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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이 늘어난 건 경기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2일 국정감사에서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내뱉은 말이다. 근로조건이 가장 열악한 간접 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분신·단식하는 상황에서 이 장관의 상황 인식이 안일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한 정해진씨가 분신해 목숨을 잃는 등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이 장관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쓸 수 있는 정책 수단에 한계가 있다"는 말로 일관했다.

 

기간제 줄고 용역 늘어난 것은 경기가 좋기 때문?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장.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이 이 장관에게 비정규직 노동자와 관련된 통계청 자료를 제시했다.

 

지난 26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가 1년 만에 24만6천명 늘어나 570만3천명에 달했다. 전체 노동자의 35.9%를 차지했다. 특히 비정규직 중에서도 고용조건이 열악한 파견·용역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숫자가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용역 노동자는 49만9천명에서 59만3천명으로 파견 노동자는 13만1천명에서 17만4천명으로 늘었다. 또한 파견·용역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월급은 111만2천원으로, 141만9천원을 받는 직접 고용 기간제 노동자들에 비해 매우 낮았다.

 

단 의원은 이를 두고 "비정규직이 느는 것도 문제인데, 여건이 열악한 파견·용역 노동자가 늘어나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기간제는 약간 줄고, 용역은 늘었는데, 이는 경기가 살아나서 기업이 고용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단 의원은 이 장관의 답변에 대해 안일한 상황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단 의원은 "비정규직법 시행으로 인한 무기계약과 차별시정을 회피하기 위해 간접고용으로 비껴가고 있는 게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KBS도 비정규직법 시행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방송제작보조요원의 대한 판견 근로를 시행한다"며 "이런 현상이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단 의원은 이어 "노동부가 아시아 인권위원회에 이랜드가 비정규직 노사갈등의 유일한 기업이라고 답했다"며 "지금 상황을 너무 안일하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법이 시행된 지 3, 4개월 밖에 안됐다, 충분한 실태파악이 먼저"라고 말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해야"-"정책 수단 한계 있다"

 

이날 의원들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먼저 단 의원은 분신해 목숨을 잃은 정해진씨를 거론하며 전기원 노동자 문제의 해결을 주문했다.

 

단 의원은 "주 60시간 근무, 연장 근로 수당 미지급, 노동자 몰래하는 부당 전직 등 많은 문제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특히 (부당노동행위, 노조탄압 책임이 있는) 유해성 영진전업사 사장을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근로자들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분이 주장했던 단체교섭이 빨리 타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1월 5일 특별 근로 감독을 실시해서 고질적인 폐습을 고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국정감사 때도 지적됐던 코스콤 사태 해결이 지지부진한 것에 대해 의원들은 이 장관에게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조성래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법률가들이 볼 때 명백하게 고용관계가 있다고 보는데, 코스콤 사태는 대단히 부당하다"고 말했다. 우원식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역시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정책수단이 없어서 고민"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위원장은 "코스콤이라는 공공기관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이렇게 처리할 수 있느냐"며 "이는 장관의 지도력에 치명적인 손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11월 중순 국회 종료 때까지 반드시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


태그:#비정규직,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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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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