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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여섯 명이 모두 뭉쳤다. 지난 4월에 처음 만난 그 때 이외에는 각자 사정으로 단 한 차례도 한 자리에 설 수 없었던 여섯 명이었다. 물론 전화, 전자메일, 카페 등 다양한 연락 수단으로 우의를 다졌지만, 모임 때에 항상 누군가 한 명이 빠져(그 주인공이 내가 된 적도 있지만), 여섯 명 전원이 얼굴을 맞대며 얘기할 기회가 없어 항상 아쉬워했기에 왠지 모를 기쁜 마음이 더했다.

홍콩 카오룽반도 일대 최대의 쇼핑 거리. 거리 위로 수많은 간판이 즐비한 가운데, 네온사인으로 인한 화려함으로 밤이 될 수록 더욱 아름다운 '홍콩스러운' 거리이다.
▲ 침사추이 번화가 홍콩 카오룽반도 일대 최대의 쇼핑 거리. 거리 위로 수많은 간판이 즐비한 가운데, 네온사인으로 인한 화려함으로 밤이 될 수록 더욱 아름다운 '홍콩스러운' 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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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사추이거리를 함께 걸으며 다양한 모습의 사진을 굉장히 많이 찍었다. 침사추이 역 인근에서 '설정샷'도 찍고, 소고(Sogo) 백화점, 세이부(Seibu) 백화점, 미라마(Miramar) 쇼핑센터 앞에서는 일부러 쇼핑에 중독된 속칭 '된장남', '된장녀' 컨셉 사진을 찍어보기도 했다. 그렇게 즐겁게 침사추이 거리를 지나 당초 목표한 곳인 '스타의 거리'와 홍콩미술관 앞에 위치한 해안가에 다다르게 됐다.

'능청스러운' 우리 여섯 명

이번 홍콩 여행에 있어 우리 여섯 명은, 배낭여행 전문여행사인 내일여행측으로부터 인천~홍콩간 왕복항공권(캐세이퍼시픽)과 1박 3일(필자, 황성경, 문국희, 김예은) 혹은 2박 4일(김영호, 박종규)의 여행 일정에 따른 호텔(Standford Hillview) 숙박권 그리고 소량의 여비를 제공받는 대신 두 가지 미션을 부여받았다. 바로 홍콩에 올 수 있도록 여러 인프라를 제공해 준 내일여행 측의 홍보동영상과(질적으로 최고가 아니어도 좋으니) 활동그래픽을 홍콩을 배경으로 찍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번 여행이 짧은 기간인 만큼 혹시나 생길 지 모를 부담을 덜고 즐겁게 여행할 마음으로, 미션 중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은 홍보동영상을 첫 날에 마치고자 했다. 결국 홍콩컨벤션센터와 IFC빌딩이 보이는 해안가에서 여러 포즈를 설정하고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동영상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번 홍콩 여행에 있어 우리 여섯 명은, 왕복항공권, 호텔숙박권 등을 제공받은 대신, 홍콩을 배경으로 한 동영상 촬영 미션을 부여받았다. 1박 3일의 여행 중 첫 날에 홀가분하게 배경 동영상 촬영을 마치고 확인하고 있는 중.
▲ 동영상 촬영 확인중 이번 홍콩 여행에 있어 우리 여섯 명은, 왕복항공권, 호텔숙박권 등을 제공받은 대신, 홍콩을 배경으로 한 동영상 촬영 미션을 부여받았다. 1박 3일의 여행 중 첫 날에 홀가분하게 배경 동영상 촬영을 마치고 확인하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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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맞고 연령 비슷한 사람들끼리 여행 와서 그런 걸까? 아니면 다들 원래 카메라 앞에서 재치와 끼가 있었던 걸까? 전문 모델이 아닌 만큼 약간 서툴긴 했지만 1시간 정도 고생한 결과 '능청스럽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로 한국에 가서 편집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정도의 많은 배경 동영상이 나왔다. 홍보성 스틸사진과 동영상 등의 경험이 거의 없는 6인이지만, 다들 그 동안 꼭꼭 숨겨뒀던 본능을 이제야 꺼내놓는 듯 빠른 시간 내에 훌륭하게 동영상촬영 임무를 완수해냈다.

물론 다들 어색한 마음이 들긴 마찬가지였다.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관광지에서 하나의 '광고'를 찍는 것인 만큼, 계속되는 NG와 반복되는 멘트에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는 시선이 왠지 부끄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 때가 아니면 언제 이런 경험을 해 볼까? 그 때 일들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 순간순간이다.

침사추이 산책로에서 살펴보는 홍콩 섬의 풍경

우리가 흔히 '홍콩'이라고 부르는 곳은, 1997년 7월 1일을 기해 150년이 넘는 영국의 식민통치를 종결하고 중화인민공화국의 특별행정자치구로 소속된 홍콩 섬과 그 일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카오룽반도(九龍半島, Kowloon Peninsula)와 신계(新界, New Territories) 등의 육지와, 홍콩섬(香港島, HongKong Island)을 중심으로 란타우 섬 등 200여개가 넘는 섬들이 홍콩 특별행정자치구 소속으로 있다.

