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히로시마 원폭 피해 1세 김판근(93) 씨의 증언

78년 전인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에 미국이 투하했던 원자폭탄에 의해 지금도 고통 속에 살고 있는 김판근(93)씨는 8월 5일 오후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강당에서 열린 ”2023 합천 비핵-평화대회“의 '이야기 마당'에서 증언했다.

당시 히로시마에 있는 회사에 열차를 타고 출근했던 김판근씨는 ”조회 시간에 맞추려고 열차에서 내려 뛰어 갔지만 지각해서 조회 확인자가 ‘쉬어라’고 했다“, ”한 사람이 B-29가 날아가는 장면을 보고 말해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실제 비행기가 날아가고 있었다“, ”하늘을 쳐다보고 조금 있으니 번개 치듯이 번쩍거렸다. 곧이어 새까맣게 어두워지면서 폭풍이 불어오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지붕에서 떨어진 양철에 몸이 눌렸던 그는 ”뒤에 있는 아이들한테 살려달라고 고함을 질러도 보이지 않았다“, ”조금 있으니 훤하게 보였다. 옆에 있는 사람들을 보니까 팔꿈치가 기둥에 눌려 빠지지 않았고, 팔이 부러지고 옷이 찢어지기도 했다“, ”한참 지나 히로시마 정거장 옆에 연병장이 있는데 나가 보니 트럭 2대가 있었고, 한 대는 건빵을 나눠주었고 다른 한 대는 치료를 해주는 차량이었는데 치료야 해봤자 '아까징끼'(소독약의 일본식 표현)를 바르는 정도였다“고 기억했다.

또 김씨는 ”걸어서 집으로 가는데 짚신을 신었고, 여름이라 아스팔트가 뜨거워서 걸을 수 없었으며, 그래서 철길 옆을 걸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 보니 학교도 파손이 되어 있었고, 집은 유리창이 모두 파손되어 있었다. 친척들도 많이 다쳤다“, ”한 달 정도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에 시모노세끼로 가서 배를 타고 왔다. 처음에는 1주일 동안 배가 뜨지 않았다. 처음에는 작은 배를 타고 큰 배로 옮겨 탔다“라고 증언했다.

ⓒ윤성효 | 2023.08.0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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