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지도부 '유승민 때리기'... 새누리당 내분 격화

정부 시행령 수정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새누리당 지도부의 내분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개정안이 야당의 발목잡기에 이용될 것이라며 야당과의 협상을 이끌었던 유승민 원내대표를 겨냥했습니다.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정부 시행령까지 동의해줬습니다. 그래놓고 아무 문제 없다, 나는 자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상임위에서 국회에서 시행령을 개정 안 해준다고 하면 발목 잡고 한 치의 국회도 나갈 수 없다는 것을 불 보듯 뻔한 거 아니겠냐, 이겁니다."

특히 김태호 최고위원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비판했습니다.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 "마음 아프지만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참고 참다가 이 말씀을 드립니다.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 출범 이후 청와대와 당의 갈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친박 핵심인 이정현 최고위원도 개정안 내용이 헌법질서를 훼손한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유 원내대표의 책임론을 거론했습니다.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 "심각성을 몰랐다 치더라도 (통과) 그 뒤 거론된 내용을 보면 이게 얼마나 상식, 원칙에 어긋나는 문제고 (중략) 이 문제에 대해서 책임이 필요하다면 누군가는 책임문제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유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책임질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책임지겠다'며 친박 지도부의 비판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기자] "이정현 최고위원이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한다'라고 말 했는데?"
[유승민 원내대표] "뭐, 그럴 일 오면 언제든지 (책임지겠습니다)."
[기자] "김태호 최고위원은 당청 갈등이 빈번해졌다고 지적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나?"
[유승민 원내대표] "늘 이야기하지만 건전한 관계를 위한 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무성 대표는 '대통령과 당의 뜻이 다를 수 없다'며 당청갈등 진화에 나섰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대통령이 그런 (국회법 개정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씀을 하셨으면 충분한 검토 결과로 그런 말 하신걸로 생각하고, 그것은 대통령의 뜻과 우리 당의 뜻이 다를 수가 없는거죠."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개정안 때문에 "국정이 결과적으로 마비상태가 되고 정부는 무기력화될 것"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가운데 당청 갈등은 물론 친박-비박 새누리당 지도부의 내분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마이뉴스 곽승희입니다.

(영상촬영·편집 - 강신우 기자)

| 2015.06.0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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