카오룽바도 남측과 홍콩섬 북측 사이의 바다에는 수많은 배들이 오고간다. 이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관광객을 싣는 배로서 상단의 스타크루즈와 하단의 중국 전통 디자인을 하고 있는 관광객용 선박이 가장 대표적이다.
▲ 홍콩 침사추이 산책로에서 본 다양한 배 카오룽바도 남측과 홍콩섬 북측 사이의 바다에는 수많은 배들이 오고간다. 이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관광객을 싣는 배로서 상단의 스타크루즈와 하단의 중국 전통 디자인을 하고 있는 관광객용 선박이 가장 대표적이다.
ⓒ 이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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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 있는 곳은, 카오룽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침사추이 산책로에서 가장 경치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빅토리아 하버 인근이다. 이 곳은, 카오룽반도에 위치한 빅토리아 하버와 해안가를 따라 난 산책로 등도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한강과 비슷한 너비이거나 한강에 비해 넓다 하여도 약간 넓은 정도 너비의 바다 건너에 있는 홍콩섬의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빅토리아 하버 및 홍콩섬 북측 해안가 풍경은, 홍콩의 영화, 드라마 등은 물론, 한국의 드라마, 광고 등에도 자주 방영되어 낯설지는 않았다. 하지만 화면과 사진 등 간접적 방법으로 살폈던 것에 비해 직접 다가갔을 때의 감동은 가히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컸다. 잘 구성된 홍콩섬 북측 해안가를 보며, 그리고 이러한 홍콩섬 및 카오룽반도의 해안 풍경이 홍콩 정부의 계획적인 도시계획에 의해 잘 다듬어졌다는 사실을 살피며, 우리는 더더욱 놀랐고 감탄했다. 그리고 연신 각자의 카메라 버튼을 눌러댔다.

IFC빌딩(뒷편, 제일 높은 빌딩)과 홍콩컨벤션센터(해안, 중앙 건물)를 중심으로 여러 건물이 건설되어 있다.
▲ 침사추이 산책로에서 바라본 홍콩섬 북측 해안가 IFC빌딩(뒷편, 제일 높은 빌딩)과 홍콩컨벤션센터(해안, 중앙 건물)를 중심으로 여러 건물이 건설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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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치에서 보는 홍콩섬 북측 해안가는, 높지는 않지만 수려한 건물 외형으로 가히 랜드마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홍콩컨벤션센터가 시선을 끄는 가운데, 그 외에는 높은 빌딩으로 가득 찬 형태였다. 알리안츠, 필립스, 캐논, 히타치, 올림푸스 등 세계적 지명도가 있는 기업이 이곳에서도 보일 정도의 대형 간판을 빌딩 꼭대기에 설치한 상태에서, 한국의 대기업인 삼성과 LG 또한 이에 가세한 모습이었다. 

침사추이 산책로에 도착했을 때가 오후 16시 정도였다. 1시간 정도의 동영상 촬영, 그리고 홍콩미술박물관(HongKong Museum of Art), 홍콩우주박물관(Space Museum), 옛 구룡역 시계탑(Clock Tower), 빅토리아 하버 및 바다를 지나는 각종 선박과 홍콩 섬 풍경 등을 찍으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 새 18시가 넘었다. 슬슬 해가 저물어가는 가운데 이제 저녁식사를 하고자 페리를 타려 했다.

카오룽반도 침사추이와 홍콩섬 센트럴 구간을 10분의 시간에 오가는 스타페리의 터미널 중 침사추이 방면 터미널. 스타페리는 현재 홍콩에서 운행되고 있는 여러 구간의 페리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페리로서, HK1.7$(아래층, 한화 210원 정도) 또는 HK2.2$(윗층, 한화 27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수시로 운행한다.
▲ 스타페리 터미널 (침사추이 방향) 카오룽반도 침사추이와 홍콩섬 센트럴 구간을 10분의 시간에 오가는 스타페리의 터미널 중 침사추이 방면 터미널. 스타페리는 현재 홍콩에서 운행되고 있는 여러 구간의 페리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페리로서, HK1.7$(아래층, 한화 210원 정도) 또는 HK2.2$(윗층, 한화 27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수시로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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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300원도 안 되는 가격의 배 삯

저녁식사를 할 곳은 사전에 정해놓고 온 상태였다. 사람이 꽉 찼거나, 행여나 모를 다른 이유로 문을 닫지 않는 한, 영화 화양연화와 2046의 배경 중 하나로 등장했던 'Gold Pinch' 레스토랑에 가기로 한 것이다. 카오룽반도가 아니라 홍콩섬에 위치한 'Gold Pinch' 레스토랑에 가고자 스타페리에 올랐다.

