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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언론문화제에서 기사 전시회 및 설명회를 가진 <보은신문> '신바람 해피통신' 어르신 기자단
 옥천언론문화제에서 기사 전시회 및 설명회를 가진 <보은신문> '신바람 해피통신' 어르신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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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보은읍 종곡리 북실마을 김교호 하우스 못자리에 주민 십팔 명이 모여 성황리에 종곡 못자리가 막음되었다.(이홍섭 기자)

몸은 늙어도 마음은 어린애처럼 어려진다... 내북면 주민들이 지난 13일 보은 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 장기자랑과 노래자랑 행사에 참가했다.(조순이 기자)


보은읍 수정리 마을 공터에 수령이 약 40년 되는 느티나무 모습이 심상치 않아서 마을 사람들의 가슴을 졸이고 있다.(전석준 기자)


국민건강을 염려하는 의학 전문가들이나 보건기관들이 환절기 건강주의를 당부하고 있다.(이병탁 기자)

20~21일 충북 옥천에서 열린 '언론문화제'의 관심은 보은신문의 <해피통신> 기사에 쏠렸다. 행사가 열린 옥천 관성회관 전시실은 이들의 그동안 써온 대표 기사로 채워졌다.

고희를 훌쩍 넘겼거나 앞두고 있는 늦깍이 할아버지 할머니 기자들.  보은에 사는 65세 이상으로 구성된 이병탁(68), 조순이(67), 이병석(72), 이흥섭(80). 김광수(70) 전석준(72) 기자가 그 들이다.

이들이 쓴 기사에는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배어 있다. 세상을 보는 색다른 안목과 깊은 심성도 묻어났다.

색다른 안목과 진한 사람 냄새

이들이 전하는 목소리도 다른 기사들과 음색이 다르다. 고물을 주워 생계를 꾸리는 노인, 새벽부터 해가 저물 때까지 농사일을 놓을 수 없는 허리 굽은 농부, 병든 몸 때문에 내일을
걱정하는 사람들..

지역 현안을 대하는 눈과 해법도 이채롭다. 진한 삶의 경험이 보태진 때문이다. 이들이 아니라면  마을 김씨네 못자리가 '막음'된 사실에 누가 주목할 수 있을까? 어느 기자가 여의치 않은 느티나무의 식생 상태를 이처럼 안타깝게 전할 수 있을까? 

풀뿌리 지역신문 전시회
 풀뿌리 지역신문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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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기자단의 탄생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간을 보내기 위해 보은군 노인장애인복지관을 찾던 이들에게 귀가 솔깃해 지는 일이 생겼다. 복지관과 보은신문 측으로 부터 기사쓰기 공부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은 것.

평소 "노인들도 제사 밥만 얻어먹을 생각만 하지 말고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 온 이들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4월 한 달 동안 언론과 기사쓰기 기초 교육 과정을 통과했다.  

지난 5월은 이들이 처음으로 기자 활동을 시작한 때다. <보은신문>을 통해서다. 신문사에서는 아예 지역 노인들을 위한 '신바람 해피통신'란을 만들어 맡겼다. 지역 노인 독자들을 위해 다른 지면보다 행간 간격과 글자 크기도 높였다. 또 노인들의 삶과 나눔, 즐거움 전달을 주요 뉴스 편집방향으로 설정했다.

<보은신문>의 이 같은 판단은 노인들의 시각과 목소리를 담는 뉴스의 생산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10월 현재 전체 보은군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24.2%. 실제 보은군내 11개 읍면 중 6개 면 지역은 노인인구 비율이 30%를 넘어섰다.

"이게 풀뿌리 지역신문의 존재이유.."

신바람해피통신 전시장에서 한 소속기자가 "노인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글귀를 쓰고 있다.
 신바람해피통신 전시장에서 한 소속기자가 "노인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글귀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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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과 지역의 뉴스를 노인들의 시각과 목소리로 담아내겠다는 <보은신문>의 시도는 적중했다.

해피통신 기자단은 보은군수와 군 의회 의장을 인터뷰를 통해 노인 일자리 늘리기와 차상위계층 국민건강보험료지원조례 제정 문제 등 노인 복지정책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해피통신 기자단의 소규모 가게들을 소개하는 '상가 탐방'은 나눔 운동을 크게 확산시켰다.

