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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사이트.

몇몇 메이저 제작사들과 인터넷 사업자들에 의해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이 좌지우지 되던 웹 1.0 시대를 지나, 일반인들이 콘텐츠를 직접 제작·유통하는 기회를 가지게 된 웹 2.0 시대가 열렸다.

이용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변형, 또는 가공하여 사이버 세상에서 다른 이용자들과 자신의 콘텐츠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웹 2.0 시대는 콘텐츠 생산자와 이용자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사이버 세상에서 정보의 유통과 소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정보의 유통과 소비의 패러다임을 제공한 웹 2.0의 장점을 충분히 살려 탄생한 '마이스페이스'와 '유튜브'는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불과 1, 2년 사이에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가입자 수 1위의 소셜네트워킹(Social Networking) 사이트 마이스페이스는 사업 초창기였던 2005년 7월 5억1000만 달러에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에 인수됨으로써 화려한 부상을 예고했다.

2005년 2월에 등장한 유튜브는 누구나 손쉽게 다양한 동영상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해 하루 이용건수 1억 회, 월 방문자 수 2000만 명의 세계 최대 UCC(User Created Content, 사용자제작콘텐츠) 사이트로 성장한 데 이어 구글이 2006년 10월에 16억5000만 달러라는 막대한 금액에 전격 인수함으로써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웹 2.0의 대표주자격인 이들 사이트가 '청소년 범죄'와 '저작권 위반'이라는 암초를 만나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10대 청소년들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마이스페이스는 학부모 단체와 교육기관들의 비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유튜브는 메이저 콘텐츠 업체들로부터 저작권 위반 소송에 직면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들이 처한 문제는 회사 성장 동력과도 무관치 않은 부작용이어서 해결하기까지 많은 진통이 예상된다.

마이스페이스, 청소년층에 대한 보호가 당면과제로 부상

▲ 마이스페이스닷컴.

미국판 싸이월드 마이스페이스(www.myspace.com)는 2003년 10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년여 만에 회원 수가 2600만명이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마이스페이스 홍보담당자인 대니 두덱은 "현재 하루 평균 25만명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고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마이스페이스를 이용한 이용자수는 약 6700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 전문지인 <비즈니스위크>는 "마이스페이스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들의 연령대가 주로 12세에서 17세 사이의 청소년들"이라며 "태어나면서부터 컴퓨터와 친밀한 세대인 이들은 사람을 만나 대화하고 쇼핑하고 공부하는 삶의 기반 자체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생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생활의 대부분을 인터넷에서 해결하는 청소년들을 가리켜 미국 언론은 '마이스페이스 세대'(Myspace Generation)란 호칭을 붙였는데 청소년들에게 폭발전인 인기를 누렸던 마이스페이스닷컴에서 유래했다.

2005년에 세계적인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이 5억8000만 달러에 마이스페이스를 인수하면서 마이스페이스의 주가는 더욱 치솟았다. 하지만 성장 가도를 달리던 마이스페이스는 이 사이트의 주 이용계층인 청소년들의 안전성이 심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면서 청소년층에 대한 보호가 화두로 떠올랐다.

마이스페이스에 가입 가능한 최저 연령은 14세이며, 14~15세 이용자들의 프로필은 '일촌' 관계 이외에는 공개가 엄격히 제한된다. 나름대로 청소년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거지만 나이를 높여서 입력하면 이같은 제한 조치는 쉽사리 피해갈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16세 이상의 청소년들에 대한 보호장치가 미흡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지난해 3월초,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알게 된 미성년자와 (14세와 11세) 성적인 관계를 가지려고 한 2명의 남성이 경찰에 체포된 일이 있었으며, 지난해 6월에는 미국 텍사스주에 거주하는 14세의 소녀가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알게 된 19세 청년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16세의 한 미국 소녀는 마이스페이스에서 알게 된 중동지역에 살고 있는 20세 남성을 만나기 위해 가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마이스페이스를 통한 청소년 대상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미국의 학부모 단체와 교육 기관들은 일제히 마이스페이스를 향해 청소년 대상 범죄에 대한 예방대책을 세우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미국의 정치인들도 마이스페이스가 성 범죄자나 다른 악영향으로부터 미성년자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하면서 마이스페이스를 향한 공세에 가세했다.

