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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나리의 매서운 바람을 피해 방안에만 있다가 일순간에 비바람이 그치는 걸 보고 나선 길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습니다.
 
도로에 쓸려내려온 흙더미,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려 자제력을 잃고 여기저기 널부러져버린 자동차들, 바람에 꺾여진 나무들과 표지판, 간판들, 여태껏  한번도 보지못한 광경에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젊음의 열기로 가득하던 탑동 광장도 물에 잠기고, 여전히 바다에선 파도가 우르렁 거립니다. 동한두기의 소방서 앞 도로엔 물에 잠긴 오토바이와 자동차들. 소방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나무도, 가로등도, 차들도 자제력을 잃고 서로 뒤엉켜 있습니다. 하천을 복개해 만든 주차장이라 안심해서 세웠던 차들은 한대도 남김없이 물에 휩쓸려 내려오다 다리 난간에 겨우 걸려 있습니다.
 
용연계곡 옆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이렇게 나마 절벽에 걸려있는 것은 차라리 다행 일까요? 나머지 차들은 아예 흔적도 없이 쓸려가 버렸습니다.

난개발이 불러온 인재라고들 말합니다. 여기에 모인 사람들도 전에 없던 일에 놀라서 서로 배수로 탓이며, 하천을 무리하게 복개해서 만든 주차장 탓을 합니다. 그러나 너무 놀라서일까요? 모두 오히려 덤덤해져버린 모습입니다.
 
저 역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처음보는 이 참혹한 광경에 할말을 잃어 버렸습니다. 모두들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하루를 하둥바둥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몇 시간째 정전 정도야 참을만한 일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주의소리> 채영복 시민기자가 취재한 것입니다.


태그:#제주, #태풍 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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