그들의 이웃들과 마음과 정을 나누는 삶을 주요하게 다뤘다. 노인들이나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게 도움을 주는 가게를 '탐방' 대상 선정의 우선 기준으로 정한 것이 알려진 원인도 컸다.

제대로 된 한글교육조차 받지 못했다는 해피통신 이홍섭 기자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누구도 귀 기울여 주지 않았던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들의 억눌린 삶의 표현들이 쏟아져 나온다"며 "그들의 삶과 생각을 전하는 일 자체가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보은신문> 지면평가위원회 김은영 위원은 "'신바람 해피통신' 기사를 열심히 본다"며 "어르신과 장애인들의 실생활에서 겪는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기사"라고 평가했다. 충북민언련 이수희 사무국장도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기사를 보면서 진한 삶의 기사를 보고 이게 '풀뿌리 지역신문'이 담아야 할 뉴스고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보은신문의 '신바람 해피통신'은 지난 9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에서 주최하고 한국 언론재단에서 주관한 전국 지역신문 우수사례 공모에서 '독자와 함께' 분야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제 5회 옥천언론문화제 성료
'지역언론 새길 찾기~ 안티 조선 마라톤까지'

언론개혁과 지역신문 역할 토론회
 언론개혁과 지역신문 역할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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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개혁의 땅으로 불리는 충북 옥천에서 20~21일 제 5회 언론문화제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풀뿌리 자치와 분권으로'를 주제로 지방분권 및 언론정책세미나, 작은 음악회, 영화상영, 언론인 천막좌담회, 전국 지역신문전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20일 열린 언론개혁과 지역신문의 역할을 주제로 한 정책세미나에서 바른지역언론연대 김기수 회장(평택시민신문 발행인)은 "현재 6년 한시 특별법으로 돼 있는 지역신문발전법을 일반법으로 개정해야 한다"며 "지역신문의 뿌리가 안착할 수 있도록 이번 국회에서 최소한 시효를 6년 연장하는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이번에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각 신문사와 언론노조, 민언련, 지역언론학회 등이 추진연대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토론자들은 언론개혁 방향으로 ▲ 조중동 중심의 전국지의 언론독과점 해소와 ▲언론 종사자들의 사이비 언론폐해 극복을 꼽았다.

지역신문의 극복과제와 관련해서는 ▲전문성 제고(바른지역언론연대 김기수 회장)와 독자와 ▲눈높이 맞추기(충북 민언련 이수희 국장) ▲언론인들의 윤리강령 재무장(뉴스서천 양수철 발행인)등을 각각 주문했다.

작은 음악회와 조선일보 장례식 퍼포먼스에는 늦은 밤까지 많은 시민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특히 장례식 퍼포먼스에서는 조계종 조계사에서 조선일보 절독의미로 수거한 신문을 보내와 불을 지피는 행사가 곁들여 졌다.

안희정, <조선반대 마라톤 대회>에 참석 

조선일보 반대마라톤대회
 조선일보 반대마라톤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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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홍세화 <한겨레>기획위원,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 순천향대 장호순 교수, 충남대 김재영 교수, 황철민 영화감독,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 등이 강연회 또는 천막 좌담회가 열려 관심을 끌었다.

21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옥천 동이~청성까지 금강변을 달리는 <조선일보 반대 마라톤>이 열렸다. 이 행사는 매년 춘천에서 열리다 올해 옥천으로 장소를 옮겼다.

이날 마라톤대회에 참석한 안희정 참여정부 평가포럼 상임집행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그동안 아스팔트에서 독재를 끝장내기 위해서 뛰었다면 오늘은 법과 제도를 완성하기 위해 아스팔트를 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대통령 후보 초청강연회'는 후보들이 하루 전날 불참을 통보해와 취소했다.
옥천언론문화제 관계자는 "당초 대선 후보들을 초청, 지방분권과 언론정책에 대한 소신을 들어보려 했으나 후보들이 뒤늦게 일정 확정을 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불참을 알려와 19일 오전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충북 옥천은 지난 2000년 정지용 선생 흉상 앞에서 <조선일보>로부터의 독립선언과 '<조선일보> 바로보기 옥천시민모임' 결성하면서 '조선일보 바로보기'의 출발지로 주목 받고 있다. 이어 매년 지역주민과 전국의 언론인, 시민단체가 한 데 모여 소통하는 언론문화제를 개최해 언론축제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태그:#옥천언론문화제, #보은신문, #해피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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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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