경전철 공약에 대해 지난 총선에서 비슷한 공약이 쏟아졌지만, 사업성이 떨어져 추진되지 못한 사례가 많다며 유권자에게 꼼꼼하게 해당 공약들을 잘 살필 것을 당부했다.18) 부산MBC는 <총선 일정 본격화..남은 선거 절차는?>(3/12)을 통해 후보자 등록신청, 선거운동일, 사전투표 선거 일정 및 선거운동 방법 등 유권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안내했다.19)
[관련 보도 목록]
1) <'낙동강벨트' 찾은 한동훈 "부산에 정말 잘하고 싶다">(국제신문, 1면, 3/15), <전국 총선 판세 흔드는 '낙동강 벨트' 뜨거워진다>(부산일보, 1면, 3/15)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key=20240315.22001003933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4031418365898903
2) <韓 환영 구름인파..."부산서 새 정치 출발" 즉석 민원 청취도>(국제신문, 4면, 3/15), <"한동훈 떴다" 들썩이던 구포시장 역대급 인파 '화답'>(부산일보, 3면, 3/15)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100&key=20240315.22004003999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4031418180905516
3) <생선가게 스티로폼 이름 삼행시에 한동훈 "감사합니다" 함박웃음>(부산일보, 3면, 3/15)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4031418180758246
4) <피습 두 달만에 부산 찾은 이재명 "산은 부산행 협의 필요">(국제신문, 4면, 3/18), <부산 찾은 이재명 '산은' 이전 질문에 "공공기관 배치는 협의 필요">(부산일보, 온라인, 3/15)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100&key=20240318.22004004566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4031515035091010
5) <이재명 부산 기장,당감시장 등서 표심 공략...산은이전 관련 "2차 공공기관 이전 때 포괄적 논의 필요">(국제신문, 온라인, 3/15)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100&key=20240315.99099004247
6) <피습 후 첫 부산 방문 이재명…'산은' 이전에 대한 답변은?(종합)>(부산일보, 온라인, 3/15)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4031520165734963
7) <피습 두 달만에 부산 찾은 이재명 "산은 부산행 협의 필요">(국제신문, 4면, 3/18)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100&key=20240318.22004004566
8) <국힘 "민생 정책 승부" vs 민주 "심판이 곧 민생">(부산일보, 5면, 3/18)
https://news20.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4031718194919565
9) <불붙은 '낙동강 벨트' 여야 본격 선거전>(부산MBC, 3/14), <여야 지도부 잇따라 방문..선거전 가열>(부산MBC, 3/15), <한동훈 PK 방문, 사령탑 화력전 시작>(KNN, 3/14), <이재명 대표 부산 방문...뜨거워진 PK>(KNN, 3/15)
https://busanmbc.co.kr/01_new/new01_view.asp?idx=262186&mt=A&subt=3
https://busanmbc.co.kr/01_new/new01_view.asp?idx=262217&mt=A&subt=3
https://news.knn.co.kr/news/article/154285
https://news.knn.co.kr/news/article/154349
10) <국민의힘, "이재명 대표, '산은 이전 침묵' 사죄해야">(부산MBC, 단신, 3.13), <국민의힘, 산업은행 부산 이전 민주당 입장 촉구>(KNN, 단신, 3/15)
https://busanmbc.co.kr/01_new/new01_view.asp?idx=262148&mt=A&subt=3
https://news.knn.co.kr/news/article/154332
11) <"부산 후퇴시켜"…이재명, 정권 심판론 부각>(KBS부산, 3/15)
https://mn.kbs.co.kr/news/pc/view/view.do?ncd=7914855
12) <PK총선 승패, 낙동강벨트서 갈린다>(국제신문, 1면, 3/11)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100&key=20240311.22001002413
13) <공천 취소-선거운동 중단... 여야, 약재 조기 진화 부심>(부산일보, 4면, 3/15)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4031418313210299
14) <국힘 정동만·민주 최택용 '리턴 매치' 오차범위 내 접전>(부산일보, 3면, 3/12), <양당 대표 대리전 '친한' 정성국 '친명' 서은숙 오차범위 내 접전>(부산일보, 5면, 3/12), <44.5% 조승환, 38.8% 박영미 오차범위 내 앞서>(부산일보, 5면, 3/12)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4031118315335647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4031118314540054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4031118314698439
15)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ㆍ공약 마당,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정당정책
https://policy.nec.go.kr/
16) <여야 10대 공약 확정…與 "저출생 해소" 野 "민생 회복">(국제신문, 4면, 3/13), <선대위 구성 여야, 유권자 공략 본격화>(부산일보, 5면, 3/13)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100&key=20240313.22004003191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4031215224281008
17) <[대담한K]'정쟁 대신 정책'... 시민단체가 제안한 총선 의제는?>(KBS부산, 뉴스7, 3/14)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913935&ref=A
18) <쏟아지는 도시철도 공약, 가능성은?>(KNN, 3/12)
https://news.knn.co.kr/news/article/154141
19) <총선 일정 본격화..남은 선거 절차는?>(3/12)
https://busanmbc.co.kr/01_new/new01_view.asp?idx=26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