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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의 작은 섬 직도가 우리공군과 미공군의 폭격으로 자칫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하지만 전북도와 군산시, 인근 어민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관심 갖지 않고 있다.

직도는 지난 1971년 우리나라 공군과 해군이 사격연습장으로 사용해 왔으며 80년대 초부터는 우리공군은 물론 주한 미공군의 폭격연습장으로 사용되어 왔다. 이로 인해 이 섬에는 제대로 된 나무가 한그루도 없으며 섬의 형체마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한미군이 경기도 화성 매향리 쿠니 사격장 폐쇄와 함께 대체 사격장의 유력한 후보지로 직도를 꼽고 있어 군산지역 어민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북 군산시 옥도면 말도리 산 145번지에 위치한 직도는 군산 서방 63km, 고군산군도의 끝인 말도와는 불과 18.5km 가량 떨어진 무인도로 면적은 3만1천736평에 불과하다.

폭격으로 인해 인근 말도와 명도, 방축도 주민 300여명은 밤낮으로 울리는 소음과 폭음에 시달린다. 또 직도 인근 어민들은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조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97년 11월에는 직도 인근 해상에서 폭발물이 터져 조업 중인 저인망어선 선원이 다친 바 있다. 3년 뒤인 2000년 2월에도 직도 인근해상에서 조업 중인 형성호 선원이 불발된 폭발물을 인양하는 과정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곳 주민들은 “지난 20여년간 ‘국가안보’라는 미명 아래 지금껏 생명위협과 함께 어족자원 감소 및 황금어장 상실 등 각종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며 “저공비행 사격훈련으로 인해 주택균열, 소음, 스트레스 등 정신적 피해 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소연 하며 직도의 즉각적인 사격장 폐쇄를 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북도와 군산시는 “21세기 관광 전북을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도 사격장으로 인해 새만금과 고군산군도를 축으로 한 '국제해양관광벨트' 조성사업 등 전북발전의 전략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직도의 사격장 존속은 군산이 중국 진출의 거점으로 충청권 행정도시의 관문역할 수행과 황해권 산업교역 중추기지로서 급부상하고 있는 현실과 정면 배치되고 있다”고 사격장 폐쇄를 국방부에 요청한 상태이다.

한편 지난 8일 직도사격장 결사반대 성명서를 의원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직도현장을 직접 방문해 주민 피해 상황 및 여론 등을 수렴한 바 있는 군산시의회는 16일 “주민들의 의견은 전혀 고려치 않고 폭격을 강행하고 있다”며 “지역 각계각층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정부가 여전히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23일쯤 시민사회단체와 연계해 ‘직도지킴이’를 발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군산시의회 이건선, 윤요섭 의원 등은 24일쯤 무인도인 직도에 상륙해 정부가 직도 사격장을 폐쇄할 때까지 무기한 천막 농성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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