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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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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6일 내년도 예산안에 민생 해답을 담는다면서 "R&D(연구개발) 대폭 확대" 방침을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AI, 첨단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 체인저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환영한다. 그런데 그 내면을 속속들이 들여다 보면 현재 중소기업으로선 그리 좋아할 만한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R&D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그 중 하나는 중소기업벤처부가 주관하는 것으로 '중소기업전략기술로드맵'을 근간으로 하여 중소기업의 R&D를 지원한다. 중소기업전략기술로드맵은 매년 기술 수요 조사를 해 중소벤처기업부가 그 내용을 취합·분류·통합하여 발표하는 것으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R&D는 이 범주에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2023~2025년까지의 중소기업기술로드맵
 2023~2025년까지의 중소기업기술로드맵
ⓒ 중소기업전략기술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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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앞으로 이런 기술을 갖춰야 하고 미래 국가산업발전에 필요한 기술이 이런 것이라고 기준을 세워놓고 R&D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정부 각 부처가 필요한 기술들을 바탕으로 R&D를 지원하는 것이다.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등 부처의 특성별로 필요한 기술을 R&D를 통하여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진행되는 R&D는 현재와 미래 국가 기술 발전에 필요한 기술이어야 하며 그에 못지않게 균형있게 진행되어야 한다. "AI, 첨단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 체인저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하겠다"라고 한 대통령의 말처럼 이번에 확대하겠다고 한 R&D 예산은 현 정부가 새로 마련한 R&D기준에 부합하는 기술을 지원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 기술은 크게 12대 국가전략기술과 17대 탄소중립기술로 나뉜다.

12대 국가전략기술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첨단모빌리티 ▲차세대 원자력 ▲첨단바이오 ▲우주항공해양 ▲사이버 보안 ▲인공지능 ▲차세대통신▲ 첨단로봇제조 ▲수소▲양자 등 이다.

기존 R&D 정책 근간 흔든 윤석열 정부 
 
정부가 발표한 12대 국가전략기술
 정부가 발표한 12대 국가전략기술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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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12대 국가전략기술이 중소기업 수준에서는 개발을 시도하기 어려운 기술들이고 산업의 뿌리가 되는 소재·부품·장비 등은 12대 전략기술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현 정부의 R&D 지원 기조는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췄다기보다는 대기업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또 균형 있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그럴듯한 미래 기술이라는 점을 드러내 포장하기에 좋은 내용으로 보인다.

나는 지난 2014년부터 중소기업에서 지원사업을 담당해 왔다. 그동안 R&D 정책은 정부가 바뀌어도 그 근간은 바꾸지 않고 유지해 왔다. 즉, 뿌리 산업 분야에도 꼭 지원해왔다. 

현 정부는 그런 R&D 정책을 뿌리부터 흔들었다. 그러다 보니 그간 기술개발에 힘을 내온 일선의 중소기업이 흔들리고 있다. R&D 예산을 확대하겠다는 정부 발표에도 기뻐하지 못하는 이유는 확대하겠다는 예산이 대다수 중소기업에는 그림의 떡이 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태그:#연구비삭감, #그림의떡, #정책의균형, #기술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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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 속에 숨어있는 비범함을 찾고 불행 속에 가끔 찾아오는 행운을 감사하면서 균형을 이룬 조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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