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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함께해서 대선 승리를 주실거라 믿습니다."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무슨 일이든 계속 참고 노력을 해야 합니다." - 조계사
"기도하면서 끝까지 잘 참으셔야 합니다." - 혜화동 성당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종교계 지도자를 차례로 만나 들은 이야기다. 기독교계에서는 '장로' 이 후보에게 "하나님이 대선 승리도 주실 것"이라고 말했고, 불교계에서는 "참고 인내하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천주교에서는 "기도하면서 살 것"을 주문했다.

세 종교 모두 이 후보에게 "잘 될 것"이란 덕담을 건냈다. 이 후보를 맞이한 세 종교의 모습을 차례로 정리해본다.

#1 한국기독교총연합회(오후 1시 40분께) - "하나님이 대선 승리도 줄 것."

▲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사무실을 방문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꽃다발을 받고 밝게 웃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이명박 후보가 이용규 한기총 대표회장과 함께 고개를 숙여 기도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자 '장로'인 대선 후보를 맞이하는 한기총의 표정은 밝았다. 이 후보가 사무실에 들어서자 이용규 한기총 회장은 두 손을 잡으며 반겼다. 둘은 자리에 앉으며 잠시 고개를 숙여 눈을 감고 기도를 올렸다.

이 회장은 "그동안 어렵고 힘들었지만 하나님께서 힘주고, 능력 주고, 도와 줘서 경선에서 승리했다"며 "앞으로도 하나님이 함께 해서 대선에서도 승리를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대선에서도) 위대한 승리가 이뤄져서 이 민족에게 희망을 주는 훌륭한 지도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늘 기도해줘서 고맙다"며 "앞으로 본선이 남았으니 더 많이 기도해 달라, 경선에서 힘들었던 만큼 본선도 힘들 것이다, 축복해 달라"고 답했다.

또 이 전 시장은 이 회장의 머리를 많이 가리키며 "머리가 많이 자랐다"며 "앞으로 사립학교법도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06년 사립학교법 개정에 반대하며 삭발 투쟁을 벌인바 있다. 작년 12월 한기총 회장으로 선출되기 전 이 회장은 "개정 사학법, 전시작전통제권, 북한 핵실험 등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제반 문제에 대해 투철한 국가관을 갖고 정부와 사회, 북한을 상대로 교회의 예언자적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소견을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이 회장에게 경선 승리를 축하하는 꽃다발을 받았다.

#2. 조계사 대웅전(오후 2시 40분께) - "법당은 촬영하지 말라!"

▲ 서울 견지동 조계사를 방문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지관 총무원장과 손을 잡고 밝게 웃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조계사 총무원장실을 방문한 이명박 후보가 합장을 하며 지관 총무원장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이명박 후보가 조계사 대웅전으로 들어간 가운데, 불교 관련 방송사 카메라 기자가 따라가려 하자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옷을 잡으며 거칠게 촬영을 제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카메라 기자들을 제지하는 동안 조계사 대웅전에 들어갔던 이명박 후보가 나오면서 신도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 후보가 조계사 대웅전에 들어서는 순간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이 후보 수행인들이 사진과 방송 촬영 기자들의 대웅전 출입을 막은 것. 이 후보쪽 관계자들이 기자들 출입을 막는 사이 이 후보는 법당 안에서의 '예'를 마치고 나왔다.

이런 '해프닝'과 관련 조계사의 한 관계자는 "기독교 장로를 맡고 있는 이 후보가 불상 앞에 머리 숙이는 모습이 여러 기독교 지지자들에게 퍼지는 것을 우려해 촬영을 막은 것 같다"며 "조계사에서 앞장서 대웅전 촬영을 막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후보 쪽은 이를 부인했다. 조해진 공보특보는 "여러 불교신도들이 기도를 올리는데, 많은 사람들이 몰려가면 피해가 될까봐 기자 출입을 제한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이 후보는 조계사 대웅전 불상 앞에 꽃다발을 올렸다. 이어 이 후보는 합장하고 불상 앞에 고개를 세 번 숙였다.

조계사 쪽은 "원래 대웅전에 들어서면 불상 앞에서 삼 배를 올려야 하지만, 기독교 신자인 이 후보 쪽에서 그렇게는 못한다고 사전에 연락을 해왔다"며 "서로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가볍게 목례만 올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과의 면담에서 "검증으로만 6개월을 보내는 등 세계에서 가장 길고 격렬한 경선을 치렀다"며 "참고 인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지관 스님은 "어려운 고개를 넘었으니 앞으로 잘 될 것이다"며 "진실한 바탕에서 계속 노력하고 인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3. 혜화동 성당(오후 4시께) - "기도의 힘이 아니었으면···."

▲ 21일 오후 서울 혜화동 주교관을 방문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김수환 추기경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 후보는 마지막으로 김수환 추기경을 찾았다. 김 추기경은 "여기까지는 안 올 줄 알았는데…"라며 이 후보를 맞았다.

김 추기경은 "앞으로 더 험난한 일이 있을텐데 잘 참으라"며 "독실한 신자니깐 하나님께 기도하면 잘 될 것"이라고 이 후보에게 덕담을 건냈다.

이에 이 후보는 "그런 (기도의) 힘으로 참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못 참는다, 인간적으로···."라고 말을 줄였다.

이어 이 후보는 "후보끼리 협력하지 않으면 국민에 대한 배신이 될 수 있다"면서 "우리 모두 잘 될 것 같다, 박근혜 후보도 그렇게 말했고 화합하기 위해 그 동안 상대방에게 가슴 아픈 얘기는 안 했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박 후보의 경선 승복에 대해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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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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