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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의결될 예정인 가운데, 해병대 전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 동기 해병대사관 81기 동기회원들이 특검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김태성 동기회장이 스마트폰으로 재의요구안 의결 속보 기사를 확인하고 있다.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의결될 예정인 가운데, 해병대 전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 동기 해병대사관 81기 동기회원들이 특검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김태성 동기회장이 스마트폰으로 재의요구안 의결 속보 기사를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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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훈 해병 동기들 "정면돌파" 외쳤으나 [현장영상]
ⓒ 소중한, 복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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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끝나자마자 속보가 뜨네... 대통령 결재만 남았구나."

고 채 상병 특검법의 재의요구안(대통령 거부권)을 의결한 국무회의를 뉴스 속보로 지켜본 해병대 전우들은 분노보단 허망한 감정을 내보였다. 2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거부권 행사를 반대하는 10분 남짓 기자회견을 한 직후, 국무회의 의결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해병대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의 임관 동기들로 구성된 '해병대 사관 81기 동기회'는 이날 해병대의 상징인 빨간 티셔츠를 맞춰 입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 모였다. 오전 10시로 예정된 국무회의를 10분 앞둔 시점이었다.

이들은 '시민의 명령이다 특검을 수용하라'라고 노란 글씨로 적힌 빨간 현수막을 펼쳐 들고 "국무회의는 채 상병 특검법을 받아들여 해병대 전현직 구성원들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채 상병 사건의 진상을 명확하게 밝혀서 그의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해야 하며 책임자 처벌 및 박정훈 대령의 명예 회복을 통해 해병대가 하루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의결될 예정인 가운데, 해병대 전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 동기 해병대사관 81기 동기회원들이 특검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의결될 예정인 가운데, 해병대 전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 동기 해병대사관 81기 동기회원들이 특검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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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가 시작되자, 김태성 회장은 정부청사를 향해 입장문을 읽어 내려갔다.

김 회장은 "채 상병이 우리 곁을 떠난 지 308일이 지났다. 꽃보다 아름다운 젊은 청년이 사망했으나 두 달 뒤면 주요 수사 정보인 통신사 통화 내역이 모두 사라지고 언제 수사가 끝날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채 상병 순직 사건이 시민들의 기억에서 잊히기만을 바라고 있는 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신속한 특검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어 사분오열된 해병대 전현직 구성원들을 다시 하나로 통합하고 사회 안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 총리는 오늘 국무회의에서 뜻을 모아주시길 바란다"라며 "윤 대통령도 이순신 장군의 필사즉생 정신을 받들어 초임 시절 보여준 패기로 이번 특검 정국을 정면 돌파하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검법 재의결, 21대 국회 마지막 소임"

그러나 10분쯤 뒤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는 소식에 이들은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동기회 소속 김재일씨는 "너무 실망스럽고... 정부가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는단 생각이 든다. 왜 거부권을 행사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는지 그 진의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박세환씨도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바로 속보가 떠서 허무하다.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모든 정부 부처가 국민의 의견에 반해서 행정 처리를 하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이자 박정훈 동기로서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의결될 예정인 가운데, 해병대 전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 동기 해병대사관 81기 동기회원들이 특검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의결될 예정인 가운데, 해병대 전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 동기 해병대사관 81기 동기회원들이 특검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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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의결 직후 김 회장도 "채 상병 사건이 워낙 국가적 관심사이고 총선으로 민심이 확인된 만큼 일말의 기대가 있었지만 결국 재의요구안이 의결됐고 곧 거부권이 행사될 것 같아 마음이 복잡하다"라며 "오는 28일 특검법을 재의결하는 것이 21대 국회의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시민의 뜻으로 뽑힌 대통령의 뜻은 다시 시민들에 의해 거부될 것이다. 대통령이 기어코 비참한 길을 가게 될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채 상병 사망사건의 수사와 경찰 이첩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이 해병대 수사단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특검을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이날 오전 재의요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재의요구안을 재가할 경우 취임 후 10번째 거부권 행사가 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절차를 믿고 지켜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라며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내비쳤다. 거부권 행사 시한은 오는 22일이다.

태그:#채상병특검법, #재의요구안, #국무회의, #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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