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 당선인(더불어민주연합).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 당선인(더불어민주연합).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엄청난 무게감을 느낀다."

진보당 창원의창지역위원장이면서 10일 치러진 국회의원선거에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5번)로 나서 당선한 정혜경(50) 당선인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무게감부터 느낀다'고 말했다.

정 당선인은 창원특례시 의창구에서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다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로 전략공천되어 당선했다. 장진숙 전 후보가 진보당 '비례 1번'으로 뽑혔다가 자진사퇴하면서 그 자리에 정혜경 당선인이 배치된 것이다.

정혜경 당선인은 '창원의창'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지수 후보와 야권후보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3월 16~17일)를 하다 중단하고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로 나섰던 것이다. 그는 의창구 뿐만 아니라 이번에 전국을 돌며 선거운동을 벌였다.

여성 비정규직이 국회에 입성하기는 정 당선인이 처음으로 알려져 있다. 옛 민주노동당으로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 당선했던 홍희덕 전 의원은 의정부 환경미화원 출신이었다.

정혜경 당선인은 마산제일여고, 경상국립대 법학과를 나왔다. 비정규직 활동을 해온 그는 친환경무상급식경남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정치국장, 진보당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공동대책위원장‧전세사기깡통전세대책위공동위원장‧가계부채119창원의창센터장, 창원주민대회 공동조직위원장 등을 지냈다.

정 당선인은 "제22대 국회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비정규직 문제"라며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는 법률을 만들어야 하고, 기한의 정함이 없는 노동자를 채용해야 하며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학교비정규직 출신인 정 당선인은 국회 등원 때 비정규직들과 함께 하며 앞으로 정치 활동의 의지를 보일 예정이다. 다음은 11일 정혜경 당선인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비정규직의 목소리 국회 안에서 녹여낼 것"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 당선인(더불어민주연합).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 당선인(더불어민주연합).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 당선 소감은.

"기쁘다. 그리고 엄청난 무게감을 느낀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 대표성을 갖고 있어 더 어깨가 무겁다. 역사적으로 첫 여성 비정규직 출신 국회의원 당선으로 알고 있다. 이전에 홍희덕 전 의원이 있었는데 그 분은 환경미화원 출신이었고, 비정규직은 아니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라는 명령으로 여기고 열심히 하겠다."

- 그동안 비례대표 후보로 선거운동을 어떻게 해왔는지?

"지역구 출마 준비를 오랫동안 하다가 후보등록 직전에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게 되었다. 비정규직을 대표하는 후보라는 생각으로 전국을 돌면서 노동현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학교비정규직을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조합과 간담회를 갖기도 하고, 대형매장(마트) 노동자들의 집회에도 함께 했다. 윤석열정부에서 가장 많은 탄압을 받은 건설노조 조합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면서 창원 의창구를 비롯한 지역민들을 만나 투표해달라고 당부했다."

- 비정규직과 관련해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밤늦게까지 선거운동을 했다. 하루는 밤 10시경, 수퍼마켓 쪽에서 인사를 하는데 만났던 비정규직 유권자와 나눈 대화가 생각난다. 그 분은 그 시각까지 일을 하고 물건을 사기 위해 들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분은 '평생 밤늦게까지 일을 하면서 살아오고 있다'며 늦게까지 선거운동을 하는 정치인 보니 반갑다면서 '서민들이 정말 살기 어렵다'는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하더라.

또 만났던 자영업자 분이 생각난다. 그분은 친구가 비정규직이라고 했다. 그 비정규직은 너무 살기가 어렵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자기가 못 나고 열심히 살지 않아서 그런 거라 생각했는데, 저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난 뒤에 비정규직이 사회적인 문제라는 걸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분은 비정규직들이 제대로 숨 쉬며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치가 나서야 한다는 걸 계속 실감하고 있다. 사람들은 노동 없이 살아갈 수 없다. 일하는 사람들이 최소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고,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노동자, 특히 비정규직의 목소리는 국회 안에서 녹여낼 수 있도록 하겠다."

-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제22대 국회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는 법률을 만들어야 하고, 기한의 정함이 없는 노동자를 채용해야 하며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되도록 해야 한다. 지금 비정규직은 고용불안과 임금차별이 가장 큰 문제다.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용을 하도록 하고, 같은 일을 하면 같은 임금을 주도록 한다면 고용불안과 임금차별을 해결할 수 있다."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와 비례대표 정혜경, 전종덕, 손솔 후보를 비롯한 당원들이 22대 총선 투표일인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진보당 개표상황실에 야권 및 부산 연제구 노정현 후보, 울산 북구 윤종오 후보가 승리하는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와 비례대표 정혜경, 전종덕, 손솔 후보를 비롯한 당원들이 22대 총선 투표일인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진보당 개표상황실에 야권 및 부산 연제구 노정현 후보, 울산 북구 윤종오 후보가 승리하는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 진보당이 먼저 비례대표 후보를 당원 투표로 선정했다가 사퇴하는 후보가 생기면서 그 자리에 들어가게 되어 논란이 있었는데.

"당원투표에서 진보당 비례대표 1번이 되었던 후보와 당대표의 고심과 고뇌 속에 만들어진 것이다. 당내에서 여러 평가가 있을 수 있으나 그런 고심 어린 결정이었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한다."

-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주변 반응은?

"처음에는 다들 놀라고 당황했지만 그동안 학교비정규직의 노동자정치세력화와 진보당 창원의창구지역위원회가 열심히 해서 기회가 온 것이라고 자기 일처럼 좋아하신다."

- 창원 의창구에서 그동안 진보당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주민들 속으로 들어갔다. 당원들이 오랫동안 곳곳을 돌며 쓰레기 줍기도 하고 우수관에 막힌 폐기물을 치우는 작업도 했다. 처음에는 주민들이 한두 번 하다가 말겠지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였는데, 시간이 지나고 횟수가 더해갈수록 진정성을 가진 것으로 여기는 것 같더라.

또 의창구 도계동 북부순환도로 개설 관련한 민원에 주민들과 함께 대응했다. 결국에는 행정이 주민들의 뜻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우리는 주민들과 함께 투쟁했다. 그 투쟁을 마치고 나니 주민들이 자신감을 가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전까지는 행정이나 정치가 '갑'이고 주민들은 '을'이라는 생각을 했다면, 그 투쟁 이후에는 주민들이 주인으로, 주권자라는 인식을 가지는 것 같다. 어떤 민원이 있으면 주민들이 정치나 행정을 찾아간다기 보다 주민들이 행정을 불러서 설명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더라. 진보당 당원들이 창원의창에서 지역 민원을 함께 해결하는 데 노력했다."

- 이번 총선 결과 평가는.

"윤석열 심판의 민심이 그대로 드러났다. 한마디로 말해 지난 2년간 쌓였던 무거웠던 마음들이 선거를 통해 밖으로 표출된 것이다. 뜨거운 민심을 실감했다. 윤석열정부는 이번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국정 기조를 바꾸어야 할 것이다."

- 앞으로 어떤 의정 활동을 할 것인지.

"비례대표이니까 거기에 맞게 활동해야 한다. 비정규직 대표 주자로 여기고, 전국을 돌며 비정규직의 문제 해결을 위해 뛰겠다."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 당선인(더불어민주연합).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 당선인(더불어민주연합).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진보당 정혜경 총선예비후보.
 진보당 정혜경 총선예비후보.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태그:#정혜경, #진보당, #더불어민주연합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