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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내외가 강원도 화천 산골로 들어가 생활한지도 벌써 3년째 접어든다. 친구는 춘천에서 직장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두 집 살림을 한다. 대학을 다니는 아들과 춘천시내에서 살면서 남편이 있는 화천에는 일주일에 3번 정도 다녀온다 한다.

숯불위에서 구수하게 냄새를 풍기는전어
 숯불위에서 구수하게 냄새를 풍기는전어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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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남편의 아이디어로 요즈음 구수한 냄새가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를 사가지고 가자는 제안에 흔쾌히 대답을 하고 인천 소래 시장에 가서 싱싱한 횟감을 뜨고 구이용도 사가지고 화천을 향해 콧노래를 부르며 출발했다. 남편은 이벤트에 달인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친구내외가 가꾼 야채와 전어회 꿀꺽...침을 삼킨다.
 친구내외가 가꾼 야채와 전어회 꿀꺽...침을 삼킨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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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만에 반가운 사람들과의 담소
 오랫만에 반가운 사람들과의 담소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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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늦은 시간에 도착했지만 친구 내외는 반갑게 맞이해 주었고. 불을 피우고 전어가 구어 지는 동안 미리 준비한 회를 펼치고 소주를 한잔씩 기울이면서 그 동안 만나지 못했던 시간을 화기애애한 대화로 웃음꽃이 핀다. 전어구이 냄새가 얼마나 진동 하는지 200m 는
떨어져 있는 아랫집 개가 진동하는 냄새에 견디지 못하고 계속해서 짖어댄다.

아마도 어느 집에선가 집 나갔던 며느리가 돌아오지 않았을까 하고 얘기 했더니 재치 있는 친구가 하는 말이 “춘천으로 집나간 화천 댁 여기 돌아오지 않았수" 한다.

우리는 모두 깔깔깔 웃으며 집 나간 배꼽도 돌아왔네 하고 또 다시 즐거움에 취한다.

친구 남편은 건강을 생각해서 화천 용화산 산자락에 집을 짓고 집 앞 텃밭에는  갖가지 채소를 가꾸어서 여름에는 도시에 있는 친구들을 불러 웰빙 식단으로 풍족한 시골 인심을 느끼게 하고 겨울에는 난로를 준비하여 군밤과 군고구마로 우리를 유혹하여 벌써 올해로 3년째 친구 집을 들락거리고 있다.

농사일을 해보지 않은 친구내외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것저것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말하자면 친구네 부부는 귀농을 한 셈이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간간이 시간을 내서 위문공연을 간다. 위문공연이라 함은 특별한 것은 아니고 친구 집을 찾아가고 맛있는 음식과 함께 즐거운 담소를 나누는 일이다.

대화가 오가는 사이에 귀농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많이 느낀다는 친구 남편의 말을 듣고 늘 봐왔던터라 쉽게 공감을 할수 있었다.

농사만으로는 생계를 유지 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부부중 누군가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것을 피부로 느꼈고. 작년에는 서리태콩 농사를지어 50만원이나 되는 수입을 올렸다고 기뻐하는 친구를 보면서 작은것에 기쁨을 얻지 못한다면 농촌에서 살아가는것이 힘들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이른 아침 밖으로 나오면 자연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아침을 맞이 하는 풍경~
 이른 아침 밖으로 나오면 자연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아침을 맞이 하는 풍경~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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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란 같은 밤을 수확하며 기뻐하는 모습
 알토란 같은 밤을 수확하며 기뻐하는 모습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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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조용한 친구집 마당을 산책하는 두루미..
 이른 새벽 조용한 친구집 마당을 산책하는 두루미..
ⓒ 안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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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들어 밤기운이 좀 차갑지만 친구 집을 방문 할 때 마다 늘 해왔던 일과 중에 하나가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을 보기 위해 마당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모두 누워본다. 가슴 득히 별이 쏟아진다.

이른 아침 눈을 뜨고 창밖을 살며시 보고 있노라면 어느 날은 두루미가 산책 나와 있고 어느 날은 노루가 산책을 하고 있다. 이곳은 얼마나 청정 지역인지 온갖 동물들이 산에서 내려와 산책하고 다시 돌아간다 한다.

친구 집을 방문하고 돌아 올 때면  트렁크 안에 친구 부부가 싸준 갖가지 야채며  손수 만든 청국장이며, 고추장 ,고구마 등 이번에는 집 앞에 있는 밤을 따서 두 자루나 가지고 왔다. 밤 주우러 온 사람들이 주워 갈까봐 밤 지키느라 힘들었다는 친구 남편의 말을 듣고 고마움을  느꼈다.

덧붙이는 글 | 화천에 가면 20년이 젊어지드래요~



태그:#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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