미국 국회의원들은 미 의회 하원 소위원회에서 청문회를 통해 학교와 공공 도서관에서 마이스페이스와 같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 했다. 일리노이주 출신 공화당 하원의원 마크 커크는 "마이스페이스 닷컴은 마약활동, 폭력단 활동, 인터넷 성범죄자의 중심이 됐다"고 비난하면서 "주정부가 이 문제에 적극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스페이스가 미국의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들에 비해 청소년 대상 범죄에 취약한 이유는 이용자 개인 사이트의 콘텐츠에 관해 불간섭주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또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중 하나인 프렌즈터의 대표인 켄트 린드스트롬은 "마이스페이스의 불간섭주의가 무엇이든지 가능하다는 풍조를 낳아 사이트상에 관용적인 분위기를 가져 왔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불간섭주의가 결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이용 될 수 있는 콘텐츠를 양산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난에 대해 뉴스코퍼레이션과 마이스페이스는 "현재 총 직원의 3분의 1인 90여명의 직원이 회원들의 안전을 감시하는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업체의 저작권 반격에 직면한 유튜브

한편 지난 2005년 등장한 웹 2.0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유튜브는 저작권 위반이라는 암초를 만나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누구나 쉽게 자신이 제작 또는 가공한 동영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의 동영상 또한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하루 평균 1억회 이상의 이용 건수와 월 평균 2000만명의 방문자수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UCC 사이트로 급성장한 유튜브는 2006년 10월 구글에 16억5000만 달러에 전격 인수되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유튜브의 급속한 성장 이면에 도사리고 있던 저작권 위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메이저 콘텐츠 업체들로부터 저작권 위반 소송에 직면할 위기에 처해 있다. 유튜브의 성장 동력이었던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사이트에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결국 유튜브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유튜브는 초창기에 미국 NBC TV의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쇼>의 동영상 클립이 사이트에 올라오면서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물론 NBC측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복제 파일이었고, 방송사의 요청에 의해 즉각 삭제됐지만 불법 동영상의 덕을 톡톡히 본 유튜브는 화제의 사이트로 부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튜브가 저작권 위반 콘텐츠를 사전에 걸러내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이용자들에게 불법 동영상을 올리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기는 하지만 권고사항일 뿐이며, 저작권자의 지적이 있기 전에는 해당 동영상 삭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유튜브 이용자들이 일반 메이저 콘텐츠 업체들의 콘텐츠를 아무 거리낌 없이 무단으로 유튜브 사이트에 올리고 또 이를 이용자들이 공유하게 되자 유튜브는 저작권 위반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실제로 유튜브는 지난 2006년 10월 일본 저작권협회와 22개 미디어 업체들의 요청에 따라 불법으로 유튜브에 게재된 일본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뮤직 비디오, 영화 등의 동영상 파일 3만여 개를 삭제했다. 이와 함께 파라마운트 픽처스, MTV, 니콜오디언스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미국 내 미디어 재벌 중 하나인 비아컴(Viacom)은 지난 2월 유튜브에 게시된 동영상 10만여 건이 자사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이를 모두 삭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유튜브를 상대로 우리나라 돈으로 1조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유튜브의 동영상 관리 능력 문제는 유튜브가 일반인들로부터 관심을 받기 시작하고 급속도로 발전하면서부터 논란이 됐던 핵심 이슈이다. 기존 공중파 방송사나 케이블 TV 방송사, 영화사 등 메이저 콘텐츠 회사들은 "유튜브가 자사 사이트에 올라오는 콘텐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여 다른 회사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했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그들이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인기 프로그램들을 무단으로 게재하는 사용자들에게 유튜브 측이 조금 더 강력한 제재를 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새로운 돌파구 마련 시급

웹 2.0시대의 최대 성공주자인 마이스페이스와 유튜브가 직면하고 있는 청소년 대상 범죄와 저작권 위반 문제는 바로 두 업체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던 장점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이스페이스가 청소년 범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사 사이트의 주요 가입대상인 청소년들의 사이트 이용을 모두 검색하고 제한 할 경우, 이용자들의 감소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용자들이 자유로이 콘텐츠를 올리고 공유하는 공간을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시작된 유튜브 역시 저작권 문제 해결을 위해 이용자들의 콘텐츠를 일일이 검색하여 게재할 경우, 이용자들의 콘텐츠 공유 비율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딜레마 때문에 마이스페이스와 유튜브는 아직까지도 속 시원한 해결책을 내 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대상 범죄와 저작권 위반 문제는 마이스페이스와 유튜브가 반드시 넘어야 하는 비켜갈 수 없는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덧붙이는 글 | 최진봉 기자는 미국 미네소타주에 있는 Bemidji State University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 기사는 미디어 미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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