카오룽반도에서 홍콩섬으로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홍콩의 지하철인 MTR은 카오룽반도에서 운행되는 4개의 노선(AEL 포함) 모두 홍콩섬으로 운행되며, 카오룽반도와 홍콩섬을 오가는 다양한 노선의 페리(Ferry) 또한 저렴한 가격으로 홍콩 사람들과 홍콩에 온 관광객들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스타페리는 관광객들과 일반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저렴한 운임의 선박으로서 밤에 탈 경우 관광객들의 경우 대부분 창가에서 야경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 스타페리 내부 스타페리는 관광객들과 일반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저렴한 운임의 선박으로서 밤에 탈 경우 관광객들의 경우 대부분 창가에서 야경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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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스타페리는, 현재 홍콩에서 운행되고 있는 여러 구간의 페리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페리로서, 무려 HK1.7$(아래층, 한화 210원 정도) 또는 HK2.2$(윗층, 한화 270원 정도)에 달하는 상당히 저렴한 가격(옥토퍼스카드 사용 가능)을 받고 침사추이~센트럴 구간을 약 10분 정도에 주파한다.

우리는 1층과 2층 중 1층을 택했다. 2층은 선박 특유의 석유냄새도 덜 나고 기관소음도 적어 쾌적하긴 하지만, 사진을 찍기에는 1층 - 그 중에서도 왼쪽이 더 제격이라는 다수의 추천을 듣고 왔기 때문이다.

왜 사람들이, 스타페리에서 본 카오룽반도 남측과 홍콩섬 북측의 풍경을 '백만불짜리 풍경'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특히 시간대가 매우 절묘하게 맞아, 카오룽반도에서 있을 때에는 해가 지던 무렵이었지만, 배에 오를 때부터 '야경'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어두움으로 변하고 있었기에 효과는 컸다.

홍콩컨벤션센터는 25만㎡에 달하는 대규모의 컨벤션센터로, 1997년 6월 30일 밤부터 1997년 7월 1일 새벽까지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는 역사적 의식을 치룬 곳이다.
▲ 홍콩 컨벤션센터 야경 홍콩컨벤션센터는 25만㎡에 달하는 대규모의 컨벤션센터로, 1997년 6월 30일 밤부터 1997년 7월 1일 새벽까지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는 역사적 의식을 치룬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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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의 다양한 건물, 침사추이 산책로 일대, 카오룽반도와 홍콩섬 사이를 지나는 다양한 선박의 모습 등도 멋진 풍경이지만, 개인적으론 홍콩컨벤션센터 야경을 최상으로 꼽는다. 흔히 '썬 캡' 이라 부르는 모자의 앞부분 같기도 하고, 새 날개를 확대한 것 같기도 한 건물 앞 부분 곡선미가 특히 돋보인다.

홍콩컨벤션센터는, 세계에서 가장 큰 통유리를 사용한 외부 마감이 있고, 무려 25만m2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의 내부가 존재하는데, 이러한 사실 또한 놀라울 뿐이었다. 그 거대한 규모의 구조물에 미려한 곡선을 형상화했다는 사실이 대단했다. 입 벌리고 10분 정도 보냈을 무렵, 마침내 센트럴에 도착하였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

매일 저녁 19시 30분 정도가 되면 홍콩섬의 야경을 잘 볼 수 있는 침사추이 산책로 일대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20시에 홍콩섬 북측 주요 건물들이 제각각 개성을 살린 네온사인 쇼와 화려한 레이저 빔을 쏘아대는 환상의 광경인 '심포니 오브 라이트(Symphony of Lights)' 행사를 보기 위해서이다.

빅토리아 피크에서의 야경과 버금가는 야경으로 손꼽히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2004년 여름에 18개의 빌딩으로 시작된 이래, 차차 그 수를 늘려 현재는 IFC빌딩, 파이낸스센터, AIG타워, 삼성빌딩, 포시즌스호텔 등 43개의 빌딩이 참여하는 대형 행사로 확대되었다. 마침내 2005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상설 조명과 사운드 쇼' 부문으로 기네스 북에 등재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스타의 거리에서 이 쇼를 보지 않았다면 진정 홍콩을 다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 하는 평도 생기고 있다.

행사에 맞는 라이브 음악은 매일 나오지 않는다. 월. 수, 금요일에는 레이저의 움직임과 기막힌 조화를 이루는 라이브 퓨전음악을 현장에서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중국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을 적절히 조화한 퓨전음악은 화, 목, 토, 일요일에는 라디오(FM 103.4)나 전화(35-665-665)를 통하여 감상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 기사는 20대를 위한 지식정보포털사이트 영삼성닷컴(www.youngsamsung.com) 및 내일여행 투어호스트 홈페이지(www.naeiltour.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홍콩, #침사추이, #빅토리아항, #심포니 오브 라이트, #스타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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